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부담, "보장은 유지하고 비용은 줄인다"
최종 수정일: 7월 26일

자기부담금 높이고·보장 축소하고·보험 갈아타기
생활비 압박에 보험 가입 전략도 변화
생활비 부담이 계속되는 가운데 뉴질랜드 가계의 보험료 절감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보험을 아예 해지하기보다는 자기부담금(Excess)을 높이거나 보장 범위를 조정하고, 더 저렴한 보험상품으로 갈아타는 방식으로 비용을 줄이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보험료는 소비자물가지수(CPI) 항목 가운데 2000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품목으로 기록됐다. 일부 건강보험 상품은 한 해 동안 보험료가 최대 50%까지 오른 사례도 있었다.
다만 최근에는 보험료 상승세가 다소 완화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소비자들은 자신에게 맞는 보험 구조를 다시 검토하며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자기부담금(Excess)을 높이는 가입자 증가다.
자기부담금은 보험금을 청구할 때 가입자가 먼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자기부담금이 높을수록 보험회사가 부담하는 위험이 줄어들기 때문에 보험료는 낮아진다.

보험사 베로(Vero)가 주택보험 가입자 1,17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7%는 자기부담금을 500달러 이상으로 설정하고 있었다. 기존의 일반적인 자기부담금인 300~500달러보다 높은 수준이다.
특히 2022년 중반 이후에는 1,000달러 자기부담금을 선택하는 고객이 꾸준히 증가한 반면, 400달러 수준의 자기부담금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베로의 니콜라 영 가격·언더라이팅 총괄은 "생활비 부담이 커진 시점과 자기부담금을 높이는 움직임이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에서도 이러한 변화의 이유는 분명했다.
자기부담금을 높인 주택 소유자의 66%는 보험료를 낮추기 위해 이 같은 선택을 했다고 답했다.
예를 들어 자기부담금을 5,000달러 이상으로 높일 경우 평균적인 주택보험 기준으로 연간 약 300달러 정도의 보험료를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문가들은 모든 경우에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최근 보험료 상승의 상당 부분은 자연재해 위험 증가와 각종 세금 및 부담금 인상 때문인 만큼, 홍수나 폭풍 위험이 높은 지역의 주택은 자기부담금을 높여도 보험료가 크게 낮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종합보험 대신 책임보험 선택 증가
자동차 보험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보험 비교사이트 Quashed의 저스틴 림 대표는 최근 소비자들이 종합보험(Comprehensive Insurance)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인·대물 책임보험(Third-party Insurance) 을 적극적으로 비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여전히 종합보험 가입자가 대부분이지만, 책임보험을 비교하는 소비자는 전년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차량 가치가 낮거나 보험료 부담이 큰 운전자들이 최소한의 보장만 유지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보험 아예 해지하는 사례도
일부 가입자는 보험 자체를 포기하기도 했다.
뉴질랜드 최대 건강보험사인 서던크로스(Southern Cross) 는 2025년 6월 말 기준 회원 수가 전년보다 3,493명 감소해 전체 가입자가 95만1,808명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뉴질랜드 보험협회(Insurance Council)는 여전히 전국적으로 보험 가입률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보험 가입률은 전국 평균 90% 중반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 비교만으로 연간 1,500달러 절약 가능
전문가들은 보험료를 줄이는 가장 쉬운 방법 가운데 하나로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하는 것을 꼽는다.

저스틴 림 대표는 보험을 비교할 경우 연간 최대 1,500달러까지 절약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더 저렴한 상품을 찾을 가능성은
자동차 보험은 80%
가재도구(Contents) 보험은 70%
주택보험은 60%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보장 내용이라도 보험사마다 보험료 산정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상품을 비교하는 것이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위험을 줄이면 보험료도 낮아질 수 있다
보험료를 낮추는 또 다른 방법은 보험사가 부담하는 위험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건강보험이나 생명보험은 금연을 하면 보험료가 낮아질 수 있으며, 자동차 보험은 차량 도난 방지장치를 설치하거나 차고에 주차할 경우 보험료 할인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다.
보험협회는 최근 보험료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3월까지 1년 동안 주택보험료는 평균 0.4% 상승하는 데 그쳤고, 자동차 보험료는 평균 2%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는 전국 평균 수치이며, 실제 보험료는 개인의 보험금 청구 이력, 주택 재건축 비용, 차량 종류, 지역별 자연재해 위험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인들이 알아두면 좋은 점
뉴질랜드에서는 보험을 갱신할 때 기존 보험을 자동으로 연장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보험사마다 위험 평가 기준과 할인 정책이 달라 같은 보장 조건이라도 보험료 차이가 크게 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최소 1년에 한 번은 여러 보험사의 견적을 비교하고, 자기부담금과 보장 범위가 현재 재정 상황에 적합한지 점검할 것을 권고한다.
또한 보험료만 보고 보장을 크게 줄이기보다는, 사고나 자연재해 발생 시 실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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