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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체 1년 새 3,000곳 문 닫았다

New figures show 2900 hospitality businesses ceased trading altogether in the past year.
New figures show 2900 hospitality businesses ceased trading altogether in the past year.

  • 경기침체·소비 위축에 식당·카페 줄줄이 폐업

  • 외식업 청산 42% 급증

 

뉴질랜드의 외식업계가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하고 있다. 최근 1년 동안 문을 닫은 호텔·레스토랑·카페·테이크어웨이 등 호스피탤리티(hospitality) 업체가 약 3,000곳​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평가회사 센트릭스(Centrix)가 발표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지난 12개월 동안 영업을 중단한 호스피탤리티 업체는 2,900곳​으로, 전년보다 약 40% 증가했다.

 

이와 함께 422개 호스피탤리티 업체가 청산(liquidation) 절차에 들어갔으며, 이는 전년 대비 42% 증가​한 수치다.

 

특히 테이크어웨이 음식점의 청산이 무려 143% 급증하면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업종 가운데 하나로 나타났다.

 

외식업계에서는 경기침체와 소비 위축, 코로나19 이후 누적된 부채, 식재료와 임금·전기료 상승 등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식당·카페·테이크어웨이 모두 ‘빨간불’

지난 1년간 호스피탤리티 업계의 청산 증가세는 업종 전반에서 나타났다.

 

레스토랑 청산은 전년 대비 43% 증가했고, 카페 청산도 27% 늘었다. 가장 심각한 증가율을 보인 것은 테이크어웨이 음식점으로, 청산 건수가 전년보다 143% 급증했다.

 

센트릭스에 따르면 호스피탤리티 업계의 전체 부실률은 뉴질랜드 일반 기업 평균보다 3.3배 높은 수준이다.

 

전체 업종을 살펴봐도 기업들의 어려움은 여전하다. 지난 12개월 동안 뉴질랜드에서는 총 3,092개 기업이 청산 절차에 들어갔으며, 이는 전년보다 14% 증가​한 것이다.

 

7월 한 달 동안 발생한 기업 지급불능 사례도 30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76건보다 늘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이 전체 기업 지급불능 사례의 28%를 차지해 가장 큰 비중을 보였고, 부동산 임대 및 장비 대여업이 13%, 호스피탤리티 업계가 11%​를 차지했다.

 

지난 1년 동안 청산된 건설업체는 764곳이었다.

 

소매업 역시 상황이 좋지 않았다. 소매업 청산은 전년 대비 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줄이는 것이 외식”

센트릭스의 모니카 레이시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소비자들의 지출 감소가 외식업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 가계가 가장 먼저 줄이는 지출 가운데 하나가 외식이라고 설명했다.


 

매주 외식을 하던 소비자가 한 달에 한 번만 식당을 찾게 되는 식으로 소비 패턴이 바뀌면서 외식업체들이 곧바로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사람들은 지출을 줄이고 현금을 보유하려 한다”며 “소비자 신뢰가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식업은 특히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외식업은 생활필수품과 달리 소비자가 지출을 쉽게 줄일 수 있는 대표적인 업종이다.

 

식료품과 주택비, 전기료, 보험료 등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가계는 외식과 카페 방문, 테이크어웨이 주문 등을 줄이는 방식으로 예산을 조정하게 된다.

 

코로나19 빚에 식재료·임금·전기료까지 상승

뉴질랜드 레스토랑협회(Restaurant Association)의 니콜라 월드런(Nicola Waldren) 사무총장은 청산 비율만 보면 1.3%가 작은 숫자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폐업이 사업주와 직원, 지역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나타나는 청산 통계가 단순히 최근 몇 달의 문제가 아니라 코로나19 이후 수년간 누적된 어려움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많은 외식업체들은 코로나19 이후 매출을 회복하는 동시에 당시 발생한 부채를 갚아야 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식재료 가격과 인건비, 에너지 비용, 각종 규제 준수 비용 등이 계속 상승하면서 충분한 회복 시간을 갖지 못했다.

 

여기에 고객들의 소비까지 위축되면서 일부 업체들은 결국 영업을 지속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월드런은 “대부분의 외식업체는 여전히 영업을 계속하며 변화에 적응하고 있지만, 일부 사업자들에게는 코로나 이후 쌓인 부채를 회복할 수 있는 충분한 여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7월 매출 7.8% 증가… 회복 신호일까?

