국민당 거물급 의원 4명, 의회 낙선 위기
윌리스 재무장관도 낙선 가능성

국민당 지지율 30% 아래로 추락
니콜라 윌리스·크리스 비숍·폴 골드스미스·게리 브라운리의 정치적 운명은?
총선 개표가 진행되면서 집권 국민당(National Party)의 핵심 인사들이 줄줄이 의회를 떠날 위기에 놓였다. 니콜라 윌리스 재무장관을 비롯해 크리스 비숍, 폴 골드스미스, 게리 브라운리 등 국민당의 중량급 의원 4명이 초반 개표 결과에 따라 국회의원직을 잃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번 결과는 국민당의 정당 득표율 하락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2023년 총선에서 38%를 기록했던 국민당의 정당 득표율이 이번 예비 개표에서는 30% 아래로 떨어지면서 비례대표 명부에 이름을 올린 유력 정치인들까지 의회 진출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국민당은 크리스토퍼 럭슨 대표에 이어 니콜라 윌리스(2위), 크리스 비숍(3위), 폴 골드스미스(6위), 게리 브라운리(9위) 등 주요 인사들을 당 명부 상위권에 배치했다. 그러나 지역구에서 당선되지 못한 명부 전용 후보(list-only candidates)들이 의회에 복귀하려면 국민당의 정당 득표율에 따라 배정되는 의석이 충분해야 한다.
이번 총선에서는 국민당이 40석이 넘는 지역구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당 득표율까지 크게 하락하면서 명부 후보들이 배정받을 의석이 사실상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만 현재 수치는 예비 개표 결과인 만큼, 최종 당선 여부는 특별투표와 공식 개표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핵심 인물 4명의 정치적 운명
니콜라 윌리스 – 재무장관의 의회 복귀 불투명
국민당 명부 2위에 오른 윌리스는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출마를 포기하고 비례대표 명부를 통한 의회 복귀를 선택했다. 재무장관과 경제성장 담당 장관 등 정부의 핵심 경제 정책을 이끌어 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국민당의 정당 득표율이 급락하면서 명부 순위 2위라는 유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의회 재입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크리스 비숍 – 지역구 승패가 마지막 변수
국민당 명부 3위인 비숍은 전직 허트 사우스(Hutt South) 지역구 의원으로, 이번에는 노동당의 지니 앤더슨(Ginny Andersen) 후보와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개표가 약 90% 진행된 시점에서 앤더슨 후보가 약 1,000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비숍은 지역구에서 패배하더라도 명부 순위가 높아 복귀 가능성이 있지만, 국민당이 비례대표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의회에서 물러날 수 있다.
주택·교통·인프라 정책 등을 담당해 온 비숍의 거취는 국민당 지도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폴 골드스미스 – 데이비드 시모어에게 밀린 엡섬 경쟁
국민당 명부 6위인 골드스미스는 이번 총선에서 ACT당 대표 데이비드 시모어(David Seymour)와 엡섬(Epsom) 지역구를 놓고 맞붙었다.
밤 11시 무렵 개표 결과 시모어 후보가 37.1%, 골드스미스 후보가 30.5%를 얻어 시모어가 앞서고 있었다. 70% 이상의 투표소 개표가 진행된 상황이었다.
골드스미스는 1News와의 인터뷰에서 격차를 상당히 좁혔지만 충분하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전략적 투표를 둘러싼 혼란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하면서도 중도우파 진영이 정부를 유지할 가능성에 기대를 걸었다.
게리 브라운리 – 최장수 의원의 낙선 가능성
국민당 명부 9위인 브라운리는 뉴질랜드 의회에서 가장 오랫동안 연속으로 재임한 의원이다. 1996년부터 크라이스트처치 일럼(Christchurch Ilam) 지역구를 대표했으며, 현재는 국회의장을 맡고 있다.
이번에는 지역구 출마 없이 비례대표 명부에만 이름을 올렸다. 그는 RNZ와의 인터뷰에서 의회 복귀가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인정했다.
브라운리는 이번 결과에 전략적 투표와 표 분산이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또한 은퇴를 고려하고 있으며 자신의 정치 인생에 후회는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선거의 변수, MMP와 오버행 의석
이번 사태를 이해하려면 뉴질랜드의 혼합형 비례대표제(MMP·Mixed Member Proportional)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뉴질랜드 유권자는 총선에서 두 표를 행사한다. 하나는 지역구 후보를 선택하는 투표이고, 다른 하나는 정당을 선택하는 정당 투표다.

의회 전체 의석은 기본적으로 정당 득표율에 비례해 배분되며, 지역구 당선자는 해당 정당에 배정된 의석에 포함된다. 따라서 지역구에서 많은 의석을 확보했더라도 정당 득표율이 낮으면 비례대표로 배정되는 의석은 줄어들 수 있다.
특히 특정 정당이 정당 득표율에 따른 배정 의석보다 더 많은 지역구 의석을 차지하면 '오버행(Overhang)'이 발생한다. 이 경우 지역구 당선자의 의석을 인정하기 위해 전체 국회의원 수가 기존 120석을 넘어 늘어나게 된다.
이번 선거에서도 국민당의 지역구 의석 확보 규모와 정당 득표율 사이의 격차가 오버행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는 지역구에서 승리한 후보들의 의석을 보장하는 동시에, 비례대표 의석을 통해 의회의 정당별 구성을 반영하는 뉴질랜드 선거제도의 특징을 보여준다.

국민당뿐 아니라 차기 정부 구성에도 영향
이번 선거 결과는 단순히 몇몇 중진 의원의 낙선 가능성에 그치지 않는다. 국민당을 중심으로 한 중도우파 연립정부의 정치적 입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AP통신의 선거 분석에 따르면, 개표가 80% 이상 진행된 시점에서 국민당과 ACT당, 뉴질랜드 제일당(NZ First)이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의석은 총 66석으로, 129석 규모로 전망되는 의회에서 과반인 65석을 겨우 한 석 웃도는 수준이다.
이는 연립정부가 구성되더라도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의미한다. 특히 특별투표 결과에 따라 정당별 의석 배분과 지역구 당선자가 달라질 수 있어 최종적인 정치 지형은 아직 유동적이다.

또한 이번 선거에서는 노동당 역시 30% 안팎의 지지율에 머무르는 등 양대 정당 모두 유권자들의 강한 불만에 직면했다. 생활비 부담, 물가, 실업 문제와 경기 회복 지연 등이 주요 선거 쟁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종 결과는 특별투표가 가른다
이번에 발표된 수치는 예비 개표 결과로, 해외 거주 유권자의 투표를 포함한 특별투표(Special Votes)는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
뉴질랜드 선거관리위원회는 특별투표를 포함한 공식 개표 결과를 2026년 11월 27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별투표는 전체 투표 결과를 바꿀 수 있으며, 특히 접전 지역구와 정당별 비례대표 의석 배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윌리스, 비숍, 골드스미스, 브라운리의 의회 복귀 여부도 공식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확정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국민당의 핵심 정책을 이끌어 온 중진 의원들이 한꺼번에 의회를 떠나게 된다면 당 지도부의 세대교체와 향후 정책 추진에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은 단순한 정권 유지 경쟁을 넘어, 뉴질랜드 정치권의 권력 구도와 주요 정당의 향후 진로를 바꾸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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