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출생 마오리도 '시민권 시험?'
- WeeklyKorea
- 8분 전
- 4분 분량
정부기관이 “시험이 적절한가” 문제 제기

정부가 2027년부터 시민권 신청자에게 지식시험을 도입하기로 한 가운데, 해외에서 태어난 마오리(Māori)에게도 동일한 시험을 치르게 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마오리 개발부인 테 푸니 코키리(Te Puni Kōkiri)가 해외 출생 마오리 후손에게 시민권 시험이 적절한지 의문을 제기한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기관은 지난 3월 내무부(Department of Internal Affairs)에 정책 의견을 전달하면서 마오리 혈통(whakapapa)을 가지고 있지만 뉴질랜드에서 태어나지 않은 사람들에게 일반적인 시민권 지식시험을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다.
이번 논란은 단순히 시민권 시험의 시행 여부를 넘어, 마오리의 혈통과 뉴질랜드 원주민으로서의 지위가 현행 시민권법에서 어떻게 반영돼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2027년부터 시민권 시험 도입
정부는 지난 5월 시민권 취득 절차를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시민권 시험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2027년 하반기부터 시행될 예정인 시험은 시민권을 신청하는 대부분의 시민권 부여(citizenship by grant) 대상자가 치르게 된다.
시험은 20개의 객관식 문제로 구성되며, 현재 계획상 75%, 즉 20문제 가운데 15문제 이상을 맞혀야 통과할 수 있다. 시험은 뉴질랜드 시민으로서 갖게 되는 권리와 책임에 대한 이해를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출제 범위에는 뉴질랜드의 법률과 인권, 민주주의와 투표권, 정부 구조, 시민의 권리와 책임, 뉴질랜드 출입국 및 여권 관련 내용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 시험이 새로운 시민권 자격요건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신청자가 서명으로 확인하던 시민권의 권리와 책임에 대한 이해를 실제 시험으로 확인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테 푸니 코키리 “해외 출생 마오리에게 적절한가”
논란의 핵심은 마오리 혈통을 가진 해외 출생자다.
테 푸니 코키리는 내무부에 보낸 의견에서 마오리 혈통을 갖고 있지만 뉴질랜드에서 태어나지 않은 신청자에게 시민권 시험을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을 제기했다.
또 현재 시민권 신청 과정에서도 신청자가 시민권자로서 필요한 지식을 갖추고 있다는 내용의 선언을 제출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시험을 도입하는 것이 불필요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전달했다.

특히 테 푸니 코키리는 시험에 뉴질랜드의 역사와 문화뿐 아니라 와이탕이 조약(Treaty of Waitangi), 마오리 문화, 마오리의 권리와 이해관계 등을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는 단순히 뉴질랜드 사회에 대한 일반적인 지식을 묻는 시험이 아니라, 뉴질랜드의 원주민인 마오리와 국가의 관계까지 반영하는 시험이 돼야 한다는 취지다.
내무장관 “인종에 따른 차별은 없다”
브룩 반 벨든 내무장관은 마오리 혈통 여부에 따라 시민권 시험 적용 여부가 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 벨든 장관은 마오리 혈통을 가진 신청자도 다른 시민권 신청자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시험에는 와이탕이 조약과 관련된 질문이 포함될 예정이며, 구체적인 내용은 현재 개발 중으로 시험 시행 시점에 가까워지면 확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시험의 목적이 특정 인종이나 문화에 대한 지식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신청자가 뉴질랜드 시민이 되면서 갖게 되는 권리와 책임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해외 출생 마오리 시민권 문제, 이미 논란의 중심
이번 논란의 배경에는 해외에 거주하는 마오리의 시민권 문제가 있다.
와이탕이 재판소(Waitangi Tribunal)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시민권 관련 보고서에서 현행 시민권법이 해외에 거주하는 마오리의 특수한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상 시민권 혈통 승계(citizenship by descent)는 기본적으로 한 세대까지만 인정된다. 따라서 해외에서 태어난 자녀가 시민권자인 부모를 통해 자동으로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는 범위에 제한이 있다.
와이탕이 재판소는 마오리 혈통을 가진 해외 출생자들이 뉴질랜드와의 문화적·혈통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별도의 tikanga(마오리 관습과 가치체계)에 기반한 시민권 경로를 마련하는 방안을 권고했다.
또 마오리의 경우 시민권 혈통 승계 범위를 2세대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권고했다.
케이샤 캐슬휴즈도 시민권 문제 제기
이 문제에는 배우 케이샤 캐슬휴즈(Keisha Castle-Hughes)도 관련돼 있다.
캐슬휴즈는 해외에서 태어난 마오리 후손의 시민권과 뉴질랜드 거주권 문제를 둘러싼 와이탕이 재판소 심리에 참여했다.

