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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복용한 무면허 운전자, 정면충돌 후 2명 사망

33세 엄마, 7개월 아기 태우고 시속 117km로 달리다 중앙선 넘어…상대 운전자와 함께 사망


Peta Kerr's vehicle was travelling at about 117km/h when she failed to take a sweeping left-hand bend and crossed the centre line, crashing head on into another car. Source: RNZ
Peta Kerr's vehicle was travelling at about 117km/h when she failed to take a sweeping left-hand bend and crossed the centre line, crashing head on into another car. Source: RNZ

 

마약에 취한 상태에서 무면허로 운전하던 33세 여성이 7개월 된 아기를 차에 태운 채 과속하다가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던 차량과 정면충돌해 운전자 2명이 모두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던 것으로 검시관 조사에서 밝혀졌다.

 

사고는 2024년 1월 28일 오후 5시쯤 크라이스트처치 남쪽 앰벌리(Amberley) 인근 State Highway 1에서 발생했다.

 

검시관 메리앤 보로데일(Mary-Ann Borrowdale)은 최근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 사고 당시 페타 커(Peta Kerr)가 운전하던 차량이 약 시속 117km로 달리고 있었으며, 커브 구간에서 차선을 이탈해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에서 오던 차량과 정면으로 충돌했다고 밝혔다.

 

커 씨는 사고 현장에서 숨졌고, 상대 차량을 운전하던 51세 브라이언 커(Bryan Kerr) 씨도 현장에서 사망했다.

 


두 사람은 성이 같았지만 서로 친족 관계는 아니었다.

 

7개월 아기는 경미한 부상

페타 커 씨의 차량에는 당시 생후 7개월 된 아들이 타고 있었다.

 

아기는 사고 후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다행히 경미한 부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브라이언 커 씨와 페타 커 씨는 모두 충돌로 인한 심각한 외상으로 현장에서 숨졌다.

 

브라이언 커 씨의 차량에 동승했던 오랜 친구 커트 스키너(Kurt Skinner)는 중상을 입고 헬리콥터로 병원에 이송됐다.


 

뒤따르던 세 번째 차량의 운전자는 사고를 피하려다 차량이 옆으로 전복됐지만 다행히 다치지 않았다.

 

사고 직전 심각한 정신적 혼란 상태

검시관 조사에 따르면 페타 커 씨는 사고 당일 크라이스트처치를 떠나 앰벌리로 이동하고 있었다.

 

그녀는 아이의 아버지인 레너드 버튼(Leonard Bourton) 씨에게 자신을 위협하는 사람들이 있으며 아기를 빼앗길까 두렵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사람은 사고 전날부터 밤새 심하게 다툰 것으로 확인됐다.

 

커 씨는 사고 당일 오후에도 버튼 씨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자신의 짐을 Addington의 Kāinga Ora 주택에서 앰벌리로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오후 2시30분쯤에는 자신이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영상과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경찰에 신고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버튼 씨가 경찰에 폭행 사실을 알렸고 경찰이 커 씨에게 연락했지만, 그녀는 자신은 괜찮으며 혼자 있고 싶다고 말했다.

 

구급차도 오후 4시15분쯤 그녀의 집에 도착했지만 커 씨는 의료진에게 돌아가 달라고 했다.

 

그 직후 커 씨는 아기를 카시트에 태우고 차량을 몰고 앰벌리 방향으로 출발했다.


 

혈액에서 메스암페타민 검출

사고 후 실시한 약물 검사에서는 커 씨의 혈액에서 메스암페타민 3.9mg/L가 검출됐다.

 

검시관은 이 수치가 일반적인 오락적 사용 수준의 중앙값보다 약 5.5배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커 씨는 이전에도 약물 남용 문제가 있었으며, 의료 기록에는 복합 PTSD와 불안·우울증, 경계선 성격장애, 약물 남용 및 이와 관련된 정신병적 증상 가능성 등이 기록돼 있었다.

 

과거 자해와 자살 시도 이력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검시관은 이번 사고가 고의적인 자살 시도였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상대 운전자는 피할 기회 없었다

사고 당시 브라이언 커 씨는 카이코우라에서 친구 스키너 씨와 낚시를 한 뒤 크라이스트처치 방향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그는 제트스키 2대를 실은 트레일러를 자신의 1996년형 Toyota Landcruiser에 연결해 운전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이날 오전 카이코우라의 South Bay에서 약 4시간 동안 낚시를 했으며, 낚시 중 대마초를 한 차례 피운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검시관은 브라이언 커 씨의 대마초 사용이 사고 원인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명확히 밝혔다.


 

스키너 씨는 페타 커 씨의 차량이 커브를 돌면서 자신들이 있는 방향으로 중앙선을 넘어오는 것을 봤으며, 브라이언 씨가 차량을 피할 시간 자체가 없었다고 증언했다.

 

사고 당시 도로 상태와 날씨도 양호했으며, Serious Crash Unit 조사 결과 두 차량 모두 사고를 일으킬 만한 기계적 결함은 없었다.

 

무면허에 운전금지 상태까지

조사 결과 페타 커 씨는 운전면허를 취득한 적이 없었으며, 당시 운전 자체가 금지된 상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아이의 아버지는 커 씨가 시력이 좋지 않아 안경을 사용해야 했으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던 과정에서 안경이 파손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진술했다.

 


또한 커 씨가 당시 처방받은 정신건강 관련 약물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았으며 편집증적인 행동을 보였다고 말했다.

 

검시관은 사고 직전 커 씨가 심각한 감정적 혼란 상태에 있었다고 판단했다.

 

검시관 “운전 중 감정적 혼란도 위험요소”

보로데일 검시관은 이번 사고가 단순히 약물 하나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과속, 메스암페타민 영향, 피로, 극심한 감정적 혼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판단했다.

 

특히 운전자가 심각하게 정신적으로 흔들린 상태에서 운전하는 것이 도로 안전에서 충분히 인식되지 않은 위험요소라고 지적했다.


 

감정적으로 극도로 불안정한 상태에서는 위험을 감수하는 행동이나 충동적인 판단이 증가하고, 주변 상황에 대한 인식과 반응속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검시관은 무면허 운전과 약물 복용 상태의 운전, 과속, 피로, 감정적 혼란을 이번 사고의 중요한 위험요인으로 강조했다.

 

무엇보다 페타 커 씨의 행동이 자신의 소중한 아들의 생명까지 쉽게 위험에 빠뜨릴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약물을 복용한 두 운전자…도로 이용자와 입법자 모두 우려해야”

이번 사건에서 두 운전자 모두 약물과 관련된 사실이 확인됐지만, 검시관은 두 사람의 상황이 같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페타 커 씨의 메스암페타민 사용은 사고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반면, 브라이언 커 씨의 대마초 사용은 사고 원인과 관련이 없었다는 것이다.

 

검시관은 두 운전자 모두 약물을 사용했다는 사실 자체가 도로 이용자와 입법자들에게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켜야 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경찰이 최근 도입한 도로변 약물 검사 제도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번 사건은 도로 위에서 단순한 음주운전뿐 아니라 불법 약물 복용과 감정적 불안정, 피로, 과속이 결합할 경우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특히 면허가 없는 상태에서 약물에 취한 채 어린 아기를 태우고 운전한 행동은 본인뿐 아니라 아무런 잘못이 없는 다른 도로 이용자와 가족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경각심을 주고 있다.

 

검시관은 이번 사건에 대해 별도의 공식 권고사항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사고가 남긴 교훈으로 약물운전과 무면허 운전뿐 아니라 극심한 감정적 혼란 상태에서 운전하는 위험성까지 함께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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