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수천 명, ‘저임금·불안정 노동’에 갇혀
- WeeklyKorea
- 7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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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수천 명의 마오리, 퍼시피카, 이민자 노동자들이 슈퍼마켓 계산원, 호텔 청소부, 패스트푸드 직원, 창고 노동자 등 저임금의 불안정한 직종에 종사하며 빈곤의 덫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마르코 갈리치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이들은 비정기적인 근무, 무급 추가 노동, 위험한 작업 환경에 놓여 있고 생계를 위해 두세 개의 일을 병행하는 경우도 많다. 그는 “불안정 노동은 단기적 징검다리가 아니라 장기적인 덫”이라며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 비정규직에서 또 다른 비정규직으로 옮겨 다닌다”고 밝혔다.
실제 사례도 생생하다. 슈퍼마켓 계산원 산제이는 10년째 정규직 전환을 요청했지만 매번 ‘다음에’라는 말만 들었고, 호텔 청소부 팔레는 “고정된 근무 시간이 없고 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22세 대학생 페니나는 하루 2시간 수면만으로 학업과 패스트푸드 근무를 병행하며 “말 그대로 탈진 상태”라고 전했다.
갈리치 박사는 이러한 노동 환경이 단순히 가난만이 아니라 정치적 무력감과 민주주의 참여 저해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 개의 일을 병행하거나 탈진 상태에선 투표나 지역 회의 참석, 정치인 견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불안정 노동은 “삶을 통제하는 수단”이자 현대의 새로운 지배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유나이트 노조 사무총장 샤나 올슨-리더는 “정부와 지자체가 공정한 고용 관행에 앞장서야 한다”며, “20시간도 안 되는 노동 시간으로 생계를 꾸리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고 지적했다. E tū 노조 활동가 에테비세 이오아네는 “이러한 현실은 일상적이고 반복된다”며, 공동체와 교회 등 지역 사회 전체의 연대와 행동을 촉구했다.
오클랜드 카운슬은 마오리·퍼시피카 기업에 대한 조달 지출 비율을 매년 늘리고 있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공정한 노동 기준을 공급업체에 요구하는 정책은 부재한 상황이다. 다만 ‘지속가능한 조달’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행동 강령 도입을 검토 중이다.

갈리치 박사는 이번 연구는 비정규·불안정 근로 문제는 단순한 경제적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와 공동체 연대마저 위협하는 사회구조의 핵심 문제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기업이 노동 시간의 안정성 보장, 적정임금 지급, 안전한 일터 마련, 그리고 노동자 권리 보장을 우선 과제로 삼아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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