다만 외식업계에 긍정적인 신호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7월 호스피탤리티 업계 매출은 전년 같은 달보다 7.8% 증가했다. 이는 최근 들어 가장 강한 월간 성장세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한 달간의 매출 증가만으로 외식업 경기가 회복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전히 많은 업체가 코로나19 이후 발생한 부채를 안고 있고, 소비자들의 지출 여력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외식업계의 본격적인 회복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소비자 신뢰와 고용시장 개선, 가계의 실질 소득 증가 등이 함께 나타나야 한다고 보고 있다.


 

웨스트팩(Westpac)의 켈리 에크홀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외식업 상황이 본격적으로 좋아지기 위해서는 실업률이 하락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고용시장이 개선되고 가계가 안정적인 소득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해야 소비자들이 다시 외식과 여가 지출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겨울은 원래 힘든데 경기까지 악화”

기업 청산 전문가들은 계절적인 요인도 외식업계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McDonald Vague의 지급불능 전문가 키턴 프롱크(Keaton Pronk)는 겨울철이 일반적으로 외식업계에서 가장 어려운 시기 중 하나라고 말했다.

 

추운 날씨와 경기침체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소비자들이 외식 지출을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국세청(IRD)의 세금 체납 회수 강화도 일부 기업에는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프롱크는 세금 부채가 있는 기업이 국세청과 분할 납부 약정을 맺고 있더라도 현금 흐름이 악화돼 약정금을 제때 납부하지 못하면 곧바로 채무 불이행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출이 줄어든 상황에서 임대료와 임금, 세금, 식재료 비용까지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소규모 외식업체들에게 현금 흐름은 생존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가계도 여전히 ‘빚과의 싸움’

기업뿐 아니라 뉴질랜드 가계의 재정 상황 역시 완전히 안정된 것은 아니다.

 

센트릭스 자료에 따르면 전체 소비자 연체율은 10.74%로 상승했으며, 약 42만4,000명​이 각종 상환금을 연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1.22%로, 약 2만 건에 가까운 주택대출이 연체 상태에 있었다. 다만 이는 1년 전보다는 12% 감소한 수치로, 주택대출 부문에서는 일부 개선 조짐이 나타났다.

 

또 현재 90일 이상 장기 연체 상태인 소비자 가운데 약 6만9,000명은 세입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가계 대출도 감소세를 보였다.

 

7월 분기 전체 신규 가계 대출은 전년보다 10.5% 감소했으며, 신규 주택담보대출 승인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6% 줄었다.

 

반면 차량을 담보로 하는 대출 증가 등에 힘입어 비주택담보대출은 전년 대비 4.9% 증가했다.


 

현재 금융기관에 재정적 어려움(financial hardship)을 신고한 계좌는 약 1만4,000개​로, 전월보다 450개 증가했다.

 

다만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3% 낮은 수준이다.

 

금리 다시 오르면 또 다른 부담

센트릭스는 전반적인 신용 환경이 1년 전보다는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앞으로 금리가 다시 상승할 경우 가계와 기업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니카 레이시 COO는 겨울철 전기료 상승이 이미 많은 가계에 예상보다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높은 전기요금 때문에 일부 가계는 한 달 동안 다른 청구서를 미루고 전기료를 우선 납부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추가로 상승하면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줄어들고, 결국 외식과 쇼핑 같은 선택적 소비가 다시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레스토랑과 카페, 테이크어웨이 업계에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

 

“살아남은 업체도 아직 안심할 수 없다”

최근 통계는 뉴질랜드 외식업계가 단순한 일시적 침체를 넘어 장기간 누적된 비용 부담과 소비 위축의 후폭풍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전체 업계가 무너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외식업체는 변화하는 소비 패턴에 맞춰 메뉴와 가격을 조정하고, 비용 절감과 새로운 서비스 도입을 통해 생존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19 이후 쌓인 부채와 높은 운영비를 안고 있는 업체들이 소비 회복을 기다릴 여유를 갖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년간 약 3,000개의 호스피탤리티 업체가 사라졌다는 숫자는 단순한 기업 통계를 넘어 수많은 사업주와 직원, 그리고 지역 상권의 변화와 직결된다.

 

전문가들은 고용시장 회복과 소비자 신뢰 개선이 외식업계 회복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물가와 생활비 부담이 계속되고 금리까지 다시 상승할 경우, 뉴질랜드 외식업계의 ‘마지막 주문’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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