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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초고가 주택, 누가 사들이나…

해외 부자들만의 시장 아니다… ‘숨은 뉴질랜드 부자’들도 수천만 달러 주택 매입


A six-bedroom Auckland property listed by Patrick McAteer and Suzanne Browne. Source: RNZ
A six-bedroom Auckland property listed by Patrick McAteer and Suzanne Browne. Source: RNZ

 

초고가 주택 시장에서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고액 자산가들의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특히 골든비자 제도 개편 이후 해외 부자들의 대규모 주택 매입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실제 고급 주택 시장에서는 상당한 규모의 자산을 가진 뉴질랜드인들이 해외 투자자들과 경쟁하며 수천만 달러짜리 주택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클랜드의 고급 주택을 전문으로 거래하는 부동산 중개인 패트릭 맥아터와 수잔 브라운은 지난 회계연도에 오클랜드의 대표적인 고급 주거지역에서 약 1억5000만 달러에 달하는 주택을 판매했다.


 

이들의 거래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구매자의 약 50%가 뉴질랜드인이었다는 점이다.

 

골든비자 제도 변경으로 해외 고액 자산가들이 뉴질랜드 부동산 시장에 대거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해외 부자 못지않은 자산을 가진 뉴질랜드인들이 상당한 구매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공개 명단에 없는 ‘숨은 부자들’

맥아터는 이들을 고액 순자산가(HNW) 또는 초고액 순자산가(UHNW)라고 설명한다. 이들의 특징은 대중에게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뉴질랜드의 부자라고 하면 NBR 리치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유명 기업가나 부유한 가문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실제 고급 주택 시장에서 만나는 고객 중에는 뉴질랜드에서 생활하면서도 해외에서 사업을 매각하거나 투자해 막대한 재산을 축적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실제로 한 뉴질랜드인은 해외에서 사업을 통해 막대한 재산을 벌어들였지만 뉴질랜드의 부자 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그는 최근 오클랜드에서 3000만 달러가 넘는 주택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맥아터는 고급 주택 거래에서는 구매자의 신원 보호와 익명성이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구매자의 신원을 거래 관계자 외에는 공개할 수 없었던 2600만 달러 규모의 거래도 진행했다고 밝혔다.

 

해외 부자들의 뉴질랜드행도 계속

물론 해외 고액 자산가들의 관심도 여전히 강하다.

 

골든비자 제도가 지난 3월 변경된 이후 6개월 동안 해당 제도를 통해 실제 거래가 완료된 주택은 25채로 집계됐다. 반면 승인된 비자는 370건 이상으로, 800건이 넘는 신청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구매자들이 뉴질랜드를 찾는 이유는 다양하다. 뉴질랜드로 이주하려는 경우도 있지만, 두 번째 또는 세 번째 주택을 마련하거나 장기적인 생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경우도 있다.

 

특히 뉴질랜드의 안전성과 안정적인 생활환경, 그리고 세계와 연결돼 있으면서도 상대적으로 외부와 떨어져 있다는 점​이 고액 자산가들에게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골든비자 관련 자료에 따르면 신청자는 미국인이 가장 많았고 중국, 홍콩, 독일이 그 뒤를 이었다.

 

고급 주택 전문업체 소더비즈 인터내셔널의 중개인들은 특히 미국에서 들어오는 문의가 크게 증가했으며, 독일 등 유럽 국가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유럽 고객들은 이미 독일에 거주하면서 포르투갈이나 스페인 등에 주택을 보유하고 있으며, 뉴질랜드를 세 번째 거주지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인들의 구매도 증가

호주인 역시 뉴질랜드 고급 주택 시장의 중요한 구매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호주인은 별도의 비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 만큼 뉴질랜드 부동산 시장에 상대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소더비즈 측은 최근 4개월 동안 500만 달러가 넘는 주택 10채를 판매했으며, 대부분 호주인들이 구입했다​고 밝혔다.


 

특히 시드니에서 뉴질랜드로 이주하려는 호주인들은 자녀 교육을 중요한 이유로 꼽는 경우가 많았다.

 

퀸스타운에서도 호주인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완공된 주택을 선호했던 투자자들이 최근에는 분양 전 주택이나 신축 주택으로 관심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한 AIP(Active Investor Plus) 가족은 퀸스타운의 휴가용 주택을 알아보기 시작한 지 불과 8주 만에 계약을 완료하기도 했다.

 

AIP 투자자들이 퀸스타운에서 주로 찾는 주택 가격대는 700만~1000만 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2000만 달러 넘으면 시장은 ‘극소수’

뉴질랜드에서 500만 달러 이상의 주택은 약 7000채로 추정된다. 이들 대부분은 오클랜드와 퀸스타운에 집중돼 있다.

 

오클랜드에서는 특히 폰손비와 헤른베이, 그레이터 헤른베이, 레뮤에라 일대에 뉴질랜드 전체 500만 달러 이상 주택의 약 80%가 몰려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최고급 시장으로 올라갈수록 거래 가능한 주택은 급격히 줄어든다.


 

부동산 분석업체 코탈리티의 수석 부동산 이코노미스트 켈빈 데이비슨은 초고가 주택 시장은 일반적인 부동산 시장보다 파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고급 주택 상당수가 일반 매물로 시장에 공개되지 않고, 소개나 지인을 통한 거래 등 이른바 ‘오프마켓’ 방식으로 거래되기 때문이다.

 

500만 달러 이상 주택이라고 해도 연간 거래되는 비율은 약 5%에 불과해 실제 시장에서 손바뀜하는 물량은 연간 200~300채 정도로 추정된다.

 

특히 2000만 달러를 넘어가면 시장은 극도로 좁아진다.


 

뉴질랜드 주택이 해외 부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저렴’

흥미로운 점은 뉴질랜드의 주택 가격이 국내에서는 매우 비싸게 느껴지지만, 해외 초고액 자산가들의 시각에서는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가격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맥아터는 미국 달러나 유로화 등 주요 통화와 뉴질랜드 달러의 환율을 고려하면, 미국이나 홍콩, 독일 등에서 뉴질랜드 부동산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에게는 뉴질랜드의 초고가 주택도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처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뉴질랜드의 고급 주택 시장은 단순히 ‘해외 부자들이 사들이는 시장’으로만 볼 수 없는 상황이다.


 

해외 사업으로 큰 재산을 축적했지만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뉴질랜드인, 호주에서 이주하려는 고소득층, 골든비자를 통해 뉴질랜드에 새로운 거주 기반을 마련하려는 미국과 유럽의 부자들이 함께 경쟁하고 있다.

 

특히 수천만 달러 규모의 거래가 공개 시장 밖에서 조용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뉴질랜드 초고가 주택 시장의 실제 규모와 구매층은 일반적인 부동산 통계보다 훨씬 복잡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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