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이 쓰지만, 덜 얻는다”… 생활비 부담 속 가계 씀씀이 변화
- Weekly Korea EDIT
- 4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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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필품 지출 급증, 여가·소비재는 뒷전

뉴질랜드 가계가 생활비 상승 속에서 ‘더 많이 쓰지만, 덜 얻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키위뱅크(Kiwibank)가 발표한 2025년 9월 분기 소비 지출 보고서(Spending Tracker)에 따르면, 총 지출 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증가했지만, 실제 거래 건수는 오히려 5.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뉴질랜드 가계가 여전히 지출을 최소화하면서도 생필품 중심의 소비에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계, 생필품에 예산 집중… 비필수품 소비 위축”
키위뱅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메리 조 베르가라(Mary Jo Vergara)는 “가계가 여전히 신중한 소비를 이어가고 있으며, 식료품과 공과금 같은 필수 항목에 예산을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슈퍼마켓 지출의 경우, 거래 횟수는 5% 증가했지만 한 번의 장바구니당 지출액이 11.2% 상승했다.
즉, 장을 자주 보더라도 물가 상승으로 인해 한 번의 장보기가 훨씬 비싸진 셈이다.

또한, 전기·수도·지방세 등 공공요금 지출은 1년 새 19.3% 증가하며 생활비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베르가라 이코노미스트는 “식료품과 공공요금이 가계 예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페·미용은 소폭 증가, 의류·신발은 감소
외식 관련 지출에서는 거래 건수는 거의 변함이 없었지만 카페 소비 금액이 5.5% 증가했다. 반면, 의류 및 신발 소비는 금액 기준으로 4.1%, 거래 건수는 6.1% 감소했다.
흥미롭게도 미용·헤어 관련 지출은 금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물가 상승과 서비스 요금 인상 때문으로 보인다.
극장 할인 경쟁, “할인만이 고객을 잡는 힘”
베르가라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영화관들은 주중에도 상시 할인을 내세우며 ‘할인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 결과, 영화관의 총 거래량은 감소하지 않았지만 코로나 이전 수준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녀는 “이 산업은 구조적으로 변화했지만, 할인 마케팅이 관객 유입에 효과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주택 관련 소비 회복 조짐
흥미로운 변화는 주거 관련 소비의 회복 조짐이다.
가구·가전 지출은 전년 대비 3% 증가,
홈 일렉트로닉스(가전)는 6.9% 상승,
건축·리노베이션 관련 지출도 3.8% 증가했다.
베르가라 이코노미스트는 “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주택 시장이 다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지출 증가는 가계가 미래의 주택 거래를 준비하는 신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로 소비 여력 늘어날 가능성”
그녀는 향후 몇 달간 금리 인하와 연말 쇼핑 시즌(블랙프라이데이, 사이버먼데이 등)이 맞물리며 소비가 일부 회복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가계는 여전히 신중하지만, 할인 이벤트가 늘어나면서 일부 소비가 다시 움직일 수 있다. 작년보다 낮은 금리 환경이 가처분소득을 조금이나마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질랜드의 가계는 여전히 생활비 상승과 인플레이션의 압박 속에서 생존형 소비 패턴을 보이고 있다.
비록 금리 인하가 일부 숨통을 틔워줄 수는 있겠지만, “지출은 늘었지만 체감 혜택은 줄어든” 현실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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