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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력 사망 약물 ‘자가 투여’ 후 장기 기증

Karen Duncan (left in photo) was diagnosed with MND in August 2024. Photo: Patrick Stone/ABC News
Karen Duncan (left in photo) was diagnosed with MND in August 2024. Photo: Patrick Stone/ABC News

호주에서 조력 사망(Voluntary Assisted Dying, VAD) 약물을 스스로 복용한 뒤 장기 기증을 한 세계 최초의 사례가 나왔다.


주인공은 공격적인 운동신경원 질환(MND)을 앓아온 카렌 던컨(Karen Duncan·55)으로, 그녀의 결정은 의료·윤리적 논의를 넘어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던컨은 사망 당일, 두 딸과 친구들, 그리고 반려견들과 함께 리무진을 타고 병원으로 향해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그녀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도울 수 있다면 돕는 것이 당연하다”며 장기 기증 의지를 분명히 했다.


“내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면, 누군가에게 나누고 싶다”는 말은 그녀의 신념을 잘 보여준다.


호주에서 조력 사망 후 장기 기증은 2023년 처음 허용됐지만, 지금까지 보고된 사례들은 모두 의사가 정맥 주사로 약물을 투여한 경우였다.


던컨의 사례는 환자 본인이 경구로 약물을 복용한 뒤 장기 기증이 이뤄진 첫 사례로, Donate Life Victoria의 의료 책임자 로힛 디코스타(Rohit D’Costa) 박사는 “전례 없는, 매우 의미 있는 기증”이라고 평가했다.


던컨은 2024년 8월 MND 진단을 받은 뒤 병이 빠르게 진행되자 VAD를 선택했다. 초기에는 “자가 투여 시 장기 기증은 불가능하다”는 설명을 들었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왜 안 되는지, 최소한 검토라도 할 수 없느냐”고 문제를 제기했고, 의료진과의 추가 논의를 통해 가능성이 열렸다.



결국 던컨은 병원에서 약물을 복용했고, 39분 후 사망했다. 시간 간격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폐, 신장, 심장 판막을 기증했고, 안구 조직은 MND 연구에 제공됐다.


가족들은 이 사례가 ‘세계 최초’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전했다.


Karen Duncan's daughters say they are proud of their mother's decision. Photo: ABC News: Rachel Carbonell
Karen Duncan's daughters say they are proud of their mother's decision. Photo: ABC News: Rachel Carbonell

전문가들은 조력 사망과 장기 기증의 결합이 윤리적으로 매우 복잡한 사안이라고 지적한다. 디킨대학의 도미니크 마틴 교수는 “조력 사망 결정과 장기 기증 결정은 명확히 분리돼야 하며, 공공의 신뢰를 지키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빅토리아주에서는 VAD 허가가 난 이후에만 장기 기증 논의가 가능하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의료계는 이 사례가 장기 기증자 확대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본다. 2024년 호주에서는 527명의 사망자가 장기를 기증해 1328명이 이식을 받았다.


디코스타 박사는 “VAD 대상자 중 10~15%만 의료적으로 적합해도, 연간 수십 명의 추가 기증자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던컨은 생전 “다른 사람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의 사례는 2025년 교토 장기기증 국제회의에서 발표됐으며, 가족들은 “엄마는 지금도 누군가의 삶을 연장시키고 있다”며 깊은 자부심을 드러냈다. 한 딸은 “엄마는 살아 있을 때도, 지금도 우리의 영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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