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처럼 접는 아이폰 ‘Duo’, NZ$4,199부터

여권 닮은 폴더블 ‘Duo’…7.6인치 화면에 Apple Pencil 지원, 애플의 새로운 성장동력 될까
애플이 마침내 폴더블 아이폰을 공개했다.
애플은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회사 최초의 폴더블 스마트폰 ‘iPhone Duo’를 선보였다. 아이폰에 폴더블 기술이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2017년 아이폰 X에서 물리적인 홈 버튼을 없앤 이후 가장 큰 디자인 변화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이번 발표는 특히 존 터너스(John Ternus) 신임 애플 CEO가 취임 후 처음 주도한 아이폰 공개 행사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끌었다.
Duo는 접었을 때 마치 여권과 비슷한 형태를 갖는다. 둥근 모서리의 직사각형 디자인으로, 접은 상태에서는 전면의 작은 화면을 일반 스마트폰처럼 사용할 수 있으며 펼치면 가로 방향의 7.6인치 대형 디스플레이가 나타난다.
애플은 펼친 상태에서 Duo가 자사의 가장 얇은 아이폰이라고 강조했다.
‘아이폰이 태블릿처럼’…생산성에 초점
애플이 Duo에서 가장 강조한 부분은 단순히 화면을 크게 만드는 데 있지 않다.
대형 화면을 활용해 여러 앱과 창을 동시에 띄울 수 있는 멀티태스킹 기능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화상회의를 하면서 메시지를 확인하거나, 웹사이트 두 개를 동시에 열어 가격을 비교하는 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애플은 발표 행사에서 Zoom과 Slack을 활용한 업무 환경을 직접 시연하며 Duo를 단순한 고가 스마트폰이 아니라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는 업무용·생산성 기기로 포지셔닝했다.
또한 Apple Pencil을 지원하면서 기존 아이패드에서만 가능했던 일부 작업을 아이폰에서도 할 수 있도록 했다.
애플의 설명대로라면 Duo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사이의 경계를 좁히는 제품인 셈이다.

애플이 만든 ‘힌지’와 티타늄 바디
폴더블 스마트폰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혀 온 부분은 접히는 화면과 힌지의 내구성이다.
애플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체 설계한 힌지와 티타늄 바디, 두 개의 디스플레이가 일관된 화면 비율을 유지하는 구조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존 터너스 CEO는 기존 폴더블폰들이 스크롤이나 동영상 감상 등 일상적인 작업에서 불편하다고 지적하면서 Duo가 주머니 속에서 아이패드에 가까운 사용 경험을 제공하도록 설계됐다고 강조했다.
Duo에는 새로운 A20 칩과 애플이 자체 설계한 C2 모뎀도 탑재된다. C2 모뎀은 애플이 그동안 의존해온 퀄컴의 무선통신 칩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뉴질랜드에서는 4,199달러부터
뉴질랜드 소비자들에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가격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 Duo는 미국에서 US$1,999부터 판매되며, 뉴질랜드 공식 가격은 NZ$4,199부터다. 2TB 최고 사양은 NZ$6,599에 달한다.
Duo의 뉴질랜드 출시는 10월 23일로 예정돼 있다.
고급 노트북이나 태블릿을 여러 대 구입할 수 있는 수준의 가격인 만큼, 일반 소비자보다는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얼리어답터나 업무상 대형 화면을 필요로 하는 사용자들이 우선적인 구매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 18 프로도 가격 올라
애플은 폴더블 Duo와 함께 일반적인 바(Bar) 형태의 아이폰 18 프로와 아이폰 18 프로 맥스도 공개했다.
미국 가격은 각각 US$1,199와 US$1,299부터 시작한다. 전작인 아이폰 17 프로 및 프로 맥스보다 각각 100달러씩 오른 가격이다.
뉴질랜드에서 아이폰 18 프로는 NZ$2,549부터 시작한다.
새로운 프로 모델에는 애플의 A20 Pro 칩이 탑재된다. 특히 인공지능 기능을 아이폰 자체에서 보다 원활하게 실행할 수 있도록 성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카메라 기능도 개선됐다. 움직이는 피사체를 자동으로 추적하는 스마트 포커스 트래킹 등을 지원해 스포츠 경기나 자녀의 활동을 촬영할 때 활용도를 높였다.

