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온라인 다이빙 장비 사용하다 익사
검시관 “수입 금지” 권고

58세 남성 마나섬 인근서 숨져
경찰 잠수 전문가 “위험한 시스템”
뉴질랜드에서 온라인으로 구입한 저가형 수중 호흡 장비를 사용하던 남성이 익사한 사건과 관련해 검시관이 해당 장비의 뉴질랜드 수입을 금지할 것을 권고했다.
로어헛에 거주하던 58세 셩웨이 차오(Shengwei Cao) 씨는 지난 2023년 3월 5일 카피티 코스트의 마나섬(Mana Island) 인근에서 프리다이빙을 하던 중 숨졌다.
사망 당시 차오 씨가 사용했던 장비는 최근 온라인에서 구입한 Wolach 919 Surface Supplied Breathing Unit이었다.

이른바 ‘후카(hookah)’ 방식의 무탱크 수중 호흡 시스템으로, 별도의 산소통이나 공기통을 등에 메는 대신 수면 위에 있는 펌프가 호스를 통해 다이버에게 공기를 공급하는 장비다.
이 장비를 사용하면 보다 깊은 곳까지 잠수할 수 있지만, 이번 사건 조사 과정에서 경찰 잠수 전문가가 장비를 직접 시험한 결과 특정 깊이에서 공기를 제대로 끌어오기 어려운 문제가 발견됐다.
검시관은 해당 장비가 사고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하고 수입 금지를 권고했다.
사망 전날 욕조에서 직접 시험
차오 씨는 약 5~6년 동안 프리다이빙을 해온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사고 전 새로 구입한 Wolach 919를 시험했으며, 사망 전날 욕조에서 장비를 테스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당일인 3월 5일에는 친구들과 함께 마나 보트클럽에서 만나 마나섬으로 이동했다.
오전 11시 30분쯤 차오 씨는 다른 일행이 스쿠버다이빙을 하는 동안 처음으로 해당 장비를 바다에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약 10~15분 뒤 다시 보트로 돌아왔다.
그는 친구 첸 쿠(Chen Koo)에게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 같고 배멀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차오 씨가 물 밖으로 나오는 과정에서 친구의 도움까지 받아야 했는데, 조사 보고서는 평소 프리다이빙 경험이 있던 차오 씨에게는 이 같은 상황이 이례적이었다고 밝혔다.
약 10분 후 상태가 나아졌다고 느낀 차오 씨는 다시 물속으로 들어갔다.
이번에는 보트에서 약 30m 떨어진 곳에서 혼자 잠수했다.
“공기가 부족하다고 느껴 공황에 빠질 수 있어”
이후 친구가 차오 씨를 불렀지만 대답이 없었고, 물 위에는 기포만 보였다.
친구는 지나가던 다른 보트에 도움을 요청했다.

윌리엄 롱고아(William Rongoa)와 그의 아들 리치먼드 맥길(Richmond McGill)이 현장으로 접근해 수심 약 5m 지점에서 차오 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차오 씨는 부표에 연결된 상태였으며, 머리 옆에는 호흡용 마우스피스가 놓여 있었다.
당시 장비의 펌프는 여전히 작동하고 있었다.
법의병리학자인 주디 멜리넥 박사는 사망 원인을 익사로 판단했다. 여기에 감압과 관련된 합병증과 심혈관 질환이 사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경찰 국가잠수대(National Dive Squad) 전문가는 사고에 사용된 Wolach 장비를 직접 시험했다.
그 결과 약 4.5~5m 깊이에서 공기를 흡입하기가 특히 어려웠다.
보고서는 이 장비의 압력 변화와 컴프레서 작동 방식 때문에 다이버가 공기가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공황 상태가 발생하거나 체내 이산화탄소가 축적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해당 장비를 “위험한 시스템”이라고 평가했다.
장비 외에도 여러 위험 요소 발견
검시 과정에서는 차오 씨가 장비뿐 아니라 여러 가지 위험한 잠수 조건에 놓여 있었던 사실도 확인됐다.
그는 잠수 당시 다이브 컴퓨터, 잠수표 또는 수심계 등을 사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쉽게 풀어낼 수 없는 하네스 두 개와 웨이트 벨트를 착용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상당한 음성부력을 가진 상태였고, 긴급 상황에서 무게를 버리고 수면으로 떠오르기도 어려웠던 것으로 조사됐다.
무엇보다 차오 씨는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호소한 뒤 다시 물속으로 들어갔으며, 두 번째 잠수에서는 혼자 다이빙하고 있었다.

검시관은 위험한 호흡 장비 사용, 몸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의 잠수, 혼자 다이빙한 점, 부력 관리 문제 등이 사망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판단했다.
검시관 “해당 제품 수입 금지해야”
검시관 A H 스틸은 이번 사망을 사고사(accidental death)로 결론 내렸다.
그러면서 향후 비슷한 사고를 막기 위한 여러 가지 조치를 권고했다.
우선 Wolach 919의 뉴질랜드 수입을 금지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기업혁신고용부(MBIE)가 이와 유사한 ‘탱크리스 후카’ 방식의 수중 호흡 장비 전체를 검토해 소비자에게 어떤 위험이 있는지 평가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WorkSafe, Coastguard, Maritime New Zealand, Water Safety New Zealand 등 관련 기관들이 참여하는 수상 안전 캠페인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차오 씨는 화가(painter)로 일했으며, 사망 후 발표된 장례 공지에 따르면 아내와 자녀, 두 명의 손주를 남겼다.
MBIE “추가 평가 필요”
검시관의 권고에 대해 MBIE는 즉각적인 수입 금지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MBIE 소비자서비스 담당 매니저 사이먼 갤러거는 해당 제품뿐 아니라 유사 제품 전체의 시장 규모와 소비자 위험, 현재 적용 가능한 규제 및 향후 규제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사건 이후 곧바로 유사 제품 전체의 판매나 수입이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한편 사고에 사용된 Wolach 919 제품은 현재 온라인 판매처에서 더 이상 확인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값싼 온라인 장비, 안전성 확인이 먼저
이번 사건은 온라인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수상레저 장비라고 해서 반드시 안전성이 검증된 제품이라는 의미는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다이빙 장비는 작은 결함이나 성능 차이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다이빙을 할 경우 자신의 경험 수준에 맞는 장비를 사용하고, 장비의 작동 원리와 안전성을 충분히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몸 상태가 좋지 않거나 장비에 이상이 느껴질 경우에는 잠수를 중단해야 하며, 혼자 잠수하는 것은 사고 발생 시 구조 요청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이번 사건에서처럼 물속에서 장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공포와 혼란이 빠르게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싸게 구입할 수 있는가”보다 “안전하게 검증된 장비인가”가 훨씬 중요한 기준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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