와이탕이 재판소가 다룬 사례 가운데는 마오리 어머니를 통해 뉴질랜드 시민권을 취득한 뒤 해외에서 자녀를 낳은 경우도 포함됐다. 현행법에서는 이런 자녀가 자동으로 뉴질랜드 시민권을 취득하지 못할 수 있어, 마오리의 whakapapa와 현행 시민권법 사이에 간극이 존재한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재판소는 이와 관련해 정부가 마오리와 협의해 시민권법을 공동 설계하거나 마오리의 관점을 충분히 반영할 것을 권고했다.
시민권 시험은 누구에게 적용되나
현재 뉴질랜드 정부가 공개한 기준에 따르면 2027년 시험 시행 이후에도 모든 시민권 신청자가 시험을 치르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16세 미만, 65세 이상, 시민권 영어 요건 면제를 받은 사람, 시험 응시를 어렵게 하는 중증 질환이 있는 사람 등은 면제 대상이 될 수 있다.

또 시민권 혈통 승계(citizenship by descent)가 아닌 시민권 부여(citizenship by grant) 신청자가 대상이며, 이미 시민권을 신청했거나 시험이 시행되기 전에 신청한 사람에게는 새로운 시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시험에서 떨어진 경우 재응시할 수 있으며, 현재 정부가 공개한 계획상 최대 6번까지 응시 기회가 주어진다.
‘시민권의 의미’ 둘러싼 논쟁으로 확대될 가능성
이번 논란은 결국 한 가지 질문으로 귀결된다.
뉴질랜드 시민권을 취득하기 위해 요구되는 ‘뉴질랜드에 대한 지식’은 무엇이며, 그 기준을 누가 정할 것인가.

정부는 법률과 민주주의, 시민의 권리와 책임을 이해하는 것이 시민권의 중요한 요소라는 입장이다.
반면 테 푸니 코키리의 의견과 와이탕이 재판소의 권고는 뉴질랜드 시민권을 단순히 법률과 제도에 대한 지식만으로 판단하기보다 마오리의 whakapapa, tikanga, tangata whenua로서의 지위와 뉴질랜드의 역사적 관계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이미 시험에 와이탕이 조약 관련 내용을 포함하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실제 시험에 어떤 질문이 포함될지에 따라 논쟁이 더욱 커질 수 있다.
현재 정부는 시험의 세부 내용과 시행 방식 등을 계속 마련하고 있으며, 공식 안내에 따르면 정확한 시행일과 시험 비용, 구체적인 면제 기준 등 일부 세부사항은 추후 확정될 예정이다.

따라서 해외에서 시민권을 신청하려는 교민이나 가족들은 2027년 시험 도입 시점과 자신이 적용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마오리 혈통을 가진 해외 출생자의 경우 향후 시민권법 개정이나 별도의 tikanga 기반 시민권 경로가 마련될 가능성도 있어 관련 정책 변화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참고: 시민권 시험의 공식 시행 시점과 현재 공개된 시험 방식은 뉴질랜드 내무부 및 정부 공식 자료를 기준으로 정리했다.


.jpg)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