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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이 떨어져 헤어지지도 못한다"

Separated homeowners often stay living together because there are no alternatives that work.Photo credit:
Separated homeowners often stay living together because there are no alternatives that work.Photo credit:

  • 부동산 침체가 바꿔놓은 이혼 풍경

  • 집 팔아도 남는 게 없어…별거 미루는 부부들


뉴질랜드 부동산 침체가 단순한 자산 가치 하락을 넘어, 이혼과 별거를 결정한 부부들의 삶까지 바꾸고 있다. '집값은 반드시 오른다'는 시대가 저물면서 새로운 사회적 과제가 떠오르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예상치 못한 사회적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부부가 이혼하거나 별거할 경우 집을 매각한 뒤 재산을 나누고 각자의 새 출발을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집값 하락으로 인해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이 사람들의 발밑에서 움직여 버렸다(The market has moved underneath them)"며, 많은 부부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관계를 정리하지 못하거나 별거를 미루고 있다고 분석했다.


"헤어지고 싶어도 집 때문에 못 헤어진다"

최근 뉴질랜드에서는 별거를 결정한 뒤에도 같은 집에 계속 거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집을 팔더라도 충분한 자산이 남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기간 집값이 정점을 찍었던 2021~2022년 무렵 주택을 구입한 사람들은 현재 자산 가치가 크게 하락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과거에는 집을 매각하면 상당한 자본 이익(capital gain)을 얻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많은 부부들이 집을 처분하더라도 ▲대출금을 모두 상환하고 나면 남는 자산이 거의 없음 ▲새로운 집을 각각 구입하기 어려움 ▲높은 임대료 부담 ▲생활비 상승 압박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를 마주하고 있다.


결국 관계는 끝났지만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같은 공간에서 생활을 이어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한때 '불패 신화'였던 부동산…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뉴질랜드 주택시장은 지난 몇 년간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2021년 정점을 찍은 이후 현재 전국 평균 집값은 약 17%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물가 상승분까지 반영한 실질 기준(real terms)으로는 하락 폭이 더 크다.


특히 오클랜드와 웰링턴은 타격이 더욱 컸다. 실질 기준으로 보면, 오클랜드와 웰링턴은 더 하락했다. 한때 뉴질랜드 부동산 시장을 이끌었던 두 지역이 가장 큰 조정을 겪고 있는 셈이다.



부부의 재산 분할 공식도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집값 상승 자체가 자산 형성의 핵심 수단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2021년 120만 달러에 구입한 주택의 현재 가치가 100만 달러 이하로 떨어졌다면, 매각 후 대출금을 정산하고 나면 분할 가능한 자산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여기에 ▲부동산 중개 수수료 ▲변호사 비용 ▲이사 비용 ▲새로운 임대 주택 보증금과 같은 비용까지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과거에는 집이 문제 해결의 수단이었다면, 지금은 집 자체가 문제의 일부가 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부동산 시장의 주도권은 이제 매수자에게 넘어갔다

현재 뉴질랜드 부동산 시장은 전형적인 '바이어스 마켓(Buyer's Market)'으로 평가된다. 주택 매물이 충분히 쌓여 있는 반면, 구매자들은 서둘러 움직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구매자들이 협상력을 갖게 됨 ▲매물이 시장에 오래 머무름 ▲판매자들의 가격 인하 압박 증가 ▲집값 상승 기대감 약화와 같은 특징을 꼽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주택을 처분해야 하는 별거 또는 이혼 부부들에게는 더욱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한인 교민 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이번 현상은 뉴질랜드 사회 전반의 문제이지만, 교민 사회 역시 예외는 아니다.


특히 ▲최근 5년 이내 주택을 구입한 가정 ▲높은 대출 비중을 가진 가구 ▲맞벌이 소득에 의존하는 가정 ▲자녀 교육 때문에 특정 지역에 거주해야 하는 가정과 같은 경우라면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감정적인 결정보다는 재정 계획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필요할 경우 재무 상담사(Financial Adviser)나 변호사와 충분히 상담한 뒤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단순한 부동산 문제가 아닌 '사회 구조 변화'

이번 현상은 단순히 집값 하락의 문제가 아니다. 뉴질랜드 사회가 오랫동안 당연하게 여겨왔던 '집값은 계속 오른다'는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되면서, 개인의 삶과 가족 관계에도 예상치 못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집값이 급등하기보다는 완만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재산 분할과 주거 계획을 세울 때도 과거의 기대치를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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