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경기침체, 왜 이렇게 오래 가나?

Kiwibank chief economist Jarrod Kerr says it is disappointing that it had been another year without a meaningful, nationwide recovery. Source: RNZ
Kiwibank chief economist Jarrod Kerr says it is disappointing that it had been another year without a meaningful, nationwide recovery. Source: RNZ

  • 남섬은 회복하는데 북섬은 여전히 ‘한파’…웰링턴·기즈번 최하위권

 

뉴질랜드 경제의 침체가 어느덧 3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역별 경기 회복 속도에는 큰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Kiwibank가 최근 발표한 ‘Regional Score’에 따르면 오타고(Otago)와 캔터베리(Canterbury)가 전국에서 가장 좋은 경제 성과를 보이는 지역​으로 평가된 반면, 웰링턴(Wellington)과 기즈번(Gisborne)은 가장 부진한 지역​으로 꼽혔다.

 

남섬의 관광과 농업이 지역 경제를 끌어올리고 있는 반면, 북섬의 여러 지역에서는 높은 실업률과 부진한 기업 활동, 높은 비용과 경제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가계와 기업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iwibank 수석 이코노미스트 자로드 커는 “뉴질랜드 경제가 개선되고 있지만 전국이 같은 속도로 회복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관광과 농업 비중이 높은 남섬 지역이 회복을 주도하고 있는 반면 북섬의 많은 가정과 기업들은 여전히 약한 수요와 높은 비용, 불확실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말 긴 경기침체”

커 이코노미스트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지나치게 길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이번 상황을 “정말 긴 경기침체”라고 표현했다.

 

뉴질랜드 경제는 2023년부터 침체가 시작됐고, 2024년에는 경기후퇴(recession)를 기록했다. 이어 2025년에도 또 한 차례 경기후퇴가 나타났으며, 올해도 최소 한 분기 동안 경제활동이 감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회복이 시작됐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강력한 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가계와 기업이 경기 회복을 체감하려면 고용과 소득, 주택시장, 소비심리가 함께 개선돼야 하는데 현재는 이 과정이 지역별로 크게 엇갈리고 있다.

 

남섬과 북섬의 격차 뚜렷

현재 가장 눈에 띄는 차이는 남섬과 북섬의 경제 상황이다.

 

오타고와 캔터베리는 관광산업과 농업의 회복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크라이스트처치는 인프라와 주택 공급 측면에서 상대적인 강점을 보이며 인구와 경제활동이 유입되는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커 이코노미스트는 크라이스트처치의 사례를 들어 적절한 인프라와 상대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주택 가격이 마련되면 사람들이 지역으로 이동하고 도시 전체의 경제적 자신감도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북섬의 여러 지역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웰링턴과 기즈번은 지역 경기 지표에서 하위권에 머물렀다.

 

실업률도 남북 격차

노동시장의 상황을 보면 지역별 경제 격차가 더욱 분명해진다.

 

현재 북섬의 실업률은 약 6%에 달하는 반면 남섬은 3.7% 수준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단순히 일자리가 없는 사람의 비율만 문제가 아니다.

 

원하는 만큼 충분한 근무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충분한 소득을 올리지 못하는 사람까지 포함하는 노동력 저활용률(underutilisation)​도 약 13.8%에 달한다.

 

특히 노스랜드는 이 지표에서 전국적으로 가장 어려운 지역 가운데 하나로 나타났다.

 

커 이코노미스트는 노동시장이 현재의 경제 상황을 명확하게 보여준다며, 많은 가정이 단순히 일자리를 구하는 것뿐 아니라 충분한 근무시간과 소득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택시장 침체도 경제심리 짓눌러

주택시장 역시 장기간 이어진 경제 부진의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됐다.


 

코로나19 이후 뉴질랜드 주택시장은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후 정책당국과 정부가 과열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를 시행하면서 집값이 크게 조정됐다.

