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파산 급증… 최악의 해 되나

기업들의 지급불능(insolvency)이 급증하면서 올해 기업 파산 건수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 파산 전문가는 기업 부실이 단순히 코로나19 이후 정상화되는 과정이 아니라 여러 산업과 지역에서 장기간 이어지는 재정 압박의 결과라며, 높은 수준의 기업 파산이 2027년까지 계속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파산 전문회사 McDonald Vague의 키튼 프롱크(Keaton Pronk)는 지난 8월 뉴질랜드의 기업 지급불능 관련 절차가 274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누적된 기업 지급불능 건수는 2,099건으로,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은 연간 건수를 기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프롱크 전문가는 최근 기업 파산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억제됐던 지급불능 건수가 뒤늦게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는 단순한 현상으로만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여러 산업과 지역에 걸쳐 기업들이 장기간 재정적인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8월 지급불능의 88%가 청산
8월 발생한 기업 지급불능 사례 가운데 88%가 청산(liquidation) 절차와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지급불능 상태에서 진행되는 청산이 53%, 법원 명령에 따른 청산이 35%를 차지했다.
이는 현재 기업들의 어려움이 단순한 일시적인 자금 부족을 넘어 실제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프롱크 전문가는 이런 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기업 지급불능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이 적어도 2027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IRD, 약 100억 달러 세금 체납 문제
기업 부실이 계속되는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로는 국세청(IRD)의 세금 체납 문제가 꼽힌다.

프롱크 전문가는 IRD가 회수해야 할 세금 체납액이 약 100억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코로나19 기간 동안 기업들이 세금이나 기타 부채를 즉시 갚지 못했더라도 정부가 상대적으로 강하게 상환을 압박하지 않았던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당시에는 기업들이 일정 규모의 부채를 누적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 시간을 주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프롱크 전문가는 현재 IRD가 체납된 세금을 적극적으로 회수하려 하고 있지만, 이미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규모 기업들에게는 이것이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때 쌓인 부채가 뒤늦게 문제
특히 일부 기업들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발생한 부채를 아직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기간에는 사업체들이 당장 세금이나 부채를 갚기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상대적으로 상환 압박이 낮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누적된 부채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프롱크 전문가는 IRD가 이제 체납액을 회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수십만 달러에 달하는 세금을 갚아야 하는 소규모 사업체에는 현실적으로 매우 큰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직원이 한두 명 정도인 소규모 사업체가 연간 수십만 달러 수준의 수입을 올리는 상황에서 수십만 달러의 과거 부채를 상환해야 한다면 정상적인 영업을 유지하면서 이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IRD가 해당 부채를 2년 안에 상환하도록 요구할 경우 소규모 사업체가 이를 충당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정 업종 아닌 '전 산업'에서 나타나는 부실
이번 기업 부실 증가가 특정 산업에만 집중된 것도 아니라는 분석이다.
프롱크 전문가는 현재 상황을 두고 특별히 한 업종만 심각하게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기업 부실이 여러 산업과 지역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지역별로 보면 북섬(North Island)의 기업 상황이 남섬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는 경기 둔화와 높은 비용, 누적 부채 및 세금 체납 문제 등이 특정 업종이나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뉴질랜드 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코로나 이후 '정상화' 아닌 장기적인 재정 압박
이번 통계에서 특히 주목되는 점은 기업 지급불능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과정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팬데믹 기간에는 정부 지원과 각종 유예 조치 등의 영향으로 실제로 지급불능 상태에 놓인 기업들이 시장에서 바로 정리되지 않고 생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제 환경이 정상화되고 정부와 IRD가 과거 부채를 적극적으로 회수하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누적됐던 기업들의 재정 문제가 한꺼번에 표면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매출 부진과 운영비 상승, 인건비 및 기타 비용 부담 등이 겹치면서 일부 기업들은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청산 절차에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기업 파산 기록 다시 쓰나
현재까지 2,099건의 기업 지급불능 절차가 진행된 가운데 8월 한 달에만 274건이 발생하면서 올해 전체 규모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만약 현재의 흐름이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뉴질랜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기업 지급불능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전문가들은 올해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 당시 누적된 부채와 IRD의 세금 체납액 회수, 경기와 기업 매출 상황 등을 고려하면 기업 부실이 2027년까지 높은 수준으로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뉴질랜드 기업들이 팬데믹 이후 누적된 부채 문제를 얼마나 빠르게 해결하고, 정부와 IRD가 기업들의 상환 부담을 어떤 방식으로 관리할지가 앞으로 기업 생존율과 고용시장에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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