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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위세이버 인출 증가…'두 개의 뉴질랜드 이야기'

“’집을 사는 사람'과 '생활비가 부족한 사람’”



키위세이버(KiwiSaver) 인출 규모가 크게 늘어나면서, 현재 경제 상황이 '내 집 마련에 성공하는 사람들'과 '생활고로 저축을 꺼내 쓰는 사람들'로 나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세청(Inland Revenue)에 따르면 6월 한 달 동안 키위세이버에서 인출된 금액은 총 2억4430만 달러에 달했다.



이 가운데 생애 첫 주택 구입을 위한 인출은 2억9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억5530만 달러)보다 크게 증가했다. 총 4,370명이 첫 주택 구입을 위해 평균 약 4만6,000달러를 인출했으며, 부부가 함께 사용할 경우 약 9만 달러 이상의 주택 계약금을 마련할 수 있는 수준이다.


반면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인출도 4,340만 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3,650만 달러)보다 증가했다. 총 5,130명이 평균 약 8,500달러를 인출했으며, 생활비 부족이나 실직 등으로 저축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사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러한 통계가 뉴질랜드 경제의 '두 얼굴'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심플리시티(Simplicity)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샤무빌 에아쿱(Shamubeel Eaqub)은 최근 몇 년간 금융시장이 좋은 성과를 내면서 키위세이버 잔액이 크게 늘어났고, 집값이 하락한 데다 모기지 금리도 이전보다 낮아져 첫 주택 구매자들에게는 지금이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평균 인출액이 4만6,000달러까지 증가하면서 많은 젊은 부부들이 충분한 계약금을 마련할 수 있게 됐고, 최근 몇 년간 가격이 크게 떨어진 첫 주택 시장에 진입하기가 한층 수월해졌다는 분석이다.


쿠라(Koura)의 창업자 루퍼트 칼리온(Rupert Carlyon) 역시 현재를 "첫 주택 구매자에게 매우 좋은 시기"라고 평가했다. 그는 첫 주택 가격이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하락했고, 키위세이버 잔액은 꾸준히 증가해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집을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밝은 모습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키위세이버를 인출하는 사례는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


에아쿱은 생활고 인출 신청이 기록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주요 원인으로는 실직, 정신건강 문제, 의료비 부담 등을 꼽았다. 특히 한 차례 지원을 받은 뒤에도 경제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 다시 지원을 신청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칼리온 역시 생활고 인출 건수가 감소하지는 않았지만 이전처럼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이제 인출 절차를 잘 이해하고 필요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관련 정보도 예전보다 훨씬 쉽게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통계는 키위세이버가 한편으로는 내 집 마련의 발판이 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안전망 역할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제 회복의 혜택을 누리는 사람들과 여전히 생활고를 겪는 사람들이 공존하는 뉴질랜드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결과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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