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냐 식비냐”… 깊어지는 생활비 위기
- WeeklyKorea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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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에 더 힘겨워진 서민들
연구진 경고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100만 명 넘게 겨울 에너지 지원금 받아
생활비 위기가 좀처럼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겨울철을 맞아 전기요금과 식료품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약 100만 명이 넘는 뉴질랜드 국민이 겨울철 난방비 지원을 받았으며, 자선단체를 찾는 가정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생활비 위기가 오히려 더 깊어지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좋아지는 게 아니라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번 분석은 University of Otago의 선임 연구원인 Kimberly O'Sullivan이 발표한 자료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는 현재 뉴질랜드에서 벌어지고 있는 에너지 빈곤(Energy Hardship)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전기요금은 지난 2년 동안 약 20% 상승했지만, 소득과 정부 지원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설리번 연구원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상황은 나아지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에너지 빈곤을 겪는 사람들에게는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100만 명 넘게 겨울 에너지 지원금 수령
정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100만 명 이상이 '겨울 에너지 지원금(Winter Energy Payment)'을 받았다. 이는 5년 전보다 약 15% 증가한 수치다.
겨울 에너지 지원금은 난방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연금 수급자와 일부 복지 수급자에게 지급되는 제도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원 대상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생활고가 심해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한다.

“아이들 상당수가 추위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아동 지원 자선단체인 Variety - The Children's Charity도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이 단체는 약 7,500가구를 지원하고 있지만, 추가로 약 2,000가구가 대기 명단에 올라 있다.
단체의 임시 최고경영자인 Wayne Howett는 충격적인 현실을 전했다.
지원 가정의 77%는 기본적인 생활필수품조차 부족하다.
지원 아동의 25%는 자기 침대가 없어 가족과 함께 잠을 잔다.
70% 이상의 아이들이 충분히 따뜻한 환경에서 생활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에너지 비용 상승이 아이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식량 지원도 한계에 도달
Christchurch City Mission 역시 지원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이 기관은 연간 약 400만 달러 규모의 식료품 지원을 제공하고 있지만,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관 관계자는 한 사람당 7주에 한 번만 식료품 꾸러미를 제공할 수 있을 정도로 여력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난방할까, 식료품을 살까”… 선택의 기로에 선 가정들
전문가들은 많은 가정이 매일 어려운 선택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현재 서민 가계가 가장 크게 부담을 느끼는 항목은 다음과 같다.
생활비 부담 상위 항목
전기요금
식료품비
연료비
주거비
교통비
의료비
연구진은 일부 가정이 "불을 켤 것인지, 집을 따뜻하게 유지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지원 제도가 있어도 이용을 꺼리는 이유
정부는 전기료나 수도요금 등 긴급 생활비 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이용률은 기대만큼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상당수의 긴급 지원금이 사실상 '선지급 대출'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수급자들은 나중에 복지 급여에서 차감되는 방식으로 상환해야 한다.
오설리번 연구원은 이 점이 큰 심리적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람들은 나중에 갚아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 자체를 꺼립니다."

정부 “무한정 돈을 쓸 수는 없다”
한편 사회개발부 장관인 Louise Upston은 정부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 지출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는 돈만 더 쓰는 방식으로 위기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지원은 목표가 분명하고, 시의적절하며, 일시적이어야 합니다."
정부는 장기적인 해결책으로 복지 수급자들의 취업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약 8만 3천~8만 4천 명이 복지 수급 상태에서 취업으로 전환된 것으로 집계됐다.

경제는 성장했지만 체감 경기는 여전히 차갑다
아이러니하게도 최근 뉴질랜드 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8% 성장했다. 하지만 상당수 국민들은 아직 그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 회복이 모든 계층에 동일하게 전달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경제 회복의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삶”
전문가들은 경제 지표가 개선되는 것만으로 생활비 위기가 끝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진정한 회복은 국민들이 더 이상 난방비와 식비 사이에서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될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번 겨울, 뉴질랜드 사회는 다시 한번 중요한 질문 앞에 서 있다.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는 숫자보다, 국민들의 삶은 실제로 나아지고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앞으로 뉴질랜드 정부와 사회가 풀어야 할 가장 큰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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