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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사업 문건 비공개에 제동 건 옴부즈맨

“공개할 공익이 매우 높았다”


Rather than a rough draft, the LNG document was "fairly advanced", the ombudsman said. Source: RNZ
Rather than a rough draft, the LNG document was "fairly advanced", the ombudsman said. Source: RNZ

 

  • 10억 달러 넘는 타라나키 LNG 터미널 추진 근거 놓고 논란 재점화

  • 공개된 문건은 “평균 전기요금에 큰 영향 없어”

 

정부가 타라나키(Taranaki)에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터미널을 추진하는 가운데, 사업 추진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분석 문건을 정부가 비공개로 유지한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는 옴부즈맨의 판단이 나왔다.

 

이번 결정으로 그동안 일부 내용만 공개됐던 문건이 전체 공개되면서, 정부가 LNG 터미널의 필요성과 경제성을 설명해온 논리에 새로운 논란이 일고 있다.

 

최고 옴부즈맨 존 앨런(John Allen)은 해당 문건에 대해 공개를 막을 충분한 근거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특히 정부 사업에 대한 공공의 관심이 매우 높은 만큼 공개해야 할 공익성이 컸다고 봤다.


 

핵심 문건 “LNG가 평균 전기요금에 큰 영향 주지 않을 것”

이번에 공개된 문건은 MBIE(기업·혁신·고용부)가 컨설팅 업체 Concept Consulting에 의뢰해 LNG 시설 건설이 뉴질랜드 전력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한 자료를 요약한 것이다.

 

그런데 문건의 핵심 결론은 정부가 LNG 사업을 설명해온 것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Concept Consulting은 LNG에 접근할 수 있게 되더라도 평균적인 전기요금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LNG가 전력가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상황은 주로 극심한 가뭄으로 수력발전용 저수지 수위가 낮아지는 이른바 ‘드라이 이어(dry year)’ 상황이었다.

 

그마저도 조건이 붙었다.

 

재생에너지 발전이 전력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거나, 국내 천연가스 공급량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감소하거나, 헌틀리(Huntly) 발전소의 석탄 발전 설비가 모두 가동되지 않는 것과 같은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해야 LNG의 가격 효과가 상당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었다.

 

문건은 더 나아가 LNG와 비슷한 전력계통 안정화 역할을 다른 자원으로도 수행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대안으로는 헌틀리 발전소의 석탄 발전, 지하 가스 저장시설 확대, 지열·풍력·태양광 발전설비 추가 건설 등이 검토됐다.


 

정부, “1년에 2억6,500만 달러 절감” 주장

이 때문에 이번 문건 공개는 정부가 LNG 터미널을 추진하면서 내세운 경제적 논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정부는 타라나키에 LNG 수입시설을 확보하면 전력 공급 안정성이 높아지고, 그 결과 가정의 전기요금 부담을 연간 약 2억6,500만 뉴질랜드달러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또 LNG 사업 발표 이후 전력시장 선도 가격이 하락한 것을 사업 발표의 효과 중 하나로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전력시장 관계기관인 Electricity Authority 등에서는 최근 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재생에너지 발전량 증가를 지목하고 있다.

 

즉, LNG가 전기요금을 낮추고 있다는 정부의 설명과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가 가격을 낮추고 있다는 시장 분석이 충돌하는 상황이다.

 

이번에 공개된 Concept Consulting 자료는 적어도 평균적인 전력가격 측면에서는 LNG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옴부즈맨 “단순한 초안 아니었다”

MBIE는 그동안 해당 자료를 공개하지 않은 이유 가운데 하나로 문건의 성격을 들었다.

 

정부는 자료가 ‘비공식 작업 문서의 초안(draft of an informal working document)’에 불과했으며, 따라서 컨설팅 업체의 분석 중 정부가 동의하지 않는 부분을 일일이 수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앨런 최고 옴부즈맨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해당 문건이 단순히 초기 단계의 거친 초안이 아니라 상당히 완성된 수준의 자료였다고 판단했다.

 

MBIE가 이미 Concept Consulting과 여러 차례 의견을 주고받았고, 초기 자료를 개선하고 수정할 기회도 있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해당 자료에는 정부가 추진하는 LNG 사업에 대한 분석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중요한 맥락과 한계”가 포함돼 있다고 봤다.

 

결국 국민이 정부의 정책 결정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정보였던 만큼 비공개를 유지할 이유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특히 “10억 달러 넘는 공공사업”이라는 점도 중요

옴부즈맨이 강조한 부분은 공공의 관심(public interest)이었다.

 

정부가 추진하는 타라나키 LNG 수입시설은 추산 사업비가 10억 달러를 넘어설 수 있는 대형 프로젝트다.

 

게다가 LNG 사업은 뉴질랜드의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 정책이 충돌하는 대표적인 논쟁거리이기도 하다.

