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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링턴 대지진이 온다면”…도로 80% 사실상 마비

규모 7.5 지진 발생 시 웰링턴 외곽 이동길 ‘뚝’…3개월 뒤에도 탈출 교통 49% 차질


The Wellington Fault line. Source: RNZ
The Wellington Fault line. Source: RNZ

 

수도 웰링턴에서 규모 7.5의 강진이 발생할 경우 도시를 오가는 도로 교통망이 수개월 동안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지진 직후 웰링턴에서 외부로 빠져나가는 이동의 82%가 사실상 불가능해질 수 있으며, 3개월이 지난 뒤에도 정상적인 이동이 어려운 상황이 상당 부분 이어질 것으로 분석돼 대규모 재난에 대비한 도로 인프라 강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Disaster Risk Reduction에 게재된 것으로, 웰링턴 단층에서 규모 7.5의 지진이 발생하는 상황을 가정해 도로망과 교통 흐름을 시뮬레이션했다.


 

연구진은 과거 연구에서 제시된 지진 피해 예상 자료를 바탕으로 주요 도로가 끊기는 상황을 설정한 뒤 운전자 반응 시간과 교통 정체 정도 등을 반영해 지진 이후 차량 이동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분석했다.

 

지진 직후 웰링턴 진입 68%, 탈출 82% 불가능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진 발생 직후 첫 3일 동안 웰링턴 지역으로 들어가는 차량 이동의 약 68%가 불가능해지고, 웰링턴에서 외부로 나가는 이동은 무려 82%가 어려워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피해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은 Lower Hutt와 Wellington City였다. 주요 도로가 곳곳에서 차단되면서 차량들이 이용할 수 있는 우회로가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시뮬레이션에서는 State Highway 1의 여러 구간을 비롯해 Hutt Road, Grant Road, Curtis Street, Chaytor Street 등 주요 도로가 폐쇄되는 상황이 반영됐다.

 

도로가 막히면서 통행이 가능한 일부 차량들은 도시 내부의 우회도로로 몰리게 되고, 이에 따라 정상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차량조차 평소보다 훨씬 긴 시간을 도로에서 보내게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3개월 지나도 웰링턴 탈출길 절반 가까이 막혀

더 우려스러운 부분은 시간이 지나도 교통망이 빠르게 정상화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연구진의 시뮬레이션에서는 지진 발생 3개월 후에도 웰링턴으로 들어가는 이동의 약 25%, 웰링턴에서 빠져나가는 이동의 약 49%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즉, 지진 직후의 극심한 교통 마비는 어느 정도 완화되더라도 웰링턴과 외부 지역을 연결하는 핵심 교통망의 상당 부분이 장기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시뮬레이션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실제 대형 재난이 발생하면 많은 사람들이 교통 체증이나 도로 파손을 예상해 차량 이용 자체를 포기하거나 이동 시점을 늦출 가능성이 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교통 수요가 일정하게 유지된다고 가정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제 상황에서는 일부 교통 정체가 연구 결과보다 심하거나 반대로 사람들이 이동을 포기하면서 차량 수가 줄어들 수도 있다.

 

“도로망 복원력에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단순히 지진 이후 교통체증을 예측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재난 발생 전에 어떤 도로를 우선적으로 보강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자료라고 강조했다.


 

특히 웰링턴처럼 지리적으로 이동 경로가 제한된 지역에서는 일부 핵심 도로가 끊기는 것만으로도 도시 전체의 접근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요 교통축의 내진성과 복구 능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연구진은 재난 이후 교통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전 계획, 교통 수요 관리, 핵심 도로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웰링턴 교민들도 ‘가족 비상계획’ 점검해야

이번 연구는 웰링턴에 거주하는 교민들에게도 현실적인 경고가 될 수 있다.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면 단순히 건물 피해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출퇴근, 자녀 등하교, 병원 방문, 식료품 구입, 가족 간 이동 등 일상적인 생활 자체가 장기간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웰링턴 지역에서는 도로가 끊길 경우 다른 도시로 차량을 이용해 이동하는 것 역시 쉽지 않을 수 있어, 재난 발생 직후에는 무리하게 이동하기보다 가족이 어디에서 만나고 어떻게 연락할 것인지 미리 정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국가재난관리청(NEMA) 역시 지진과 같은 재난에 대비해 가정별 비상계획을 마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지진이 발생하면 기본적으로 ‘엎드리고(Drop), 몸을 숨기고(Cover), 붙잡기(Hold)’ 원칙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해안 지역에서 오래 지속되거나 강한 지진을 느꼈다면 쓰나미 가능성에 대비해 즉시 높은 곳이나 가능한 한 내륙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번 연구가 보여주는 가장 큰 교훈은 지진 자체뿐 아니라 지진 이후 ‘이동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웰링턴에 거주하는 가정이라면 비상식량과 물, 손전등, 배터리, 응급용품 등을 준비하는 것과 함께 가족 연락망과 대피 장소, 차량을 이용할 수 없을 때의 이동 방법까지 미리 논의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참고: 이번 연구는 특정 시점에 실제 지진이 발생할 확률을 예측한 것이 아니라, 웰링턴 단층에서 규모 7.5의 강진이 발생한다는 가정 아래 도로망의 취약성을 시뮬레이션한 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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