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두 번 방문했더니 주차위반 딱지?

소비자들 잇따라 피해 호소
쇼핑몰·슈퍼마켓 주차장서 ‘6시간 주차’로 잘못 인식
ANPR 자동 번호판 인식 확산 속 소비자에게 입증 책임 전가 논란
전국 곳곳의 쇼핑몰과 슈퍼마켓 주차장에서 하루에 같은 업체를 두 차례 방문한 소비자들이 실제보다 장시간 주차한 것으로 잘못 인식돼 주차위반 통지서를 받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오클랜드의 한 대형 쇼핑센터를 하루 두 차례 방문한 70세 여성이 실제로는 중간에 주차장을 빠져나갔음에도 6시간 연속 주차한 것으로 기록돼 55달러의 위반 통지서를 받았다.
이 같은 사례가 전국적으로 이어지면서 뉴질랜드 상업위원회(Commerce Commission)도 주차 단속 업계를 소비자 우려가 나타나는 분야로 지목하고 관련 업체들의 공정거래법 준수를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전에 갔다가 오후에 다시 방문했는데 6시간 주차?
오클랜드 마운트앨버트의 웨스트필드 세인트루크스를 방문한 70세 여성은 지난 8월 31일 오전 쇼핑을 한 뒤 주차장을 떠났다.
이후 오후에 손녀와 함께 다시 쇼핑센터를 찾았다.
하지만 두 번째 방문을 마치고 차량으로 돌아온 여성은 차량 앞에 55달러의 주차위반 통지서가 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통지서에는 차량이 약 6시간 동안 주차돼 있었다고 기록돼 있었다.
여성은 실제로는 오전 방문 후 주차장을 떠났기 때문에 해당 기록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현장에서 주차 단속 직원에게 문의했지만 직원은 차량이 오전 10시에 들어와 오후 3시에 나간 것으로 확인된다며 기존 기록을 고수했다고 여성은 말했다.
여성은 당일 Parking Enforcement Services에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는 이메일을 보냈지만 수주 동안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업체 “사람이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
해당 주차위반 통지서를 발행한 Parking Enforcement Services는 윌슨파킹(Wilson Parking)의 한 사업부다.
업체는 뉴질랜드 전역의 많은 주차장을 관리하면서 매일 매우 많은 차량의 입출차 기록을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례에 대해서는 ‘인적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human processing error)’라고 인정했다.
업체 측은 해당 위반 통지서가 이의제기 후 24시간 이내에 취소됐으며, 여성에게 취소 사실을 이메일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웨스트필드 쇼핑센터를 운영하는 Scentre Group은 해당 사례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며 고객들에게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해당 쇼핑센터에 직접 연락해 줄 것을 권고했다.
Scentre Group은 무료 주차시간 등 주차 운영 방식이 고객들이 주차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장시간 주차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웨스트필드 쇼핑센터에서는 제3자 주차 단속 업체가 주차장을 순찰하며 주차시간 제한을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에서 유사 사례 민원 잇따라
문제는 한 쇼핑센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전국에 소재한 쇼핑몰과 슈퍼마켓, 소규모 사업장 등을 이용한 소비자들도 비슷한 주차위반 통지서를 받았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최근 주차 단속 업계에서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자동 번호판 인식(ANPR·Automatic Number Plate Recognition) 기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ANPR 카메라가 차량 번호판을 자동으로 인식해 주차장 진입과 출차 시간을 기록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차량이 하루에 여러 차례 주차장을 이용하거나 여러 출입구를 사용하는 경우 시스템이 차량의 실제 움직임을 정확히 기록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로토루아 Pak’nSave 이용자는 주차위반 통지서를 받은 뒤 업체로부터 해당 장소에 설치된 두 개의 출입구 가운데 한 대의 ANPR 카메라에서만 데이터가 확인된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업체가 위반 통지서를 발송했다는 것이다.
“왜 소비자가 무죄를 입증해야 하나”
소비자들이 특히 문제로 지적하는 부분은 잘못된 주차 기록에 대한 입증 책임이다.
해밀턴의 한 소비자는 차량 배터리 고장으로 주차장에서 차량을 이동시키지 못한 뒤 주차위반 통지서를 받았다.

이의를 제기하자 업체는 해당 소비자에게 실제로 매장에서 쇼핑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비자는 이 과정을 매우 스트레스가 큰 경험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Pak’nSave를 하루에 두 차례 방문했지만 주차위반 통지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특히 고령자나 취약계층에게 이러한 이의제기 절차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상업위원회 “주차 업계는 소비자 우려 분야”
상업위원회(Commerce Commission)도 주차 단속 업계에 대한 소비자들의 문제 제기를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업위원회의 그랜트 맥킨토시 수석 준법 자문관은 주차 업계가 여러 소비자들로부터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상업위원회는 주차 업계의 공정거래법(Fair Trading Act) 준수를 높이기 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여러 주차 관련 기관들과 정기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업위원회는 주차 운영업체들에게 다음과 같은 사항을 요구하고 있다.
주차장 이용 조건과 안내 표지판을 명확하고 정확하게 표시할 것
실제 이용 조건을 위반한 경우에만 주차위반 통지서를 발행할 것
소비자에게 적용되는 이용약관이 공정한 조건인지 확인할 것
상업위원회는 최근 주차 관련 협회와도 만나 공정거래법상 사업자의 의무를 설명하고 업계의 준법을 독려했다고 밝혔다.
주차위반 통지서 받았다면 바로 확인해야
이번 사례는 ANPR 등 자동화된 주차 관리 시스템이 편리한 반면, 잘못된 차량 기록이 발생할 경우 소비자가 예상하지 못한 위반 통지서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같은 쇼핑몰이나 슈퍼마켓을 하루에 두 차례 방문한 경우 첫 번째 방문의 입차 기록과 두 번째 방문의 출차 기록이 잘못 연결됐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주차위반 통지서를 받은 소비자는 실제 주차시간과 차량 이동 기록을 확인하고, 매장 영수증이나 카드 결제 기록 등 방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보관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자동 번호판 인식 시스템의 정확성과 함께, 오류가 발생했을 때 소비자가 보다 쉽게 이의를 제기하고 잘못된 통지서를 취소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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