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5,000명 금융위기 수준의 상환난
주택대출보다 신용카드 부담 더 심각

센트릭스 10월 신용보고서…대출·카드 상환에 어려움 겪는 취약계층 고착화, 전기요금 연체도 증가
뉴질랜드에서 약 1만5,000명이 대출과 신용카드 등 금융채무를 정상적으로 상환하기 어려운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1만5,000명은 단순 연체자가 아니라 금융적 곤란 상태에 놓인 소비자 집단을 의미한다.
전체 금융소비자의 연체율은 1년 전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일부 취약계층의 상환 부담은 오히려 장기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신용정보회사 센트릭스(Centrix)가 발표한 10월 금융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신용거래를 이용하는 소비자 가운데 대출이나 신용카드 등의 납부가 연체된 비율은 10.88%로 상승했다. 다만 전체 연체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특히 약 1만5,000명은 단순한 일시적 연체를 넘어 생활비와 금융채무를 감당하기 어려운 '경제적 곤란(Hardship)' 상태에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센트릭스의 모니카 레이시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들에 대해 "상황이 정말 어려운 사람들이다. 자신의 금융 의무를 이행하는 것 자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당수 소비자는 비교적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하고 있지만, 일부 계층은 경제적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상환 부담이 지속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용카드·주택대출 상환 부담 집중
금융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채무 유형을 살펴보면 주택대출과 신용카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센트릭스 자료에 따르면 경제적 곤란 사례 가운데 약 38%는 주택담보대출과 관련돼 있었으며, 34%는 신용카드 상환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증가했으며, 2023년과 비교하면 두 배로 늘어났다.
한편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1.19%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12월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체적으로 주택대출 연체율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일부 가계에서는 신용카드와 개인대출 등 다른 금융채무가 심각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뉴질랜드에서 납부 기한이 90일 이상 지난 금융채무를 보유한 사람은 약 8만1,000명에 달한다.
크리스마스 소비철 이후 연체율 상승 우려
센트릭스는 앞으로의 금융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연말 크리스마스 쇼핑 시즌을 앞두고 소비자들의 신용 이용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연말 소비가 확대되면 신용카드 사용과 개인대출이 증가할 수 있고, 이로 인해 다음 해 초 상환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레이시 COO는 통상 연체율이 다시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는 2월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연말 소비가 집중된 이후 실제로 얼마나 많은 가계가 금융채무를 감당할 수 있을지, 현재보다 연체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기요금 연체도 증가…생활비 부담 확대
가계의 경제적 어려움은 금융대출뿐 아니라 기본적인 생활비 납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소매 전력요금 연체 규모는 9월 한 달 동안 4.9% 증가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8%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일부 가정에서 전기요금과 같은 필수 생활비조차 제때 납부하기 어려워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역별로는 와이로아(Wairoa), 카와라우(Kawerau), 오포티키(Opotiki)의 연체율이 가장 높았다. 반면 태즈먼(Tasman), 넬슨(Nelson), 웰링턴(Wellington)은 상대적으로 낮은 연체율을 기록했다.
레이시 COO는 연체율이 높은 일부 지역의 경우 대형 사업장 폐쇄로 인한 고용 불안이나 악천후와 자연재해의 영향을 받은 곳들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경제의 일자리 감소와 소득 불안정이 가계의 금융 상환 능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 청산도 증가…건설·요식업·소매업 타격
가계뿐 아니라 뉴질랜드 기업들의 경영 환경도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센트릭스에 따르면 기업들의 신용 수요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증가했지만, 기업의 신용채무 불이행과 청산도 함께 늘어났다.
지난 9월까지 최근 12개월 동안 청산된 기업은 총 3,173개로, 전년 동기보다 1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규 법인 등록은 4% 증가한 6만1,650개였으며, 폐업한 기업은 약 5만2,000개로 3% 늘었다.
2026년 9월 한 달 동안 기업 지급불능 사례는 31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5년 9월의 281건보다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법원이나 관련 절차를 통해 청산된 기업은 296개로, 전년 동월 258개보다 늘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이 가장 많은 청산 사례를 기록했다. 최근 12개월 동안 청산된 건설업체는 790개로 전년보다 9% 증가했으며, 이는 등록된 건설업체의 약 0.9%에 해당한다.
요식·숙박업 등 접객업계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같은 기간 청산된 업체는 431개로 41% 증가했다.

소매업 역시 청산 업체가 253개로 늘어나면서 전년보다 53%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소비심리 위축이 기업 경영난으로 이어져
레이시 COO는 기업 청산 증가가 반드시 장기적인 경기 악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특정 달의 통계에는 행정 처리 시점에 따른 일시적인 변동이 반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업의 신용불량 사례가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일부 기업의 신용평가 점수도 하락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의 경영 상황은 소비자들의 경제적 자신감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가계에 여유 자금이 부족하고 미래 경제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 소비자들은 의류 구매나 외식, 주택 개조와 같은 지출을 줄이게 된다. 이러한 소비 감소는 소매업과 요식업, 건설업 등 다양한 업종의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나타나는 현상이 소비 위축과 기업 경영난이 서로 영향을 주는 경제 순환 과정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가계와 기업 모두 경제적 압박 지속
이번 센트릭스 보고서는 뉴질랜드 경제가 전반적으로 회복되는 과정에서도 가계와 기업 일부가 여전히 심각한 금융 부담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개선되고 전체 연체율도 1년 전보다 낮아졌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약 1만5,000명이 심각한 금융적 어려움에 놓여 있고, 8만1,000명이 90일 이상 연체 상태라는 사실은 경제 회복의 혜택이 모든 계층에 고르게 전달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개인대출과 신용카드 상환 부담, 전기요금 연체 증가와 함께 요식업 및 소매업의 기업 청산이 크게 늘어난 점은 가계 소비와 중소기업 경영 여건을 둘러싼 우려를 키우고 있다.
앞으로 크리스마스 소비 시즌과 새해 초 금융 연체율 변화가 뉴질랜드 가계와 기업의 경제적 회복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전망이다.


.jpg)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