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두 아이 살해 사건…법정 증언에 눈물 쏟아져
- WeeklyKorea
- 1시간 전
- 2분 분량

오클랜드 고등법원에서 열린 아동 살해 사건 재판 첫 주, 교사와 가족, 지인들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법정은 슬픔과 충격에 잠겼다.
피고인 이하경(본명 이지은) 씨는 2018년 당시 여섯 살과 여덟 살이던 자녀 조민우 군과 조유나 양을 숨지게 한 뒤, 시신을 가방에 넣어 창고에 보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개요
2018년, 당시 6세와 8세였던 두 남매 조민우·조유나 군·양의 시신이 가방 속에서 발견되면서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이 사건은, 2022년 오클랜드의 한 창고 경매에서 유품을 구입한 가족이 가방 속에서 아이들의 시신을 발견하며 드러났다.
이 씨는 남편 조이안 씨가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직후인 2017년 말, 정신적 붕괴를 겪으며 두 아이의 죽음을 초래한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정신 이상 상태에서 벌어진 일" 이라며 살인에 대한 책임을 부정하고 있다. 반면 검찰은 시신을 가방에 넣어 보관, 이름을 바꾸고 한국으로 도피한 정황을 들어 그녀가 자신의 행동이 잘못임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교사의 눈물 어린 증언
40년간 파파토에토에 사우스 스쿨에서 아이들을 가르쳐 온 메리 로버트슨 교사는 법정에서 눈물을 참지 못했다. 그는 "유나는 세상을 밝히는 미소를 가진 아이였고, 민우는 즐거움이 넘치는 아이였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아버지가 병으로 위중해지자 민우가 점점 내성적으로 변했다고 덧붙였다.
로버트슨은 "부모 모두 자녀 교육에 진심이었다"며, 특히 이 씨가 민우의 언어 치료와 학교 적응을 세심히 걱정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남편이 세상을 떠난 직후 이 씨는 "아이들에게 아버지의 죽음을 바로 알리지 않고, 호주 여행으로 좋은 추억을 남긴 뒤 전하겠다"고 말한 사실도 전해졌다.

가족의 안타까운 증언
남편의 형인 조새욱 씨는 "이 씨가 아이들을 병원에 데려가기를 꺼려 결국 막판에야 아버지를 보게 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이 씨가 우울해 보였지만 당시에는 흔히 겪을 수 있는 슬픔으로 여겼다"며, 이런 참극은 예상조차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약물과 정신 상태 쟁점
재판에서는 항우울제 노르트립틸린(nortriptyline) 이 중요한 쟁점으로 떠올랐다. 법의학자는 아이들의 시신에서 이 약물이 검출됐으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특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약은 성인 불면증 치료에 쓰이지만, 어린이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는 약물이다.
피고인의 주치의는 "그녀가 남편 사망 직후 자녀와 함께 극단적 선택을 고려했다는 보고를 받은 것이 처음이었다"고 증언했다.

검찰과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 이 씨는 "남편의 죽음 이후 정신적으로 붕괴된 상태에서 범행이 벌어졌다"며 정신 이상 상태였음을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아이들의 시신을 가방에 넣어 창고에 보관하고, 이름을 바꾼 뒤 한국으로 도피한 사실"을 들어, 그녀가 충분히 자신의 행동이 잘못임을 알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재판의 향방
이번 재판은 약 4주간 이어질 예정이며, 배심원단은 이 씨가 범행 당시 정상적인 판단 능력을 갖추고 있었는지를 최종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사건이 단순한 비극을 넘어 정신적 책임 능력과 법적 책임 범위를 가르는 중대한 판단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