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렁크 속 두 남매 살해한 한인 모정, 종신형 선고
- WeeklyKorea
- 2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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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무고한 아이들을 데려갔나’

사우스 오클랜드 한 보관창고에서 트렁크 속 두 남매의 시신이 발견돼 뉴질랜드와 한국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던 사건의 범인, 한인 여성 이하경(이전 이름: 이지은·Jasmine Lee)에게 종신형이 선고됐다. 최소 17년을 복역해야 가석방 심사가 가능하다.
오클랜드 고등법원은 27일, 이씨가 2018년 당시 6세와 8세였던 남매, 조민우와 조윤아를 살해한 뒤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보관하고 한국으로 도피한 행위가 “계획적이고 잔혹하며, 깊은 배신”이라고 규정하며 중형을 선고했다.
다만 그녀가 심각한 우울증 상태였다는 정신과 진단을 근거로, 복역은 먼저 정신건강법상 ‘특별 환자’ 신분으로 시작하게 된다.

“뼈가 부서지는 고통이었다”… 할머니의 절규
법정에서는 희생 아동들의 외할머니인 이춘자 씨의 피해자 진술이 대독됐다. 그녀는 “가슴이 도려나는 고통이었다”며 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절망감을 토로했다.
“왜 무고한 아이들을 데려갔는지 묻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무슨 죄를 지었습니까.”
외할머니는 주변의 눈초리 또한 감당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교회에서는 제가 ‘살인자의 어머니’로 불렸습니다. 이 모든 것이 믿기지 않습니다.”
매형인 조세욱 씨 역시 “가족 전체가 파괴됐다”며, 아이들이 사라졌을 당시 이씨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려는 것처럼 행동해 더 큰 배신감과 충격을 느꼈다고 말했다.

사건의 전말: 약을 먹이고 살해, 가방에 넣어 보관 후 도피
재판 과정에서 밝혀진 사실은 다음과 같다.
2018년, 이씨는 항우울제 노르트립틸린을 아이들에게 먹여 살해
두 아이의 시신을 여행용 가방 두 개에 각각 넣어 사우스 오클랜드의 한 보관창고에 방치
이후 비즈니스 클래스 항공편으로 한국에 입국
2022년, 경매로 해당 창고를 낙찰받은 부부가 가방을 열고 시신을 발견하며 사건이 드러남
이씨 측은 당시 남편의 투병과 정신적 압박 속에서 “충동적으로 저질렀다”고 주장했으나, 검찰은 치밀한 준비 과정(가방 구매, 재산 정이씨, 운전면허 시험 등)이 있었다며 ‘도피 목적의 계획적 살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결국 Crown의 주장에 손을 들어주며 계획범죄로 인정했다.

“정신질환은 고려하되, 죄책에서 벗어날 수 없다”
재판부는 이씨가 중증 우울증과 장기적 상실감에 시달렸다는 정신과 소견을 일부 받아들였지만, 살인을 정당화하거나 면책할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당신의 행동은 며칠에 걸쳐 체계적으로 준비된 것으로, 아이들을 보호해야 할 마지막 남은 부모의 의무를 저버린 행위였다.”
검찰이 요청한 21~23년 최소형량에는 미치지 않았지만, 상당한 중형이 선고됐다.
평범했기에 더 아픈 비극… “늘 웃던 아이들”
남매가 다녔던 파파토에토에 사우스 스쿨은 이번 선고를 앞두고 성명을 내고 두 아이를 “명랑하고 예의 바른 학생들이었다”고 회상했다.
“윤아는 세상을 밝히는 미소를 가진 아이였고, 민우는 활발하고 사랑스러운 아이였습니다.”
학교는 2018년 아이들이 복귀하지 않자 여러 차례 가족을 수소문했지만, 결국 행방을 파악할 방법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남은 질문: “왜?”
한인 사회도 큰 충격이었다.
이번 사건은 뉴질랜드 한인 사회에서도 오랜 시간 충격과 분노를 남겼다.
가족과 공동체의 신뢰 속에서 성장하던 아이들이 가장 보호받아야 할 어머니의 손에 의해 살해됐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에게 설명하기 힘든 슬픔을 남겼다.
이씨의 범행 동기를 둘러싼 의문은 여전히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법정에서는 우울증과 육아 부담, 절망감이 언급됐지만, 두 아이의 목숨을 앗아간 이유를 납得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한편, 오랜 시간 베일에 싸였던 사건은 이제 법적 결론에 도달했다. 그러나 가족들의 상처, 남겨진 의문, 그리고 무엇보다 희생된 두 아이의 삶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교민 사회는 다시 한 번 가정 내 정신건강 문제와 위기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것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두 남매의 명복을 빈다. 유나와 미누를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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