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스킨케어...유리알 피부 열풍의 그늘
과도한 제품 사용은 피부 장벽 망가뜨릴 수 있다

SNS에서 인기 끄는 ‘글래스 스킨’ 루틴
2026년 연구서 바이럴 영상 약 95%가 오해 소지 있는 정보 담아
매끄럽고 촉촉하게 빛나는 물광 피부를 뜻하는 ‘글래스 스킨(Glass Skin)’이 전 세계 뷰티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피부 전문가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는 과도한 스킨케어 루틴에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식 스킨케어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보습과 자외선 차단 등 기본적인 피부 관리법은 피부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온라인에서 유행하는 복잡한 관리법을 무작정 따라 하면 오히려 피부 자극과 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토너부터 에센스까지…제품을 겹겹이 바르는 유행
글래스 스킨은 모공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매끄럽고 투명하며, 유리처럼 윤기가 흐르는 피부를 표현하는 말이다. 한국의 뷰티 문화에서 비롯된 이 개념은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세계적으로 확산했다.
카일리 제너와 헤일리 비버 등 유명 인사들도 윤기 나는 피부 관리법을 공유하면서 관심을 키웠다. 온라인에서는 토너와 세럼, 에센스, 보습제를 여러 겹 바르거나 수분 토너를 일곱 단계에 걸쳐 사용하는 방식까지 소개되고 있다.
이러한 영상은 제품을 바를 때 나는 소리와 피부를 두드리는 동작 등 이른바 ASMR 요소까지 더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피부가 좋아 보이는 결과만 강조될 뿐, 제품을 과도하게 사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나 개인별 피부 차이에 대한 설명은 부족한 경우가 많다.
바이럴 영상 95%가 오해 소지 있는 정보 담아
2026년 9월 29일 유럽피부과학회(EADV)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연구는 이러한 문제를 보여준다.
연구진은 한국식 스킨케어와 관련된 검색어 5개를 바탕으로 인기 영상들을 검토하고, 최종적으로 선정한 38개 영상을 대상으로 피부과학적 주장과 안전 정보의 질을 평가했다.
연구 결과, 분석 대상 영상 가운데 약 95%가 오해를 유발할 수 있는 주장을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상 중 피부 자극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단 1개였으며, 자외선 차단을 다룬 영상은 2개에 불과했다. 접촉성 피부염의 위험을 설명하거나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하도록 권고한 영상은 하나도 없었다.
약 45%의 영상은 안전성에 관한 충분한 설명 없이 여러 활성 성분을 함께 사용하도록 권장했고, 약 32%는 즉각적인 효과를 약속했다. 분석된 영상 가운데 피부과 전문의가 제작한 영상도 없었다.
연구 공동 책임 저자인 브라질의 피부과 전공의 마리아 루시아 파이사노 박사는 예상보다 정보의 질에 일관된 문제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피부 유형과 제품에 대한 내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여러 활성 성분을 함께 사용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외형적인 유행보다 피부 건강과 피부 장벽을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용자도 피부 장벽 손상 경험
소셜미디어에서 ‘글래스 스킨 걸’로 알려졌던 29세 그레타 코스티올리도 과도한 관리법의 부작용을 경험했다.
원래 피부가 건조했던 그는 글래스 스킨 열풍이 시작되자 여러 제품을 겹쳐 바르는 루틴을 적극적으로 시도했다. 처음에는 피부가 촉촉해지고 주변의 칭찬도 이어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피부 장벽이 반복적으로 손상되기 시작했다.
그는 피부에 작은 붉은 돌기가 생겼다가 며칠 뒤 사라지는 증상을 경험했다. 복잡한 관리법을 계속할수록 증상이 심해졌고, 결국 스킨케어 단계를 줄여야 했다.
이 사례는 제품을 많이 바르는 것이 반드시 더 좋은 피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피부가 처음에는 제품 사용에 잘 반응하더라도, 장기간 반복되는 자극을 견디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공 없는 피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
미국 예일대 의과대학 피부과 임상교수이자 피부과 전문의인 모나 고하라 박사는 글래스 스킨뿐 아니라 여러 뷰티 유행에서 의학적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지나치게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피부과 전문의 제인 유 박사도 모공이 보이지 않는 피부를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모공의 특성은 유전적 요인의 영향을 받으며, 제품을 여러 겹 바른다고 모공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제품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접촉성 피부염이나 주사(로사시아), 여드름 악화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피부가 당기거나 가렵고, 붉어지거나 염증이 생기고, 각질이 일어나는 증상 역시 피부 장벽이 손상됐다는 신호일 수 있다.
피부에 자극 증상이 나타났다면 스크럽이나 각질 제거용 산 성분, 레티노이드 등 자극을 줄 수 있는 제품의 사용을 잠시 중단하고, 순한 세정제와 미지근한 물로 관리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보습과 피부 장벽 회복을 위한 크림을 사용하고 낮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꾸준히 바르는 것도 중요하다.
다만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 지속된다면 자가 관리만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 피부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복잡한 루틴보다 중요한 것은 피부에 맞는 관리
전문가들은 건강하고 윤기 있는 피부를 위해 반드시 많은 제품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일반적인 관리법으로는 ▲순한 세정제 ▲피부 상태에 맞는 기능성 제품 ▲보습제 ▲자외선 차단제 등 네 가지 기본 단계를 고려할 수 있다.
기능성 제품으로는 레티놀, 살리실산, 비타민 C 등이 있지만, 모든 성분이 모든 피부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제품을 새로 사용할 때는 한 번에 여러 가지를 추가하기보다 하나씩 도입하고, 처음에는 사용 빈도를 낮춰 피부 반응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자외선 차단제는 SPF 30 이상이면서 자외선 A·B를 모두 차단하는 광범위 차단 제품을 매일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피부는 나이와 호르몬 변화에 따라 건조해질 수 있으므로 보습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피부가 민감하거나 기존 피부 질환이 있다면 유행하는 제품이나 관리법을 따라 하기 전에 전문가와 상담하는 편이 안전하다.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핵심은 간단하다. 좋아 보이는 피부를 만드는 것보다 피부 본연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 먼저라는 점이다.

글래스 스킨의 윤기를 추구하더라도, 소셜미디어에서 유행하는 복잡한 루틴을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는 자신의 피부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관리해야 한다.
편집자 주: 이 기사는 제공된 원문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분석 대상인 38개 영상에 대한 평가이며, 모든 한국 화장품이나 한국식 스킨케어가 위험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피부 반응은 개인마다 다르므로 제품 사용 시에는 성분과 사용법을 확인하고, 이상 증상이 지속되면 전문가의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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