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준금리 30년 만에 최고 수준 인상
- WeeklyKorea
- 10분
- 2분 분량
물가 상승 압박 속 ‘초저금리 시대’ 사실상 종료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3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인상하며 장기간 이어져 온 초저금리 기조에서 본격적으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행은 지난 금요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보다 0.25%포인트 인상해 약 0.75% 수준으로 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금리 수준으로, 올해 1월 이후 첫 금리 인상이자 가즈오 우에다 총재와 사나에 다카이치 총리가 현직에 오른 이후 처음 단행된 조치다.

이번 결정은 생활비 상승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억제 필요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최근 엔화 약세로 인해 수입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일본 내 물가 상승을 부추겨 왔으며, 금리 인상은 통화 가치를 끌어올려 이러한 부담을 완화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금리 인상은 정부의 차입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부담도 함께 안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 금리 인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으나, 취임 이후에는 공개적인 비판을 자제하며 물가 안정에 정책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물가 상승이 장기 집권 여당인 자민당(LDP)에 대한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가 발표한 최신 통계에 따르면,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는 11월 기준 전년 대비 3% 상승해 일본은행의 물가 목표치인 2%를 여전히 웃돌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상이 물가 안정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미즈호은행의 수석 전략가 오모리 쇼키는 “이미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된 조치로, 엔화는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억제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다수의 경제학자들은 일본은행이 내년에 한 차례 추가로 금리를 인상해 기준금리를 1% 수준까지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는 수십 년간 유지돼 온 일본의 저금리 정책에서 역사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런던증권거래소 그룹 산하 FTSE 러셀의 줄리아 리는 “일본은 거의 30년에 걸친 초저금리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통화정책 국면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반면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일본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시게토 나가이는 “일본은행은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 6개월 이상 관찰한 뒤 추가 인상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며 신중론을 제기했다.
한편 일본의 이번 결정은 글로벌 흐름과는 대조적인 움직임이다. 영국 중앙은행은 최근 기준금리를 3.75%로 인하했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역시 올해 들어 세 차례 금리를 내리며 완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에 나서는 가운데, 일본만이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일본의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jpg)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