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가 미국에 무임승차?” 美 국방장관 발언에 파장
- WeeklyKorea
- 21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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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장관 피트 헤그세스(Pete Hegseth)가 뉴질랜드를 향해 “미국 군사력에 무임승차(freeloading)하고 있다”고 발언하면서 외교·안보 분야에서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은 30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안보회의인 샹그릴라 대화(Shangri-La Dialogue)에서 동맹국들의 국방비 지출 문제를 언급하며 뉴질랜드를 포함한 일부 국가들이 미국 안보 체제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더 이상 부유한 동맹국들의 안보를 사실상 보조(subsidise)하는 역할을 계속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발언은 단순히 뉴질랜드만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 헤그세스는 최근 미국의 새로운 안보 기조를 강조하며 아시아·유럽 동맹국들에게 국방비 증액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그는 중국의 군사력 확대와 인도·태평양 지역 긴장을 언급하며 동맹국들이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미국이 앞으로 수조 달러 규모의 군사력 현대화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동맹국들도 국내총생산(GDP)의 더 높은 비율을 국방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 정부는 “동맹도 스스로 방어 비용을 더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내놓고 있다.
뉴질랜드는 전통적으로 국방비 지출이 경제 규모에 비해 낮은 국가로 분류된다. 오랫동안 복지와 보건, 교육 등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 왔으며, 군사력 확대보다는 외교와 국제 협력을 중시하는 노선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상황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중국의 영향력 확대와 태평양 지역 안보 경쟁이 심화되면서 뉴질랜드 정부도 국방 현대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해군 함정 교체, 공군 역량 강화, 사이버 안보 투자 확대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실제로 뉴질랜드 정부는 향후 수년간 국방 예산을 늘리고 군 장비 현대화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다만 미국이나 호주와 비교하면 여전히 국방비 규모는 상당히 작은 편이다.
헤그세스의 발언은 뉴질랜드 내부에서도 논쟁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일부에서는 “현실적으로 뉴질랜드는 미국의 안보 우산 아래 혜택을 받고 있는 만큼 국방비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작은 국가가 미국 수준의 군사력을 갖추는 것은 불가능하며, 뉴질랜드의 강점은 외교와 국제 협력에 있다”고 반박한다.

특히 최근 뉴질랜드는 생활비 위기와 경기 둔화, 공공서비스 예산 압박 등으로 재정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국방비를 대폭 늘리는 것이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이번 발언은 단순한 국방비 논란을 넘어 미국 외교정책 변화의 신호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집권 이후 줄곧 “동맹국도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해 왔다. 유럽의 NATO 회원국들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에도 같은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헤그세스는 이번 연설에서 호주, 일본, 한국, 싱가포르 등의 국방비 확대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국방 지출이 상대적으로 낮은 국가들에 대해서는 보다 강한 압박을 가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뉴질랜드가 미국과의 안보 협력 강화 요구와 독자적인 외교 노선 사이에서 더욱 어려운 선택을 마주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특히 중국이 뉴질랜드 최대 교역국이라는 점에서 안보와 경제 사이의 균형은 계속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한 정치인의 발언을 넘어, 변화하는 국제 질서 속에서 뉴질랜드가 어떤 위치를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다시 던지고 있다. 안보를 위해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할 것인지, 아니면 기존의 외교 중심 노선을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논쟁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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