 

정부는 수력발전 의존도가 높은 뉴질랜드에서 가뭄이 발생할 경우 LNG가 전력 공급을 안정시키는 일종의 보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환경단체와 일부 전력업계에서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LNG 인프라를 새로 구축하기보다 재생에너지와 저장시설, 수요관리 등을 확대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수 있다고 반박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사업의 비용과 효과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분석자료가 공개되지 않았다면 국민이 정책을 제대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번 옴부즈맨 판단의 핵심이다.


 

더 큰 논란은 “MBIE가 최신 가스 자료를 공유하지 않았다”는 점

이번 문건 공개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부분은 가스 공급 전망에 사용된 정보다.

 

MBIE는 Concept Consulting이 모델링을 할 당시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던 최신 가스 공급 데이터를 컨설팅 업체에 제공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MBIE의 에너지시장정책 담당 책임자 레베카 히어드겐은 공개된 서한에서 당시 최신 자료를 보면 가스 매장량 추정치가 전년보다 23% 감소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자료가 상업적으로 민감한 정보라고 판단해 Concept Consulting에 전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결과 Concept Consulting은 MBIE가 제공한 낮은 수준의 국내 가스 공급 전망을 바탕으로 모델링했고, 이를 스스로 “보수적인(conservative)” 가정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상당히 중요한 문제다.

 

정부가 LNG의 필요성을 판단하기 위해 의뢰한 모델에 최신 국내 가스 공급 전망이 충분히 반영됐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Concept Consulting의 추가 분석도 비슷한 결론

논란이 커진 가운데 Concept Consulting은 이후 별도의 추가 모델링도 진행했다.

 

최근 전력회사들을 위해 작성한 추가 분석에서도 과거와 비슷한 결론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 전기요금이 크게 상승했던 당시의 여러 요인들이 현재는 상당 부분 사라졌으며, 재생에너지 발전설비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화력발전이나 수요반응 같은 추가적인 유연성 자원에 대한 필요성도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른바 ‘드라이 이어’ 문제 자체가 악화되고 있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의 과잉 확대가 전력 공급의 유연성 문제를 완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그렇다면 왜 이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나?”

이번 사안을 제기한 Lawyers for Climate Action 측은 정부의 LNG 사업 추진 과정에서 투명성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 관계자는 전기요금 인하가 LNG 사업을 정당화하는 핵심 근거 가운데 하나였는데, 새롭게 공개된 자료가 그 주장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논란의 핵심은 단순히 LNG 사업이 좋은 정책인지 나쁜 정책인지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왜 이런 중요한 결론이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10억 달러에 가까운 공공사업을 추진하면서 국민과 의회가 사업의 장단점을 판단하는 데 필요한 분석자료가 비공개로 남아 있었다면, 정책 결정 과정 자체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총선 앞두고 정치적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

이번 결정은 정치적으로도 민감한 시점에 나왔다.

 

정부의 LNG 시설 추진 계획은 이미 환경단체와 일부 지역사회에서 반발을 받아왔으며, 뉴플리머스 지역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여기에 이번 옴부즈맨 판단으로 정부 내부에서 활용된 분석자료가 추가로 공개되면서 LNG 사업의 경제성과 필요성을 둘러싼 논쟁이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는 10억 달러가 넘는 공공 프로젝트가 실제로 전기요금 인하와 에너지 안보에 얼마나 기여할 것인지가 중요한 정치적 쟁점이 될 수 있다.

 

현재 에너지부 장관 시메온 브라운 측에는 정부가 선거 전에 LNG 시설 관련 계약을 체결할 계획을 여전히 갖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전달됐지만, 보도 시점까지 답변은 나오지 않았다.


 

LNG 사업의 핵심 쟁점은 결국 ‘보험용 비용’이다

이번 논란을 쉽게 표현하면 LNG 터미널을 둘러싼 논쟁은 결국 “비싼 보험을 들어야 하는가”에 가깝다.

 

정부 입장에서는 가뭄으로 수력발전량이 급감하고 국내 가스 공급까지 부족해지는 극단적인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LNG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확보해야 한다.

 

반면 반대 측에서는 그런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과 실제 LNG 사용량을 고려하면 10억 달러가 넘는 시설을 미리 건설하는 비용이 지나치게 큰 것 아니냐고 묻는다.

 

이번에 공개된 문건은 후자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내용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다만 이번 옴부즈맨 결정이 LNG 사업 자체가 잘못됐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 핵심은 사업의 찬반이 아니라 정부가 중요한 정책 판단의 근거가 되는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것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문제다.

 

따라서 앞으로의 핵심 관심사는 LNG 터미널 건설 자체보다 정부가 어떤 비용·수요·가스공급 전망을 근거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지, 그리고 공개된 자료와 정부의 설명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가 될 전망이다.

 

이번 사건은 에너지 안보와 기후정책, 전기요금, 그리고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공공투자가 서로 얽힌 가운데 정책 결정의 투명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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