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체포권한 “도둑 잡으려다 내가 범죄자 될 수도”
- WeeklyKorea
- 7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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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낮에도 내가 범죄자 붙잡을 수 있어
경찰 “안전 우선, 필요할 때만 최소한의 힘 사용해야”
일반 시민이 범죄 현장에서 용의자를 붙잡을 수 있는 이른바 ‘시민 체포(Citizen’s Arrest)’ 권한이 확대됐다. 이제는 시간대와 범죄의 형량에 따른 기존 제한이 사라져, 누구든지 범죄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합리적인 수준의 물리력을 사용해 용의자를 제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경찰은 권한이 확대됐다고 해서 시민이 경찰처럼 행동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상황을 잘못 판단하거나 필요 이상의 물리력을 사용하면 오히려 폭행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거나 민사소송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제도 변화는 이달 초 의회를 통과한 Crimes Amendment Bill이 법률로 시행되면서 이뤄졌다.
기존에는 시민이 범죄자를 체포할 수 있는 권한이 제한적이었다. 주로 밤 9시부터 아침 6시 사이에 발생한 범죄이거나, 3년 이상의 징역형이 가능한 범죄에 대해서만 적용됐다.
하지만 개정된 법에 따라 이제는 시간과 관계없이 Crimes Act 1961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사람을 시민이 체포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다.

폴 골드스미스 법무장관은 이번 개정으로 특히 상점과 사업체들이 절도범을 제지하고 체포할 수 있는 권한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 개정 과정에서는 강한 반대도 나왔다.
Retail NZ, Police Association, Business NZ 등은 의회 심사 과정에서 훈련받지 않은 일반 시민이 범죄자를 직접 제압하려다 다칠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녹색당의 로렌스 쉬난(Lawrence Xu-Nan) 법무 담당 의원 역시 새 권한이 단순한 상점 절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Crimes Act에 해당하는 모든 범죄로 확대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비교적 경미한 사건에서도 시민 체포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법이 실제 시행되면서 경찰은 시민들이 체포를 시도할 경우 지켜야 할 기본적인 원칙을 안내했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안전이다.
경찰은 범죄 현장에 개입하기 전에 자신이나 다른 사람이 위험해질 가능성이 있는지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범인이 숨겨진 무기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 직접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범죄를 목격하더라도 직접 나서기보다 안전한 장소에서 상황을 관찰하고 111에 신고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게 즉각적인 위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 시민 체포를 시도하지 말고 바로 111에 전화해야 한다.
그럼에도 직접 개입하기로 했다면 몇 가지 조건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우선 정확한 사람을 체포하고 있는지 확신해야 한다. 단순히 의심된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사람을 붙잡아서는 안 된다.

또한 실제로 Crimes Act에 해당하는 범죄가 발생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이고 상당한 근거(reasonable and probable grounds)가 있어야 한다.
상대방에게는 자신이 시민 체포를 하고 있으며 경찰이 올 때까지 붙잡아 두는 것이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알려야 한다.
그리고 가능한 한 빨리 111에 신고하고 경찰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경찰이 도착하기 전에 용의자를 풀어주라고 지시하면 그 지시에 따라야 한다.

물리력을 사용할 때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경찰은 상대방의 협조를 먼저 요청하고, 물리력은 정말 필요한 경우에만 최소한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여기서 말하는 ‘합리적인 힘(reasonable force)’은 모든 상황에 똑같이 적용되는 기준이 아니다. 당시 상황과 위험 정도 등에 따라 판단된다.
필요 이상으로 힘을 사용하면 시민 체포를 한 사람이 오히려 형사처벌이나 민사상 책임을 질 수 있다.

체포한 사람을 직접 심문하거나 수색하는 것도 해서는 안 된다.
즉, 시민은 경찰처럼 용의자를 조사하거나 몸과 소지품을 뒤질 권한을 갖는 것이 아니다.
체포 이후에는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붙잡아 둔 사람의 안전과 건강도 책임져야 한다.
예를 들어 부상 여부나 의료 지원이 필요한지 확인해야 하고, 나이·장애·음주나 약물 등의 이유로 특별히 취약한 사람인지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경찰은 체포한 사람의 목이나 머리에 압박을 가해서는 안 된다고 명확하게 안내했다. 사람 위에 무릎을 꿇거나 앉는 행동도 금지된다. 신체가 눌린 상태에서 호흡이 막히는 이른바 체위성 질식(positional asphyxia)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체포한 사람의 상태도 정기적으로 확인하면서 모든 과정에서 합리적이고 상황에 비례하는 행동을 해야 한다.
시민 체포가 끝난 뒤에는 경찰에 사건 경위를 설명하고 진술해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당시 무엇을 목격했고 어떤 이유로 체포했는지가 향후 사건 처리에서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

법에는 시민 체포 상황에 따라 일정한 법적 보호를 제공하는 규정도 있다.
Crimes Act 제35조는 범죄가 실제로 진행 중인 상황에서 범인을 붙잡는 경우를 다룬다.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체포 행위에 대해 형사책임이나 민사상 책임을 지지 않도록 보호한다.
제36조는 야간에 범죄가 발생하고 범죄가 진행 중이라고 합리적으로 믿는 경우를, 제37조는 이미 범죄가 발생했다고 합리적으로 믿고 체포하는 경우를 다룬다.
제38조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도망가는 상황에서 추격을 돕는 경우와 관련된 규정이다.
다만 각각의 법적 보호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시민 체포가 경찰의 체포 권한과 동일한 것은 아니다. 경찰 역시 구체적인 상황에서 법 적용이 불확실하다면 독립적인 법률 자문을 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번 법 개정의 취지는 범죄, 특히 절도와 같은 범죄에 대해 상점과 사업체 등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려는 데 있다.
하지만 권한이 확대됐다는 이유로 일반 시민이 위험한 범죄자를 직접 제압하는 것이 권장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경찰의 안내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직접 나서기 전에 안전을 먼저 생각하라”는 것이다.
범죄 현장을 발견했을 때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안전이 위험해질 가능성이 있다면 용의자를 붙잡는 것보다 111에 신고하는 것이 우선이다.
또한 경찰이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해서 시민이 용의자를 임의로 심문하거나 수색하거나 과도한 힘으로 제압해서도 안 된다.
이번 법 개정으로 시민 체포의 문턱은 낮아졌지만, 그 권한에는 상당한 책임이 함께 따라온다. 잘못된 사람을 붙잡거나 필요 이상의 물리력을 사용하면 범인을 잡으려던 사람이 오히려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특히 교민들이 상점이나 사업장을 운영하면서 절도 사건을 직접 마주하는 경우에도, “잡을 수 있다”는 것과 “직접 잡는 것이 안전하고 법적으로 적절하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점을 명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시민 체포를 고려한다면 기억해야 할 핵심
먼저 자신과 주변 사람의 안전을 확인한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맞는지 확실히 판단한다.
Crimes Act 위반이 발생했다고 믿을 합리적인 근거가 있어야 한다.
시민 체포 사실과 경찰에게 넘길 것임을 상대방에게 알린다.
가능한 한 빨리 111에 신고한다.
경찰의 지시에 따라 필요하면 상대방을 풀어준다.
물리력은 정말 필요한 경우에만 최소한으로 사용한다.
상대방을 심문하거나 소지품을 수색하지 않는다.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상대방의 건강과 안전을 살핀다.
사건 이후 경찰 조사와 진술에 협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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