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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휴가가 게으름?' 발언 역풍

7월 23일
2분 분량

스튜어트 내시, NZ First 의원 후보직 전격 사퇴


Winston Peters and Stuart Nash. (Source: 1News)
Winston Peters and Stuart Nash. (Source: 1News)

출산휴가를 사용한 여성 국회의원을 '게으르다'고 비난해 성차별 논란을 일으킨 스튜어트 내시(Stuart Nash)가 결국 뉴질랜드제일당(New Zealand First)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크리스토퍼 럭슨 총리도 "어떤 정부에서도 장관으로 임명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으며 정치권의 비판이 이어졌다.



하루 만에 후보직 사퇴

뉴질랜드제일당(NZ First) 대표 윈스턴 피터스(Winston Peters)는 23일 밤 자신의 SNS를 통해 "스튜어트 내시가 후보직 사퇴 의사를 밝혔으며 이를 받아들였다"고 공식 발표했다.


내시는 오는 총선에서 네이피어(Napier) 지역구 후보로 출마할 예정이었다.


논란의 문자 "출산휴가 쓰고도 게으른 의원"

논란은 내시가 지난 7월 14일 전 법무장관 크리스 핀레이슨(Chris Finlayson)에게 보낸 문자메시지가 공개되면서 시작됐다.



그는 국민당(National Party) 소속 네이피어 지역구 의원 케이티 나이먼(Katie Nimon)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적었다.


"케이티는 9개월 동안 유급 출산휴가를 쓰고, 일주일 일한 뒤 또 한 달을 쉬었다. 내가 본 의원 중 가장 게으르다. 좋은 사람이지만 지역구 의원의 힘든 업무에는 맞지 않는다."


이 내용은 핀레이슨이 진행하는 정치 팟캐스트에서 공개되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사과 대신 "업적으로 평가받고 싶다"

논란이 커진 뒤에도 내시는 즉각 사과하지 않았다.


그는 성명을 통해 "선거는 누가 지역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했는지 경쟁하는 것"이라며 "나의 업적과 근면함으로 평가받고 싶다"고 밝혔다.


또 자신이 노동당(Labour) 정부 시절 유급 출산휴가 확대 법안을 추진했던 점을 언급하며, 부모 역할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해명은 비판 여론을 잠재우지 못했다.


Text message (left) and Stuart Nash (right, file). (Source: 1News)
Text message (left) and Stuart Nash (right, file). (Source: 1News)

럭슨 총리 "명백한 성차별"

크리스토퍼 럭슨(Christopher Luxon) 총리는 SNS를 통해 강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내시가 실제로 사퇴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내가 이끄는 어떤 정부에서도 장관으로 임명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여러 차례 부적절한 행동을 보여왔으며, 이번 발언 이후에도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럭슨 총리는 "모든 여성들이 이번 발언이 성차별적이고 매우 부적절하다는 것을 알 것"이라며 "출산휴가는 게으름이 아니라 중요한 부모의 권리"라고 강조했다.


"아이 키우는 것이 얼마나 힘든데…"

당사자인 케이티 나이먼 의원은 처음에는 "웃음이 나왔다"고 말했지만, 발언이 "분명한 성차별"이라고 비판했다.


그녀는 출산 후 약 10주 만에 지역구 업무를 파트타임으로 재개했고, 6개월 후에는 웰링턴 의회 업무에도 복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기를 키우면서도 지난 3년 동안 스튜어트 내시가 9년 동안 한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해냈다"고 반박했다.


여야 정치권 한목소리 비판

이번 발언은 정당을 가리지 않고 비판을 받았다.


  • 니콜라 윌리스(Nicola Willis) 재무장관은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 리더 역할을 할 수 없다는 생각은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다.

  • 크리스 비숍(Chris Bishop) 국민당 의원은 "케이티는 내가 아는 의원 가운데 가장 성실한 사람"이라며 SNS에서 내시를 강하게 비난했다.

  • 크리스 힙킨스(Chris Hipkins) 노동당 대표도 "출산휴가는 결코 쉬는 시간이 아니다. 아이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안다"고 말했다.

  • 마라마 데이비슨(Marama Davidson) 녹색당 공동대표 역시 "여성을 깎아내리는 발언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반복되는 구설수

스튜어트 내시는 노동당 정부에서 장관을 지냈지만, 2023년 정부 기밀을 후원자에게 유출한 사실이 드러나 장관직에서 해임된 바 있다.


이후 노동당을 떠나 뉴질랜드제일당으로 옮겨 정치 재기를 시도했지만, 지난해에도 한 여성을 저속한 표현으로 지칭해 논란을 일으켰고 공식 사과했다.


이번 논란까지 겹치면서 결국 총선 후보직에서도 물러나게 됐다.



여성 정치인과 출산휴가 인식 변화

이번 사건은 뉴질랜드 사회에서 출산휴가와 여성 정치인의 역할에 대한 인식 변화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뉴질랜드는 세계적으로 부모휴가 제도가 잘 마련된 국가 중 하나이며, 정치권에서도 여성 의원들의 출산과 육아를 적극 지원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이 단순한 정치 공방을 넘어 직장과 사회 전반에서 출산휴가를 바라보는 인식의 중요성을 다시 환기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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