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간 이어진 온라인 연애 사기
더니든 남성 52만5천 달러 피해

온라인에서 만난 여성과 18년 동안 연인 관계라고 믿었던 더니든의 한 남성이 총 52만5,537달러를 송금했다가 사기를 당한 사실이 법원 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피해 남성은 상대 여성이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근무하는 경찰관 후보생이며 언젠가 뉴질랜드로 이주해 함께 살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실제 여성은 오클랜드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으며 당시 직업도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44세 여성은 지난 9월 오클랜드지방법원에 출석해 사기 목적으로 금전을 취득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법원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신원을 일부 보호하기 위해 피고인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법원에 제출된 사실관계에 따르면 여성의 범행은 2006년부터 2024년까지 약 18년 동안 이어졌다.
가짜 신분으로 시작된 온라인 관계
두 사람은 2006년 온라인을 통해 처음 만났다.
여성은 자신을 ‘Amy Skyers’라는 이름의 호주 골드코스트 거주 경찰관 후보생이라고 소개했다. 또 운동선수처럼 보이는 다른 여성의 사진을 자신의 사진인 것처럼 피해 남성에게 보냈다.
두 사람은 온라인과 전화로 친밀한 대화를 나누며 연인 관계를 이어갔다.
처음에는 피해 남성이 여성에게 소액을 보내는 수준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송금액과 횟수가 크게 늘어났다.
피해 남성은 여성이 알려준 ASB 은행계좌에 직접 현금을 입금하기도 했다. 계좌에는 여성의 실제 이름이 표시됐지만, 여성이 이를 묻는 피해자에게 해당 계좌는 친구의 것이라고 설명하고 친구가 돈을 자신에게 전달한다고 말했다.
여성은 호주 은행계좌로 직접 돈을 보내면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러한 방법을 사용한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니든으로 이사하겠다”며 지속적으로 돈 요구
여성은 언젠가 더니든으로 이주해 피해 남성과 함께 살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항공권과 이삿짐을 운송할 컨테이너 비용 등이 필요하다고 했으며, 인터넷에서 구한 것으로 보이는 가짜 여행 일정표까지 피해자에게 보냈다.
그러나 이주 시기가 다가오면 여성은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계획을 연기했다.
소지품을 먼저 팔아야 한다거나 직장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등의 이유를 제시했다.
실제로는 호주에서 뉴질랜드로 이주해 더니든에서 피해자와 함께 살 계획 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법원 문서에 기록됐다.

여성은 오클랜드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임대료를 내지 않았으며 당시 직업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료·항공료 등 각종 명목으로 송금 요구
여성은 이후에도 피해 남성에게 긴급하게 돈이 필요하다는 상황을 반복적으로 만들어냈다.
임대료를 즉시 지급하지 않으면 집에서 쫓겨나거나 임대료가 두 배로 올라간다고 말하는가 하면, 항공료와 자동차 연료비 등 다양한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다.
피해 남성은 이러한 설명을 믿고 계속 돈을 보냈다.
2021년에는 여성이 자신이 병원에 입원했으며 외음부에 낭종이 생겼다고 말하면서 수술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시 여성은 자신이 어린 시절 위탁가정에서 자랐으며 어려운 성장 환경을 겪었다는 이야기까지 만들어 피해자의 동정심을 유발하려 했던 것으로 법원 문서에 나타났다.
그러나 피해 남성 역시 은퇴를 앞두고 있었고 암 진단을 받은 상태였기 때문에 더 이상 돈을 보내기 어렵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여성은 돈을 돌려줄 경우 자신이 거주하는 곳에서 쫓겨날 수 있다고 주장하며 계속해서 금전을 요구했다.

1,149차례 송금…총 52만5천 달러 넘어
법원 자료에 따르면 피해 남성이 여성의 계좌로 송금한 금액은 2006년 1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총 52만5,537.10달러에 달했다.
송금 횟수는 무려 1,149회였다.
2021년 11월에는 여성이 더니든으로 이주하기 위해 이삿짐 컨테이너와 항공료가 필요하다며 5,000달러를 요청했다.
피해 남성은 처음에는 돈을 보내는 것을 망설였지만, 여성이 운송회사와 협의하고 있다는 내용의 문서를 제시하자 결국 5,000달러를 송금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코로나19로 뉴질랜드의 국경 및 입국 절차가 제한되던 시기에 여성이 뉴질랜드로 들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입국 후 관리 격리시설에서 2주를 보내야 하기 때문에 더니든으로 이동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후에도 이주에 필요한 비용을 요구했고 피해 남성은 추가로 3,050달러를 보냈다.
실제로는 생활비와 개인 채무 등에 사용
하지만 법원 문서에 따르면 피해 남성이 보낸 돈은 당초 설명한 이주 비용이나 의료비 등에 사용되지 않았다.

여성은 피해 남성에게 받은 돈을 쇼핑과 음식 구입, 할부구매 상환 및 개인적인 채무를 갚는 데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금액은 차량 연료비에도 사용됐다.
여성은 법원에서 자신이 피해 남성을 속였다는 사실을 인정했으며, 두 사람이 연인 관계라고 믿도록 하기 위해 자신이 했던 이야기들이 모두 거짓이었다고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문서에는 여성이 처음부터 더니든으로 이주할 의도가 없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여성은 범행을 시작했을 당시 자신이 젊었고 경제적인 이유로 피해자를 속였다고 설명했다.
피해자의 건강 악화로 범행 중단
18년에 걸친 송금은 피해 남성의 딸이 아버지의 재정관리를 맡게 되면서 중단됐다.
2024년 초 피해자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딸이 재정 문제를 관리하기 시작했고, 암뿐 아니라 치매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딸은 여성이 피해 남성에게 돈을 보내는 것을 제한했고, 이후 송금과 두 사람 사이의 연락도 중단됐다.
경찰은 현재 법원에 여성에게 피해 금액에 대한 배상 명령을 내려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여성의 변호인 Marek Hamlin은 법정에서 의뢰인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피해 금액 가운데 일부를 갚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원은 여성에게 보석을 허가했으며, 선고는 2027년 2월로 예정돼 있다.
이번 사건은 온라인에서 오랜 기간 신뢰를 쌓은 뒤 긴급한 상황이나 감정적인 사연을 내세워 지속적으로 돈을 요구하는 이른바 로맨스 스캠(romance scam)의 피해가 장기간에 걸쳐 상당한 규모로 확대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특히 상대방의 사진이나 직업, 거주지, 여행 일정 등 온라인에서 제시되는 정보만으로 신원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온라인 관계에서 반복적인 금전 요구가 발생할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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