프로 맥스의 경우 최대 45시간의 동영상 재생이 가능하며 충전 속도도 개선됐다.
AI 경쟁에서는 ‘성능’보다 ‘개인정보 보호’
애플은 이번 행사에서 인공지능(AI)도 주요 화두로 삼았다.
특히 경쟁사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개인정보 보호를 강조했다.
존 터너스 CEO는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가 가능한 경우 기기 자체에서 AI 작업을 처리한다고 설명하면서 사용자의 개인정보가 외부로 넘어가 저장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강조했다.
새롭게 개선된 Siri는 출시 시점에 약 30만 개의 앱과 연동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애플은 밝혔다.
이는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음성비서에서 벗어나 사용자의 실제 스마트폰 사용을 대신 처리하는 ‘개인 AI 비서’로 Siri를 발전시키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다만 AI 분야에서는 구글과 삼성전자 등 경쟁사들이 이미 생성형 AI와 스마트폰의 결합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는 점에서 애플이 얼마나 빠르게 격차를 좁힐 수 있을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AI로 만든 사진 구별하는 기능도 도입
애플은 AI로 만들어지거나 조작된 이미지가 급증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도 공개했다.
아이폰 18 프로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의 진위를 확인할 수 있도록 ‘Apple Reference Image’라는 새로운 표준을 도입하고, AI 생성·편집 이미지 식별을 위한 업계 표준인 SynthID도 지원한다고 밝혔다.
다만 Apple Reference Image 기능은 유럽연합(EU)과 중국에서는 제공되지 않는다.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진짜 사진과 AI로 생성된 이미지를 구별하기 어려워지는 가운데, 애플이 사진의 출처와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에 직접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에어팟도 가격 낮춰 새롭게 출시
이날 발표에서는 아이폰뿐만 아니라 에어팟과 애플워치 신제품도 공개됐다.
새로운 에어팟은 US$129부터 시작하며, 애플의 보급형 라인에서도 처음으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기능을 지원한다.
US$149 모델에는 무선 충전과 이어버드 스템을 위아래로 쓸어 올리거나 내리는 방식의 볼륨 조절 기능 등이 추가된다.
애플워치 시리즈 12와 애플워치 울트라 4도 공개됐다. 새 모델들은 심박수와 운동·회복 상태 등을 보다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도록 센서와 애플 실리콘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구글보다 늦었지만…시장 판도 바꿀까
애플이 폴더블폰을 내놓은 것은 경쟁사보다 상당히 늦은 시점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2019년부터 폴더블 스마트폰을 판매해 왔으며, 화웨이와 모토로라, 구글 등도 다양한 폴더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동안 폴더블폰은 화면 중앙의 접힘 자국과 내구성, 배터리, 높은 가격 등의 문제로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는 틈새제품에 머물렀다.
그러나 애플은 오히려 이 점을 기회로 삼고 있다.
경쟁사들이 수년간 시장을 개척하고 시행착오를 겪는 동안 애플은 제품의 완성도를 높인 뒤 시장에 진입하는 이른바 ‘애플식 후발주자 전략’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들은 애플의 브랜드 영향력과 막대한 아이폰 사용자 기반을 고려할 때 Duo가 출시되면 상당한 수요가 몰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부 분석기관은 애플이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터너스 CEO에게도 중요한 시험대
이번 Duo 출시는 새로운 CEO 존 터너스에게도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팀 쿡 전 CEO가 공급망 관리와 아이폰 생태계 확대, 서비스 사업 등을 통해 애플을 세계적인 소비자 기술기업으로 성장시켰다면, 터너스에게는 아이폰 이후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그 첫 번째 답이 바로 폴더블 아이폰인 셈이다.
애플의 아이폰 사업은 여전히 회사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인 비중을 갖고 있다. 따라서 아이폰 판매가 정체되거나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성숙기에 접어들 경우 새로운 제품군을 만들어내는 것이 애플의 장기적인 성장에 중요하다.

Duo가 단순히 4,000달러가 넘는 고가의 틈새상품으로 끝날지, 아니면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낼지는 앞으로 소비자들의 반응에 달려 있다.
특히 뉴질랜드에서는 NZ$4,199라는 높은 진입 가격이 구매를 망설이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애플이 과거 아이폰과 애플워치, 에어팟을 통해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를 대중화했던 것처럼 폴더블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한다면,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 구도 자체가 다시 한번 바뀔 수 있다.
애플이 늦게 시작한 ‘접는 아이폰’이 폴더블폰 시장의 끝을 보여주는 제품이 될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제품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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