 

문제는 이후 집값이 다시 강하게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오클랜드와 웰링턴의 주택 가격은 상당 기간 사실상 횡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오타고와 사우스랜드는 최근 주택 가격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강한 성과를 보였다.

 

주택 가격은 단순히 집을 가진 사람들의 자산 가치만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가계가 자신의 재산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그리고 기업이 대출을 얼마나 쉽게 받을 수 있는지에도 영향을 미친다.

 

집값 하락하면 중소기업도 위축

특히 주택시장과 중소기업의 관계가 중요하다.

 

Kiwibank는 상당수 중소기업이 사업자금 대출을 받을 때 자신의 주택을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집값이 상승할 때는 주택을 담보로 더 많은 사업자금을 조달할 수 있지만, 집값이 떨어지면 담보 가치가 줄어들면서 기업가들의 투자 의욕도 약해질 수 있다.

 

커는 중소기업의 약 절반 정도가 주택과 연결된 형태로 대출을 받고 있다며, 집값 하락이 사업주들의 심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결국 주택시장 침체 → 가계 자신감 하락 → 중소기업 투자 위축 → 고용과 소비 감소라는 악순환이 경기 회복을 늦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2027년은 나아질 것으로 전망

그렇다고 뉴질랜드 경제의 전망이 모두 어두운 것은 아니다.

 

Kiwibank는 2027년을 거치면서 경제 회복세가 더욱 광범위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낮아진 금리와 농업소득 개선, 또 한 번의 강한 관광 시즌이 지역 경제를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관광업과 농업 의존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이러한 효과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커는 관광산업이 회복되고 있고 주요 상품 가격도 경제를 지지하고 있으며, 낮아진 차입 비용이 향후 1년 동안 경제활동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회복세의 기반은 마련돼 있으며 “경제가 나아지는 방향 자체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회복 속도가 지역마다 다르기 때문에 모든 뉴질랜드 국민이 같은 시기에 경기 개선을 체감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회복이 사라진 게 아니라 연기된 것”

뉴질랜드 경제가 예상보다 느리게 회복하는 데에는 국내외 불확실성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커 이코노미스트는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안정적으로 개방되며 국제유가가 배럴당 미화 70달러 아래로 내려가는 것, 그리고 뉴질랜드 총선 이후 투자자들이 세금 정책을 보다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것 등을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될 요인으로 꼽았다.

 

Kiwibank는 당초 2025년 하반기에 강한 회복세가 나타났고 2026년에도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예상치 못한 국내외 충격이 회복을 늦췄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커는 경제 회복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회복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단지 연기됐을 뿐”​이라는 것이다.


 

지역별 회복 속도가 향후 경제의 핵심

이번 지역별 경제 분석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뉴질랜드 경제를 하나의 숫자로만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같은 뉴질랜드 안에서도 오타고와 캔터베리처럼 농업과 관광산업을 기반으로 비교적 빠르게 회복하는 지역이 있는 반면, 웰링턴과 기즈번 등은 높은 실업률과 약한 기업환경 때문에 더 오랜 기간 경기 부진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오클랜드와 웰링턴의 주택시장 회복 여부는 가계와 기업의 자신감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리 하락이 대출 부담을 줄이고 농업소득과 관광객 증가가 지역 경제를 지원한다면 내년부터 경기 회복이 보다 뚜렷해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3년째 이어지고 있는 경기침체가 완전히 끝났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2027년이 실제로 뉴질랜드 전역에서 체감할 수 있는 경기 회복의 해가 될지, 아니면 남섬과 북섬의 경제 격차가 계속 확대될지는 고용시장과 주택시장, 소비심리의 회복 속도에 달려 있을 전망이다.

 



댓글


더 이상 게시물에 대한 댓글 기능이 지원되지 않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사이트 소유자에게 문의하세요.
sph.gif
0807 MLE Digital Ad (203×102px).jpg
세계한인언론인협회.jpg
0807 MLE Digital Ad (412x100px).jpg
뉴스코리아-배너.jpg
거복식품-001.jpg
GLI오른쪽.jpg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