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에게 일자리는 있다?”… 고용시장, 20년 만에 ‘가장 침체’
- WeeklyKorea
- 4일 전
- 2분 분량
정부 “젊은이들, 일어나서 일 찾아야” vs 고용업계 “2005년 이후 최악의 시장”

뉴질랜드 정부가 청년층의 구직 의지를 독려하고 나섰지만, 현장에서는 오히려 고용시장이 수십 년 만에 가장 어려운 상황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크리스토퍼 럭슨(Christopher Luxon) 총리는 최근 인터뷰에서 “젊은이들이 소파에서 일어나 플레이스테이션을 끄고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며 “뉴질랜드 곳곳에는 아직도 많은 일자리가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뉴질랜드 대형 인력 채용업체 ‘퍼스트 콜 리크루트먼트(1st Call Recruitment)’의 앤젤라 싱글턴(Angela Singleton) 총괄매니저는 이러한 정부의 인식이 현실과는 다르다고 반박했다.

“지난 20년 중 가장 길고, 깊고, 느린 침체기”
싱글턴 매니저는 현지 방송 ‘체크포인트(Checkpoint)’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구인 수요는 전국적으로 평균 50~70% 감소했으며, 임시직 근로자에 대한 수요도 매우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지금의 고용시장은 2005년 이후 최악의 상황”이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도 노동 수요 하락 폭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지난 20개월간 우리는 ‘가장 길고, 깊고, 느린’ 고용 시장 침체를 겪고 있습니다. 업계 동료나 경쟁사 모두 같은 의견입니다. 지금은 정말 ‘매우 빡빡한(tight)’ 시장입니다.”
“지역 이동으로 해결 안 돼… 실직자들, 눈물 흘리며 찾아와”
럭슨 총리는 청년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싱글턴 매니저는 이 또한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물론 퀸스타운(Queenstown)처럼 인력난을 겪는 지역도 있습니다. 하지만 숙소 부족이 심각하고, 단기 일자리(8~12주 과일 수확 등)를 위해 오클랜드에서 이주하는 것은 비현실적입니다.”
그녀는 또 “현재 사무실에는 매일같이 실직자들이 눈물 흘리며 찾아온다”며 “이는 특정 연령대나 직종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세대, 모든 직종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호소했다.

정부 “청년들, 직업교육과 훈련으로 기회 찾아야”
럭슨 총리는 같은 날 ‘모닝 리포트(Morning Report)’와의 인터뷰에서 “웰링턴을 벗어나 혹스베이(Hawke’s Bay)나 남섬 지역에 가면 여전히 일자리가 많다”며 “원예업 등 1차 산업 분야에서는 젊은 인력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제는 일자리가 없는 것이 아니라, 청년들이 일을 시작해도 며칠 만에 그만두거나 제시간에 출근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야당 “정부, 일자리 창출 실패… 3만6천 개 일자리 사라져”
한편, 노동당( Labour Party)의 크리스 힙킨스(Chris Hipkins) 대표는 정부의 일자리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힙킨스 대표는 “현 정부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완전히 실패했다”며 “오히려 럭슨 정부 출범 이후 3만6천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청년층을 탓하기 전에, 먼저 일자리가 실제로 존재하도록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청년 구직난, 구조적 침체 신호로
전문가들은 뉴질랜드의 고용시장 침체가 단순한 경기 둔화를 넘어 구조적인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관광업과 건설업 등 주요 산업의 회복이 지연되고, 물가 상승과 기업 비용 부담이 지속되면서 신규 채용이 급격히 위축됐기 때문이다.
경제분석가들은 “단기적 통계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의 고용 심리”라며 “정부가 장기적 관점에서 청년 일자리 정책과 직업훈련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