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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4명 중 1명은 심리적 고통 겪어"

뉴질랜드 젊은 세대의 정신건강에 켜진 경고등


Quarter of young people report high levels of psychological distress // Source: RNZ
Quarter of young people report high levels of psychological distress // Source: RNZ

젊은 세대의 정신건강에 다시 한번 경고등이 켜졌다.


최근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15~24세 청년의 약 4명 중 1명(22.9%)이 높은 수준 또는 매우 높은 수준의 심리적 고통(psychological distress)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모든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이번 결과는 뉴질랜드 정신건강·웰빙위원회(Te Hiringa Mahara, Mental Health and Wellbeing Commission)가 건강조사(NZ Health Survey)를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공개됐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수년간 누적돼 온 구조적인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성인의 14.3%에 해당하는 약 61만 9,000명이 최근 한 달 동안 높은 수준의 심리적 고통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청년층의 상황은 훨씬 더 심각했다. 특히 15~24세 연령대는 모든 세대를 통틀어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특정 집단에서는 어려움이 더욱 두드러졌다. 마오리 성인의 22.5%, 퍼시피카(Pasifika) 성인의 23.8%, 장애인의 경우에는 35.5%가 높은 수준의 심리적 고통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의료 서비스 접근성 차이가 이러한 격차를 더욱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우려되는 부분은 자해(Self-harm) 관련 통계다.


15~24세 청년층의 자해로 인한 입원율은 인구 10만 명당 370명으로, 전체 평균보다 약 3배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조기 개입과 예방 시스템 강화가 시급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년 정신건강 악화의 원인이 단 하나가 아니라고 설명한다.



높은 생활비 부담과 주거 불안, 학업 및 취업 경쟁, 경제적 불확실성, 소셜미디어 사용 증가, 사이버 괴롭힘, 가족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연구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러한 문제가 더욱 심화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장의 상담 전문가들도 위기의식을 나타내고 있다.


뉴질랜드 상담사협회(New Zealand Association of Counsellors)는 "우리가 청년들의 위기 수준의 정신적 고통을 점점 정상적인 현상처럼 받아들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협회는 현재 학교 상담 시스템이 과거보다 훨씬 복잡해진 문제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긍정적인 변화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정신건강·웰빙위원회는 지역사회 정신건강 서비스 접근성이 개선되고 있으며, 1차 의료기관을 통한 정신건강 지원 서비스의 대기시간도 단축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정부 목표였던 '1주일 이내 진료' 목표를 초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신건강 전문 인력 양성 과정에 참여하는 인원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특히 청소년 전용 입원 시설은 전국적으로 세 곳에 불과해, 상당수의 청년들이 자신에게 적합하지 않은 성인 병동에 입원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 인력 부족 문제도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교민 가정 역시 이번 통계를 남의 일로만 볼 수는 없다.


이민 생활을 하는 청소년들은 언어 장벽과 문화 적응, 학업 부담, 정체성 혼란 등 추가적인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성적이나 행동 변화만 주목하기보다 아이들의 감정 상태를 꾸준히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다음과 같은 변화가 나타난다면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 이전보다 친구 관계를 피한다.

  • 수면 패턴이 크게 바뀐다.

  • 짜증이나 분노가 잦아진다.

  • 학교생활에 대한 의욕이 떨어진다.

  •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과도하게 늘어난다.

  • 평소 좋아하던 활동에 흥미를 잃는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문제가 심각해진 뒤 치료를 시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조기 예방과 초기 상담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뉴질랜드는 오랫동안 '살기 좋은 나라'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지만, 이번 통계는 젊은 세대가 상당한 심리적 부담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년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개인의 나약함으로 바라봐서는 안 되며, 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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