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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wiSaver, 정말 개인 재산을 늘렸을까?

14분 전
3분 분량

  • 가입자 자산 1,500억 달러 육박

  • “저축률·청년층 자산 증가” vs “전체 부를 늘렸는지는 불확실”

  • 지난 1년간 111억 달러 유입

  • 정부 부담은 제도 초기보다 크게 감소

 

뉴질랜드의 대표적인 노후 저축제도인 KiwiSaver가 실제로 국민의 재산을 늘리는 데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를 놓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개월 동안 KiwiSaver 계좌에 약 111억 달러가 새롭게 유입됐으며, 전체 적립금은 약 1,500억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제도가 도입된 지 약 20년이 되어가면서, KiwiSaver 가입과 의무 저축 확대가 뉴질랜드 국민 전체의 순자산을 실제로 증가시키는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호주 사례가 보여주는 한계

오클랜드대학교 Retirement Policy and Research Centre 공동 소장인 마이클 리틀우드(Michael Littlewood)는 뉴질랜드가 호주와 자주 비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주는 의무적인 높은 연금 기여율을 통해 현재 4조 호주달러가 넘는 퇴직자산을 축적하고 있다.

 

호주 가계 금융자산에서 퇴직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9%인 반면 뉴질랜드는 약 11%에 그친다.


 

그러나 리틀우드는 퇴직연금 자산이 크게 늘었다고 해서 반드시 가계 전체의 부가 그만큼 증가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호주와 뉴질랜드 모두 가계 순자산이 소득의 약 9~10배 수준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또 호주에서는 퇴직연금에 대한 세제 혜택에 매년 약 600억 호주달러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KiwiSaver가 부를 늘렸는지는 아직 확정하기 어려워”

뉴질랜드 Retirement Commission 역시 KiwiSaver가 국민을 전체적으로 더 부유하게 만들었는지에 대해 검토한 바 있다.


 

초기 연구에서는 KiwiSaver가 저축을 크게 증가시켰다는 명확한 증거가 제한적이었다.

 

다만 당시 연구는 2010년 데이터를 활용했으며, KiwiSaver가 도입된 지 불과 3년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또한 2008년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도 연구 결과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

 

Retirement Commission은 현재의 KiwiSaver가 2010년 당시와 상당히 달라졌지만, 장기간의 데이터를 활용한 최신 분석에는 자료상의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KiwiSaver가 국민 전체의 순자산을 얼마나 증가시켰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적인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는 것이 현재의 중요한 쟁점이다.

 

실제 저축하는 가구는 크게 늘어

반면 KiwiSaver가 가계의 저축 행동에 영향을 미쳤다는 자료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2023년 기준 뉴질랜드 가구 가운데 60%가 어떤 형태로든 저축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7년의 18%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특히 중간소득 계층에서 변화가 두드러졌다.

 

중간소득층의 저축률은 과거 9~15% 수준에서 현재 54~69%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세대의 금융자산도 증가했다.

 

25~34세의 중위 금융자산은 물가를 반영했을 때 2014년 약 9,000달러에서 2024년 2만2,000달러​로 증가했다.

 

KiwiSaver에 돈을 납입하는 가구 비율도 2016년 43%에서 최근에는 59%로 높아졌다.

 

“저축하지 않았을 사람들이 저축하기 시작”

Simplicity 수석 이코노미스트 샤무빌 이콰브(Shamubeel Eaqub)는 KiwiSaver에 들어가는 모든 돈이 새로운 저축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도 저축했을 사람들이 KiwiSaver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KiwiSaver와 같은 제도가 가계 저축률을 확대하고 젊은 세대의 자산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가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기존에는 저축하지 않았을 사람들이 KiwiSaver를 통해 처음으로 저축을 시작하는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 부담은 제도 초기보다 크게 줄어

KiwiSaver에 들어가는 돈의 구성도 제도 초기와 크게 달라졌다.

 

2026년 8월까지 12개월 동안 KiwiSaver에 납입된 총액은 111억 달러였다.


 

이 가운데 가입자 납입액: 68억 달러, 고용주 납입액: 38억 달러, 정부 납입액: 5억 달러였다. 현재는 가입자와 고용주의 납입액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제도 초기와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2008년 6월까지 1년 동안 KiwiSaver에 들어간 자금 가운데 정부가 차지한 비중은 약 55%였으며, 이듬해에도 약 40%에 달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정부 지원금의 비중은 크게 줄고 가입자와 고용주의 실제 저축이 제도의 중심이 된 셈이다.

 

“첫 주택 마련에도 도움”

KiwiSaver는 노후자금뿐 아니라 첫 주택 구입을 위한 자금 마련에도 활용되고 있다.


 

Massey University의 은행 전문가 클레어 매튜스(Claire Matthews)는 KiwiSaver가 실제 저축률을 높였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고용주가 납입하는 금액을 통해 일부 근로자들이 과거에는 이용하기 어려웠던 추가적인 자산 형성 기회를 얻었다는 설명이다.

 

오클랜드대학교에서 금융을 가르쳤던 Gertjan Verdickt 역시 KiwiSaver가 사람들이 금융시장에 참여하는 계기가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저축을 늘리는 것과 부를 늘리는 것은 다르다”

KiwiSaver를 둘러싼 핵심 논쟁은 단순히 얼마나 많은 돈이 계좌에 쌓였느냐가 아니다.


 

중요한 질문은 KiwiSaver에 들어간 돈이 사람들이 원래 소비했을 돈인지, 다른 형태로 저축했을 돈인지, 아니면 기존에는 전혀 저축하지 않았을 돈인지에 있다.

 

만약 KiwiSaver 납입액의 상당 부분이 기존 저축을 다른 계좌에서 옮긴 것이라면 금융자산의 형태는 달라졌지만 가계 전체의 순자산이 크게 증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반대로 KiwiSaver 때문에 평소 저축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추가로 자산을 축적했다면 가계의 실제 순자산을 높이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Retirement Commission은 현재 KiwiSaver의 경우 과거보다 ‘추가적인 저축(additional savings)’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한다.


 

20년 가까이 된 KiwiSaver, 평가는 아직 진행 중

KiwiSaver가 도입된 이후 뉴질랜드 국민의 저축 행동과 젊은 세대의 금융자산에는 상당한 변화가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전적으로 KiwiSaver의 결과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또한 제도가 국민 전체의 순자산을 얼마나 증가시켰는지에 대해서는 장기간의 데이터를 활용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결국 KiwiSaver에 대한 평가는 ‘얼마나 많은 돈이 모였는가’와 ‘그 돈이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 것인가’를 구분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까지의 자료는 KiwiSaver가 저축 참여를 확대하고 일부 젊은 세대의 자산 형성에 기여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한편, 강제적인 저축 확대가 국민 전체의 부를 같은 규모로 증가시켰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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