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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만 달러 사라진 ‘이민성 IT 사업’ 논란

정부 '정보 은폐 의혹'까지 수사 착수


Immigration Minister Erica Stanford. Source: RNZ
Immigration Minister Erica Stanford. Source: RNZ

  • 장관에게는 "사업 순조롭다" 보고, 실제는 "성공 가능성 낮다"

  • 공직 신뢰 흔드는 대형 행정 실패


정부의 이민 행정을 담당하는 이민성(Immigration New Zealand, INZ)이 추진했던 3,500만 달러 규모의 생체인식(Biometric Capability Upgrade) 시스템 구축 사업이 결국 중단되면서, 수천만 달러의 국민 세금이 허공으로 사라진 것은 물론, 공무원들이 장관에게 사업의 실제 상황을 숨겼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파장이 커지고 있다.


최근 공개된 수백 쪽의 내부 문건에 따르면, 이민성 고위 관계자들은 사업의 심각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장관에게는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취지로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공공서비스위원회(Public Service Commission)는 독립 조사에 착수했으며, 향후 공직사회 전반의 책임 문제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사업은 성공 가능" vs "완료 가능성 낮다"

논란의 핵심은 장관에게 전달된 공식 보고와 자체 독립 평가 결과가 완전히 달랐다는 점이다.


2024년 3월, 이민성은 당시 이민성 장관 에리카 스탠퍼드(Erica Stanford)에게 "사업 추진 방식이 건전하며 구축이 가능하고 위험 관리도 효과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장관실이 여러 차례 요청 끝에 확보한 독립 품질보증(IQA·Independent Quality Assurance) 보고서에는 전혀 다른 내용이 담겨 있었다.



독립 평가에서는 해당 사업에 대해 "사업의 과거 추진 실적을 고려할 때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에 의문이 있으며, 사업을 계속해야 하는지조차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불과 9일 사이 '성공 가능(Achievable)'에서 '성공 가능성 낮음(Unlikely)'이라는 정반대의 평가가 확인된 것이다.


장관실은 즉시 이 같은 차이를 문제 삼았고, 내부에서는 "장관이 의도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제공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까지 제기됐다.



반복된 자료 요청에도 보고서 제출 지연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장관실은 독립 평가 보고서를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이민성은 수일 동안 이를 제출하지 않았다.


결국 보고서를 직접 확인한 장관 보좌진은 사업의 실제 상황이 공식 보고와 크게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최고경영진에게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작성된 내부 메모에는 "수천만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에 대해 장관이 심각하게 오도(Mislead)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표현까지 포함됐다.



승인도 받지 않은 예산 증액 시도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공개된 이메일에서는 이민성 고위 관계자들이 사업 예산을 기존 3,500만 달러에서 4,000만 달러로 증액하는 방안을 내각 문서에 포함시키려 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그러나 장관실은 해당 내용을 사전에 전달받지 못했다고 밝혔으며, 스탠퍼드 장관 역시 예산 증액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장관 보좌진은 이를 두고 "충분한 검토 없이 예산을 늘리려 한 시도" 라고 지적하며, 이 부분 역시 조사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결국 사업 중단… 3,500만 달러 손실

문제가 된 Biometric Capability Upgrade(BCU) 사업은 뉴질랜드 비자 신청 과정에서 지문과 얼굴 인식 등 생체 정보를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추진됐다.


그러나 수년 동안 ▲일정 지연 ▲반복되는 경고 ▲목표 미달 ▲비용 증가 등의 문제가 이어졌고, 결국 2025년 사업은 전면 중단됐다.



정부는 이미 투입된 3,500만 달러를 사실상 회수할 수 없게 됐다.


독립 조사 착수… 공직사회 신뢰 시험대

사건의 심각성을 고려해 뉴질랜드 공공서비스위원회는 저명한 변호사인 마이클 헤런 KC(Michael Heron KC)를 조사 책임자로 임명했다.


조사의 핵심은 ▲장관에게 사실과 다른 보고가 있었는지 ▲관련 정보를 의도적으로 숨겼는지 ▲예산 증액 시도가 적절한 절차를 거쳤는지 ▲공무원의 책임이 어디까지인지 등이다.



현재 스탠퍼드 장관과 관련 공무원들은 조사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교민들에게 왜 중요한가

이번 사건은 단순한 IT 사업 실패가 아니다.


뉴질랜드의 비자 심사와 이민 행정을 담당하는 핵심 기관에서 사업 관리 실패와 정보 은폐 의혹이 동시에 제기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재 정부는 이민 시스템의 디지털 전환을 계속 추진하고 있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향후 관련 사업에 대한 감사와 감독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 교민과 유학생, 워킹홀리데이 참가자, 취업비자 신청자 등 이민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당장 비자 심사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향후 시스템 개선 사업의 추진 방식과 정부의 행정 신뢰도에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뉴질랜드 정부가 대형 공공 IT 사업의 관리 체계와 공직사회 투명성을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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