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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구매자 우위’ 장기화

집값은 약세, 매물은 넘친다


Cotality has recorded seven consecutive months in which fewer homes sold than the year before. Source: RNZ
Cotality has recorded seven consecutive months in which fewer homes sold than the year before. Source: RNZ

 

주택시장의 거래가 다시 둔화되고 있다. 주택 구매자들이 충분한 매물 속에서 서두르지 않고 선택할 수 있는 ‘구매자 우위 시장’이 이어지면서, 올해 7월 주택 판매량은 전년보다 6.4% 감소했다.

 

특히 오클랜드와 웰링턴의 집값 하락세가 두드러지면서 주택시장 전반이 당분간 뚜렷한 상승이나 하락 없이 ‘관망 국면’에 머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 분석업체 Cotality에 따르면 올해 7월 전국 주택 판매량은 6935채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감소했다. 이로써 전년 동기 대비 주택 판매량이 감소한 것은 7개월 연속이다.


 

그러나 시장 침체를 단순히 ‘거래 절벽’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12개월간 누적 주택 거래량은 8만9385건으로, 지난해 12월 기록한 최근 고점인 9만1411건에서는 다소 내려왔지만, 2022년과 2023년의 극심한 침체기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음에 안 들면 안 사도 된다”… 구매자들의 여유

Cotality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켈빈 데이비드슨은 최근 거래 감소의 가장 큰 이유로 구매자들의 신중한 태도를 꼽았다.

 

현재 시장에는 약 2만7336채의 주택이 매물로 나와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의 2만7602채보다는 소폭 줄었지만, 최근 5년 평균인 2만6314채를 웃도는 수준이다.

 

즉, 구매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충분하다.

 

데이비드슨은 구매자들이 특정 주택을 반드시 지금 사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지 않고 있으며, 마음에 들지 않거나 가격이 높다고 판단되면 비슷한 매물을 다른 지역이나 인근에서 찾을 수 있다는 점이 시장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처럼 ‘지금 사지 않으면 더 비싸질 것’이라는 불안감보다, “조금 더 기다려도 선택할 집이 있다”는 분위기가 강해졌다는 것이다.

 

이는 판매자들에게 가격 협상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비슷한 조건의 주택이 여러 채 나와 있는 지역에서는 구매자가 가격을 낮춰 제안하거나 더 좋은 조건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래도 ‘급매’가 쏟아지는 상황은 아니다

반면 판매자들이 대규모로 가격을 낮추며 집을 처분해야 하는 상황도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데이비드슨은 상당수 주택 소유자들이 여전히 직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주택담보대출을 갚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무조건 집을 팔아야 하는 상황까지는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다.


 

이 때문에 현재 시장은 매물이 많고 구매자는 신중하지만, 동시에 판매자들도 무조건 가격을 무너뜨리지는 않는 독특한 균형 상태를 보이고 있다.

 

뉴질랜드 주택 거래량은 2022년과 2023년 연간 약 6만~6만5000건 수준까지 떨어지며 40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2024년과 2025년에는 거래량이 꾸준히 회복됐고, 지난해에는 약 9만 건까지 늘어나 장기 평균에 가까운 수준으로 돌아왔다.

 

따라서 최근 거래 둔화는 시장이 다시 급격한 침체로 빠지고 있다기보다는, 회복 이후 다시 속도를 조절하는 모습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첫 주택 구매자가 시장의 ‘주요 고객’

현재 주택시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계층은 첫 주택 구매자(First-home buyers)다.


 

7월 전체 주택 거래 가운데 첫 주택 구매자가 차지한 비율은 29%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고가 주택 시장이나 기존 주택을 팔고 더 큰 집으로 옮기는 ‘업그레이드 수요’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반면, 비교적 저렴한 주택이 있는 지역에서는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데이비드슨은 주택 가격대의 하위 절반, 즉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이 있는 교외 지역이 현재 시장에서 가장 활발한 거래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고가 주택이 밀집한 지역에서는 기존 주택 소유자들의 이동 수요가 줄면서 거래가 더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고가 주택을 팔아 다른 주택으로 이동하려는 판매자들은 현재의 낮은 구매 수요를 고려해 매물 가격을 보다 현실적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오클랜드·웰링턴 집값 하락세 두드러져

주택 가격도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Cotality의 최신 주택가격지수(Home Value Index)에 따르면 전국 주택 가치는 7월 한 달 동안 0.3% 하락했다.

 

최근 3개월 기준으로는 1% 하락,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0.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도시 지역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오클랜드의 주택 가치는 지난 1년 동안 2.4% 하락해 전국에서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웰링턴은 같은 기간 2.1% 하락했다.


 

최근 3개월만 보면 웰링턴의 하락세가 더욱 컸다.

 

  • 오클랜드: 1.4% 하락

  • 웰링턴: 2.3% 하락

 

뉴질랜드 최대 주택시장인 오클랜드의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전국 부동산 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농업과 관련 산업이 지역 경제를 뒷받침하고 있는 일부 지역에서는 주택시장이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모기지 금리 다시 오를까… 장기 고정 선택 증가

주택시장의 또 다른 변수는 모기지 금리다.


 

최근 일부 주택 구매자와 기존 대출자들은 향후 금리가 더 올라갈 가능성에 대비해 더 긴 기간의 고정금리 상품을 선택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장기 고정금리 계약을 선택하면 당장의 금리 변동 위험은 줄일 수 있지만, 현재보다 높은 금리로 대출을 고정하게 될 경우 가계의 이자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또한 기존에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았던 사람들은 고정기간이 끝난 뒤 다시 대출을 설정할 때 더 높은 금리를 적용받을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뉴질랜드의 실업률은 여전히 장기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고,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


 

매물이 충분히 많다는 점 역시 집값이 빠르게 상승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폭락도, 급등도 아닌 관망 시장”

현재 뉴질랜드 주택시장은 명확한 방향성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에서는 농업 부문의 호조와 일부 고용 증가가 시장을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모기지 금리 상승 가능성, 높은 실업률, 경제 불확실성, 그리고 풍부한 매물이 구매자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제한하고 있다.

 

결국 지금의 시장은 집값이 급락하는 위기 상황도 아니고, 과거처럼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는 호황도 아닌 ‘관망 국면’에 가깝다.

 

특히 첫 주택 구매자들에게는 선택할 수 있는 매물이 많고 협상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비교적 유리한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집을 팔아 더 큰 집이나 다른 지역으로 옮기려는 기존 주택 소유자들은 구매자가 쉽게 움직이지 않는 시장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

 

당분간 뉴질랜드 주택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구매자의 선택권’과 ‘판매자의 현실적인 가격 설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집을 사려는 사람에게는 서두르기보다 충분히 비교하고 협상할 기회가 있는 시기다. 반대로 판매자에게는 과거의 높은 가격 기대보다 현재 시장에서 실제 구매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을 찾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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