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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당 vs 노동당, 내 노후자금 달라진다

3시간 전
4분 분량

키위세이버, 어느 당이 더 유리할까?


 

  • 국민당 “직원 6%+고용주 6% 의무화”

  • 노동당 “고용주 6%, 직원은 자유롭게”

  • 25세 연봉 6만 달러 근로자, 예상 적립액 최대 22만7천 달러 차이

 

총선을 앞두고 키위세이버(KiwiSaver)​가 주요 정책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민당과 노동당 모두 국민의 노후 대비를 강화해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하지만, 근로자에게 얼마를 의무적으로 저축하게 할 것인가를 놓고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쉽게 말해 국민당은 “지금 조금 더 강제로 저축해 미래를 준비하자”​는 방향이고, 노동당은 “고용주의 부담은 높이되 근로자는 자신의 형편에 따라 저축액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접근이다.

 

이 차이는 장기적으로 개인의 키위세이버 잔액뿐 아니라 현재 매주 손에 쥐는 실수령액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민당 “2032년까지 직원 6%, 고용주 6%”

국민당이 제시한 방안의 핵심은 키위세이버 가입과 저축을 더욱 의무화하는 것이다.

 

2032년까지 근로자와 고용주가 각각 임금의 6%씩 키위세이버에 납입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현재는 근로자가 3.5%, 4%, 6%, 8%, 10% 등의 비율을 선택할 수 있으며 기본 납입률은 3.5%다. 2028년에는 기본 납입률이 4%로 올라갈 예정이다.

 

국민당 계획이 시행되면 근로자가 자신의 선택에 따라 납입률을 낮게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결과적으로 임금에서 빠져나가는 키위세이버 금액이 현재보다 크게 증가할 수 있다.

 

대신 그만큼 은퇴 후 받을 수 있는 개인 저축액은 커질 가능성이 있다.


 

국민당은 여기에 더해 아기가 태어나면 자동으로 키위세이버에 가입시키고 정부가 1,500달러를 출발금으로 지급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장기간 투자와 복리 효과를 감안하면 출생 당시 지급되는 1,500달러도 상당한 금액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노동당은 “고용주는 6%, 직원은 선택권”

노동당의 접근은 다르다.

 

노동당은 고용주의 키위세이버 부담을 6%까지 높이되,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최소 의무 납입률은 없애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즉, 근로자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는 더 많이 저축하고, 주택대출이나 생활비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는 납입액을 줄이거나 잠시 중단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현재도 정부는 일정 조건 아래 키위세이버 납입액을 일시적으로 3%까지 낮출 수 있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기본 납입률은 2026년 4월부터 3.5%로 올라갔으며, 2028년에는 4%로 다시 올라갈 예정이다.

 

따라서 노동당의 제안은 근로자가 자신의 재정상황에 맞춰 저축 수준을 결정할 수 있는 재량권을 더욱 확대하는 방향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얼마나 차이가 날까?

정책을 장기간 적용한다고 가정한 비교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나타난다.

 

예를 들어 현재 25세이고 연봉이 6만 달러인 근로자가 기본 납입률로 키위세이버에 가입한다고 가정하면, 노동당 정책에서는 은퇴 시점에 약 101만4천 달러, 국민당 정책에서는 약 124만1천 달러​의 잔액을 보유할 수 있다는 추산이 제시됐다.


 

약 22만7천 달러의 차이다.

 

그러나 이 차이는 공짜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국민당 시나리오에서는 근로자 본인이 더 많은 돈을 키위세이버에 넣어야 하기 때문에 현재 받는 급여에서 빠져나가는 금액도 더 많아진다.

 

즉, 국민당 방식은 미래의 은퇴자산을 키우는 대신 현재의 소비 여력을 줄이는 구조다.

 

45세 근로자는?

45세이고 연봉 10만 달러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비교에서는 노동당 방식의 예상 키위세이버 잔액이 약 34만 달러, 국민당 방식은 약 42만4천 달러​로 추산됐다.


 

이번에도 국민당 방안이 약 8만4천 달러 더 많은 은퇴자산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25세 사례와 마찬가지로 국민당 정책에서는 근로자가 더 많은 돈을 현재의 급여에서 떼어 저축해야 한다.

 

“나는 돈을 넣지 않아도 되나?”

여기서 두 정책의 차이가 더욱 뚜렷해진다.

 

노동당 방안에서는 근로자가 자신의 돈을 키위세이버에 넣지 않더라도 고용주의 의무 납입을 통해 계좌가 계속 커질 수 있다.

 

예를 들어 25세 근로자가 본인 부담금을 내지 않는다고 가정해도 노동당 방안에서는 은퇴할 때 약 56만1천 달러가 쌓일 수 있다는 추산이 제시됐다.


