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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거주 키위들, 국민당 공약에 ‘시큰둥’

Students and graduates in Australia will be impacted by the Government's proposed changes to student loan rates. (Source: 1News)
Students and graduates in Australia will be impacted by the Government's proposed changes to student loan rates. (Source: 1News)

  • 국내 상환 부담은 줄지만 해외 거주자는 불이익

  • “호주 임금이 훨씬 높아 돌아갈 이유 없다”

 

국민당(National)이 학생대출(Student Loan) 상환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해외 거주자의 대출 상환 규정을 강화하는 방안을 내놓았지만, 호주에 거주하는 키위 졸업생들에게는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등돌리는 사례까지 나왔다.

 

국민당의 이번 정책은 뉴질랜드에 거주하는 졸업생들의 상환 부담을 줄여 국내에 머무르도록 유도하는 한편, 해외로 이주한 학생대출 보유자에 대해서는 보다 강력한 상환 규정을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는 연소득 2만4,128달러를 초과하는 소득에 대해 1달러당 12센트​를 학생대출 상환에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국민당은 이를 10센트로 낮추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환률 인하는 뉴질랜드에 거주하는 대출 보유자에게 주로 혜택이 돌아가며, 호주 등 해외에 거주하는 키위들에게는 별도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해외 거주자에는 오히려 더 강한 규제

국민당은 해외에 거주하는 학생대출 보유자에 대해서는 상환을 더욱 엄격하게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해외 대출 보유자의 대출 금리를 1%포인트 추가 인상하고, 상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적용되는 제재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논란이 되는 부분은 해외 거주자의 KiwiSaver 자금 접근을 제한하는 방안이다.


 

국민당은 해외에 거주하면서 학생대출을 갚지 않은 사람이 대출을 모두 상환하기 전까지 KiwiSaver 자금을 인출하거나 이용하는 데 제한을 두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오클랜드대학교 비즈니스스쿨의 로버트 매컬로치 교수는 이 같은 방안에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KiwiSaver는 정부의 돈이 아니라 개인이 적립한 자산이라며, 정부가 특정 목적을 위해 개인의 자금을 묶어두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 학자금 대출자 10명 중 7명은 연간 상환 요건 못 지켜

국민당은 해외 거주자의 학생대출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을 정책 추진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국민당에 따르면 해외 거주 대출자가 전체 학생대출 부채의 93%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 가운데 연간 상환 요건을 제대로 충족하는 사람은 10명 중 3명 정도에 불과하다.

 

니콜라 윌리스 재무장관은 정부가 필요한 경우 법률을 개정해서라도 새로운 규정을 시행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정부는 해외 거주자에 대한 규제가 합리적인 범위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호주에서 더 높은 임금…“돌아갈 이유 없어”

하지만 호주에 거주하는 키위들에게는 학생대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해서 뉴질랜드로 돌아갈 유인이 커지는 것은 아니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퀸즐랜드에서 간호조산학을 공부하고 있는 키위 엔젤 마이히(Angel Maihi)는 뉴질랜드에서 공부하면서 약 4만 달러의 학생대출을 갖고 있다.


 

그녀는 학생대출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에 대해 부담을 느낀다고 말했다.

 

“학생대출 금리가 올라가는 것이 조금 걱정된다”며 가능한 한 빨리 대출을 갚고 싶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뉴질랜드로 돌아갈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마이히는 호주에서 조산사들이 받는 임금이 뉴질랜드보다 훨씬 높다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그녀는 호주 시민권자가 아니기 때문에 호주에서는 학생대출을 받을 수 없어 학비를 직접 부담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호주에서 생활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더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뉴질랜드로 돌아가면 연봉 6만 달러 줄어”

또 다른 호주 거주 키위인 나타샤 스미츠(Natasha Smits) 역시 비슷한 입장이다.

 

그녀는 자신의 경력을 뉴질랜드로 다시 옮기는 것은 경제적으로 합리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뉴질랜드로 돌아갈 경우 연간 6만 달러의 소득이 즉시 줄어들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처럼 호주에서 더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는 뉴질랜드 정부가 학생대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더라도 귀국을 선택할 만한 충분한 경제적 이유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두뇌 유출’ 막을 수 있을까

국민당의 정책에는 뉴질랜드에서 교육받은 인재들이 해외로 떠나는 것을 막고, 이미 해외로 떠난 졸업생들의 대출 상환을 촉진하려는 목적도 담겨 있다.

 

뉴질랜드 거주자에게는 학생대출 상환률을 낮춰 부담을 줄이고, 해외 거주자에게는 금리와 제재를 강화함으로써 대출 상환을 유도하는 이중 접근 방식이다.


 

그러나 호주와 뉴질랜드 사이의 임금 격차가 큰 직종에서는 단순히 학생대출 상환 조건을 강화하는 것만으로 해외 거주 키위들의 귀국을 유도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의료·보건 분야처럼 호주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직종에서는 학생대출에 따른 추가 부담보다 임금과 생활비, 장기적인 경제적 기회​가 거주 국가를 결정하는 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결국 국민당의 이번 정책이 실제로 해외 거주 키위들의 귀국을 늘릴 수 있을지는 학생대출 규제 자체보다 뉴질랜드와 호주 사이의 임금 및 취업환경 격차가 얼마나 좁혀질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주에서 생활하는 키위들에게 이번 정책은 ‘귀국을 유도하는 당근’이라기보다 해외에서 진 빚에 대한 부담을 더 높이는 조치로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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