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자궁경부암 30세 여성 "뉴질랜드 암 치료는 복권 같아요"
말기 자궁경부암 진단 후 면역항암제만이 남은 치료 옵션

공적 지원 대상 제외돼 약 15만 달러 자비 부담
"암 종류에 따라 지원 여부 달라져… 생명을 돈으로 결정하는 현실"
30세 말기 자궁경부암 환자가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치료제가 있음에도 공적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15만 달러를 직접 마련해야 하는 현실을 토로하며, 뉴질랜드의 암 치료 지원 제도 개선을 호소했다.
칠레 출신인 아일린 암푸에로(Ailien Ampuero) 씨는 "뉴질랜드에서 암 치료를 받을 수 있는지는 복권에 당첨되는 것처럼 운에 달린 것 같다"며 암 종류에 따라 치료 접근성이 크게 달라지는 현행 제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1기에서 말기까지… 1년 만에 급격히 악화
환경공학자인 암푸에로 씨는 6년 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로 이주했으며, 2023년에는 12살 아들 가스톤(Gaston)과 다시 함께 살게 됐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지난해 자궁경부암 1기(Stage 1B2) 진단을 받았다.
수술 이후 병기는 3기(Stage 3C1)로 상향됐고, 불과 3개월 전에는 4기(Stage 4B) 판정을 받으며 완치가 불가능한 상태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녀는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받았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고, 이후 대수술까지 받았음에도 암은 계속 진행됐다.
현재는 종양이 큰 정맥을 압박하면서 다리에 혈전이 생겨 극심한 통증과 보행 장애, 신경 손상까지 겪고 있다.
마지막 희망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현재 암푸에로 씨에게 남아 있는 치료법은 면역항암제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상품명 키트루다(Keytruda))뿐이다.
키트루다는 일부 암 환자에게는 뉴질랜드 정부의 약값 지원기관 파막(Pharmac)을 통해 지원되지만, 자궁경부암 환자는 지원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녀의 경우 제약사의 할인 혜택을 적용받더라도 치료비는 약 15만 뉴질랜드달러에 달한다. 이는 기존 약값 약 34만 달러에서 낮아진 금액이다.
암푸에로 씨는 "왜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치료를 받을 수 있는지가 암의 종류와 정부 지원 여부에 따라 결정돼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같은 약이라도 어떤 암에는 지원되고, 어떤 암에는 지원되지 않습니다. 치료제가 존재하지만 지원되지 않는다면 결국 엄청난 돈을 모을 수 있는 사람만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치료비 모금했더니 복지 지원 끊겨
암푸에로 씨는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온라인 모금(Givealittle)을 진행하고 있지만,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도 겪고 있다.
모금된 치료비가 본인 계좌에 있는 현금 자산으로 간주되면서 뉴질랜드 복지부(Work and Income)의 추가 생계지원(Temporary Additional Support)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그녀는 "누군가를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라 질병과 복지, 의료 지원 제도가 서로 얽히면서 얼마나 복잡한 상황이 되는지 직접 경험하게 됐다"고 말했다.
Pharmac "모든 신청은 동일한 기준으로 심사"
파막의 자문·평가 책임자인 데이비드 휴즈(Dr David Hughes) 박사는 모든 의약품 지원 신청은 동일한 절차를 거쳐 공정하게 심사된다고 설명했다.
의약품은 전문 자문위원회의 임상 평가를 거쳐 효과와 비용 대비 가치, 환자에게 미치는 건강 개선 효과, 다른 치료제와의 우선순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지원 여부가 결정된다.

또한 현재 지원 대상이 아니더라도 환자의 상황이 매우 예외적이라고 판단될 경우 '개별 환자 의약품 평가 제도(Named Patient Pharmaceutical Assessment·NPPA)'를 통해 별도 지원 여부를 심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모금 목표의 16% 달성
암푸에로 씨를 돕기 위해 개설된 Givealittle 모금 페이지에는 현재까지 2만4000달러가 모였다.
이는 목표 금액인 15만 달러의 약 16% 수준으로, 치료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상당한 금액이 필요한 상황이다.

교민들이 알아둘 점
뉴질랜드에서는 많은 암 치료제가 공적 지원을 받고 있지만, 지원 여부는 암의 종류와 병기, 임상 근거, Pharmac의 지원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동일한 치료제라도 모든 환자가 지원받는 것은 아니며,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환자가 치료비를 직접 부담하거나 NPPA(개별 환자 의약품 평가)를 통해 예외 적용을 신청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번 사례는 뉴질랜드 의료 시스템의 높은 수준과 별개로, 고가 신약의 접근성과 공적 지원 기준을 둘러싼 논의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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