 

반면 국민당은 근로자에게도 6% 납입을 요구하기 때문에 본인 부담금을 완전히 피하기 어렵다.

 

결국 두 정책의 차이는 단순히 “어느 쪽이 더 많은 돈을 주느냐”​가 아니다.

 

현재 내 월급에서 얼마를 사용할 수 있느냐와 미래에 얼마를 가지고 은퇴할 수 있느냐 사이의 선택 문제다.

 

전문가들 “어느 쪽이 무조건 정답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경제 전문가들도 두 정책 가운데 어느 하나가 모든 사람에게 무조건 유리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인포메트릭스(Infometrics)의 개러스 키어넌 대표는 근로자가 추가 소득을 현재 소비할지, 장기간 투자할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주택담보대출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키위세이버에 돈을 더 넣는 대신 모기지를 먼저 갚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반면 현실에서는 많은 사람이 수십 년 뒤의 은퇴를 위해 현재의 소비를 포기하는 결정을 쉽게 하지 못한다.

 

당장 필요한 돈을 사용하는 것이 30~40년 뒤를 위해 저축하는 것보다 더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일정 수준의 강제저축을 통해 국민의 노후를 준비하도록 하는 것이 사회 전체적으로는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NZ Super까지 함께 봐야 한다

키위세이버 정책을 비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NZ Super(뉴질랜드 연금)​다.


 

현재 65세 이상 인구 가운데 약 40%는 사실상 NZ Super 이외에 다른 소득이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20%는 NZ Super 외에 약간의 추가 소득만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키위세이버를 단순히 개인 저축상품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현재의 젊은 세대가 충분한 키위세이버 자산을 축적하지 못하면 향후 은퇴 후 정부가 제공하는 NZ Super에 대한 의존도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국민당처럼 개인의 강제저축을 크게 늘리면 은퇴 후 개인 자산은 증가할 수 있지만, 젊은 근로자들은 지금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소득이 줄어들게 된다.

 

특히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큰 모기지를 부담하고 있거나 자녀 양육비가 많이 드는 30~40대에게는 이 문제가 더욱 민감할 수 있다.


 

“호주처럼 12%까지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키위세이버 정책 논쟁에서는 호주와의 비교도 빠지지 않는다.

 

패스파인더 자산운용의 존 베리 대표는 뉴질랜드가 장기적으로 호주 수준인 12%의 고용주·근로자 합산 기여율에 가까워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많은 뉴질랜드 국민이 은퇴를 위해 충분히 저축하지 못하고 있다며, 장기간에 걸쳐 작은 금액이라도 꾸준히 저축하면 복리 효과를 통해 상당한 은퇴자산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키위세이버 납입률을 높이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NZ Super가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될지, 또는 미래 세대의 재정 부담을 고려해 제도가 달라질지도 중요한 변수다.

 

따라서 20~40대에게는 “현재 키위세이버에 얼마를 넣을 것인가”뿐 아니라 “향후 NZ Super가 어떤 모습이 될 것인가”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핵심은 ‘지금 쓸 돈’과 ‘미래에 필요한 돈’

심플리시티(Simplicity)의 샤무빌 이쿼브 수석경제학자는 두 정책의 가장 큰 차이는 결국 저축 강제 수준과 개인의 선택권이라고 설명했다.

 

노동당 방식에서는 저축을 적게 하는 대신 현재 소득에 대한 선택권이 커지고, 여유가 있는 사람은 스스로 더 많이 저축할 수 있다.

 

국민당 방식에서는 개인이 원하는 만큼 저축하지 않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돈이 강제로 은퇴자금으로 쌓이게 된다.

 

어느 쪽이 더 유리한지는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20대의 사회초년생에게는 장기간의 복리 효과가 중요하고, 30~40대의 주택 보유자에게는 모기지와 키위세이버 사이의 균형이 중요하며, 은퇴를 앞둔 50~60대에게는 현재 보유한 키위세이버와 향후 NZ Super를 함께 계산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저소득 가구일수록 현재 생활비를 줄여 미래를 위해 저축할 여유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동일한 6% 의무저축이라도 체감 부담은 훨씬 클 수 있다.

 

결국 이번 총선의 키위세이버 논쟁은 단순히 “국민당이 더 많이 주느냐, 노동당이 더 많이 주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의 생활수준을 조금 희생해 더 많은 노후자산을 확보할 것인지, 아니면 개인의 선택권을 넓혀 현재의 재정상황에 맞게 저축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에 가깝다.

 

그리고 그 선택의 결과는 수십 년 뒤의 은퇴생활뿐 아니라 지금 당장 매주 받는 급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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