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이 없다”…차에서 사는 사람들
- WeeklyKorea
- 4월 16일
- 2분 분량
단속 속 더 깊어지는 주거 위기

뉴질랜드에서 차량을 주거 공간으로 사용하는 이른바 ‘차량 거주자(vehicle dwellers)’를 둘러싼 갈등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최근 Tauranga 지역에서 시의회가 단속을 강화하면서, 이미 취약한 주거 환경에 놓인 사람들이 오히려 더 큰 불안에 내몰리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제가 된 지역은 타우랑가의 해안 인근 공공 공간으로, 그동안 일부 주민들은 이곳에 차량을 세워두고 장기간 생활해 왔다.
하지만 주변 주민들의 민원이 이어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쓰레기 문제, 반사회적 행동, 반려견 관리 문제 등이 반복적으로 제기되자, 시의회와 경찰이 합동 단속에 나선 것이다.

이번 단속에서는 차량 등록 미비에 따른 벌금 부과, 차량 견인, 등록되지 않은 반려견 압수 등 강도 높은 조치가 실제로 이루어졌다.
일부 거주자는 수천 달러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받았으며, 반려견까지 빼앗기면서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불안을 호소했다. 단속 자체보다 더 큰 문제는 그 이후다. 이들이 머물 수 있는 대체 공간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차량 거주자들은 “갈 곳이 전혀 없다”고 입을 모은다. 단속으로 인해 기존 장소를 떠나더라도, 결국 또 다른 공공장소나 주거지 인근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는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단순히 위치만 바꾸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일부 지원 단체들은 단속이 사람들을 더 음지로 몰아넣고, 불안과 갈등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의회 측은 단속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수개월에 걸쳐 경고와 안내가 있었고, 반복적인 민원과 법규 위반이 이어졌기 때문에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공공 안전 문제와 지역 주민의 생활 환경 보호 역시 중요한 고려 사항이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이번 사안은 단순한 지역 갈등을 넘어 뉴질랜드 전반의 주거 위기를 드러내는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높은 임대료와 주택 부족 문제로 인해 ‘보이지 않는 노숙’이 증가하는 가운데, 차량 거주는 그 중 하나의 생존 방식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또한 반사회적 행위와 노숙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 강화를 검토 중이지만, 복지와 단속 사이의 균형을 두고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교민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최근 렌트비 상승과 주거비 부담 증가로 인해 안정적인 거주지를 확보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는 임시 거주나 차량 생활을 고민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번 사례는 단순한 단속 문제가 아니라, 주거 안정망의 한계와 사회적 안전장치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결국 해법은 단속만으로는 찾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합법적으로 머물 수 있는 공간 마련과 함께,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 정책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일부에서는 ‘야간 주차 허용 구역’과 같은 현실적인 대안도 제시되고 있어, 향후 정책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거는 선택이 아닌 기본권이라는 인식이 점점 강조되는 가운데, 뉴질랜드 사회가 이 문제에 어떤 해답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jpg)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