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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열 목사 목회 칼럼 ‘강물이 이르는 곳마다’] 공평을 내려놓는 마음의 훈련


포도원 비유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장면은, 정해진 시간표가 아니라 절망해 있던 한 사람의 형편이 완전히 뒤바뀌는 순간입니다. 오후 5시에 불려 간 품꾼은 이미 “오늘 하루의 기회와 희망”을 모두 잃어버렸다고 낙심하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주인은 해가 지기 직전 그들을 찾아와 부르시고, 한 가정을 온전히 먹여 살릴 하루의 품삯을 선물로 주십니다. 그 경이로운 장면 앞에서 우리는 두 갈래의 길을 만납니다.


오후 5시 품꾼들의 대답은 지극히 단순하고 슬픕니다. “우리를 품꾼으로 쓰는 이가 없음이니이다.” 그들은 게을러서 놀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사회적 구조 속에서 일할 자리조차 얻지 못해 소외되었던 이들입니다. 반면 새벽부터 일한 사람은 ‘자신의 성실함과 땀방울’을 근거로 권리와 우선순위를 주장합니다. 이러한 공로 의식은 세상의 경쟁 속에서는 당연해 보이지만,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은혜의 영역에 들어서면 깊은 영적 불편함을 만들어 냅니다.


세상은 늘 성과와 조건 중심으로 작동합니다. 특히 뉴질랜드에서의 이민과 유학, 정착의 길을 걸어가다 보면 우리는 끊임없는 비교와 계산의 시선에 노출되곤 합니다. 언어의 장벽, 비자 서류, 네트워크, 때로는 예측할 수 없는 운까지—이 모든 요소는 단지 개인의 노력만으로 완전하게 통제되지 않습니다. 그 과정에서 마음 한구석에 억울함이 피어오르기도 합니다. “내가 이토록 애썼는데 왜 나는 아직 제자리일까?” “나보다 나중에 시작한 저 사람은 왜 더 빨리 자리를 잡을까?”


하지만 포도원 주인의 논리는 세상과 전혀 다릅니다. 주인은 “일한 양과 시간”으로 사람의 가치를 측정하지 않습니다. 주인은 벼랑 끝에 선 가장들이 무너지지 않도록, 그들의 가정이 오늘 하루를 견뎌낼 ‘생존의 필요’를 채우는 데 온 마음을 둡니다. 즉, 비유 속 하나님의 공평은 치열한 성취의 순위표가 아니라, 공동체 모두를 품어 안고 생명을 지켜내는 사랑의 방식입니다.


따라서 이 비유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단순한 “정신 승리”가 아닙니다. 오히려 내 안의 공로주의를 정직하게 내려놓는 겸손한 결단입니다. 하나님의 선하심 앞에서 내 악한 비교 심리를 솔직히 인정하고, 그분의 주권을 다시 신뢰하는 훈련입니다.


결론

공평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내가 흘린 땀과 노력을 무가치하게 여기는 뜻이 아닙니다. 우리의 노력은 여전히 귀하지만, 그 결과와 삶의 모든 순간을 하나님이 주신 은혜로 받아들이는 시선의 변화입니다. 오후 5시 품꾼처럼 “오늘 살아갈 호흡과 기회를 주신 분이 하나님이시다”라고 겸손히 고백할 때, 우리는 비로소 천국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됩니다. 그 마음의 훈련은 내 안의 불평을 억지로 누르기 전에, 불평이 뿌리내릴 자리 자체를 은혜와 감사로 채워줄 것입니다.


금주 실천 사항

  1. 내면의 계산 내려놓기: 이번 주 “비교나 보상 심리”가 올라오는 순간을 그 생각을 기도로 전환하기 (예: “주님, 저의 좁은 계산을 내려놓기)

  2. 필요를 살피는 따뜻한 연결: 나의 성취나 경험을 자랑하는 대신, 누군가의 “필요를 살피는 안부 연락”을 2회 실천하기 (예: 정착 중인 이웃, 유학생, 혹은 지체에게 근황을 묻고 실질적인 도움 제안하기)

  3. 은혜의 시선으로 격려하기: ‘나의 공로’를 앞세우기보다, ‘지금 묵묵히 버텨내고 있는 누군가의 필요’를 발견하여 한 가지 실질적인 지원이나 격려 보내기


다음 호에 계속

 


박성열 목사 목회 칼럼 ‘강물이 이르는 곳마다’

박성열 목사는 뉴질랜드 남십자성어린이예술단 음악감독으로 8년(1997-2004)간 봉사했으며, 뉴질랜드 시온합창단(성인혼성) 지휘자로 또 8년(2005-2012)간 봉사했다. 또 뉴질랜드 오페라단 단원으로 12년(2005-2016)간 활동했다.  


현재는 오클랜드 장로합창단 지휘자로 12년(2014-현재)째 봉사하고 있으며, 오클랜드 오라토리오코랄 운영위원장으로 11년(2015- 현재)째 봉사하고 있다.


그리고 뉴질랜드 예수찬양교회 시니어 목사로 19년(2007- 현재)째 사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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