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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끓였으니 괜찮다?" 남겨둔 김치찌개가 더 위험할 수 있는 이유

전자레인지로 데워도 안심 금물… 100도에서도 살아남는 식중독균 주의보



"김치찌개는 하루 지나야 더 맛있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말이다. 실제로 김치찌개나 된장찌개, 육개장, 갈비탕 등은 하루 정도 숙성되면 재료의 맛이 우러나 더욱 깊은 풍미를 낸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무더운 여름철에는 이러한 통념이 오히려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한 번 끓인 찌개를 상온에 오래 방치한 뒤 다음 날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는 습관은 식중독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범인은 '웰슈균'

여름철 국·찌개류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식중독균은 '웰슈균(Clostridium perfringens)'이다. 웰슈균은 전 세계적으로 식중독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세균 중 하나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주요 식중독 원인균으로 분류하고 있다.


일반적인 세균은 충분히 가열하면 대부분 사멸하지만, 웰슈균은 환경이 나빠지면 '포자(spore)'라는 특수 형태로 변신한다. 이 포자는 열에 매우 강해 100℃에서 끓여도 살아남을 수 있다.


문제는 음식이 식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찌개가 상온에서 천천히 식으면서 5~60℃의 이른바 '위험 온도대'에 오래 머물 경우, 포자가 다시 활성화돼 빠르게 증식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식중독 위험도 함께 커진다.



대형 냄비일수록 위험

웰슈균은 산소가 적은 환경을 좋아하는 혐기성 세균이다. 따라서 대형 냄비에 가득 담긴 김치찌개나 갈비탕, 육개장 같은 음식은 냄비 안쪽까지 열이 천천히 빠져나가면서 세균이 증식하기 좋은 조건이 만들어진다.


특히 다음과 같은 경우는 위험성이 높다.


▲저녁에 끓인 찌개를 밤새 식탁 위에 둔 경우 ▲점심에 만든 국을 저녁까지 상온 보관한 경우 ▲냄비째 식힌 후 냉장고에 넣은 경우 ▲여러 번 데웠다 식혔다를 반복한 경우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해 보여도 내부에서는 세균이 증식하고 있을 수 있다.



전자레인지가 만능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전자레인지로 다시 데우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것도 위험한 오해라고 지적한다.


전자레인지는 음식 전체를 균일하게 가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겉은 뜨거워도 내부 일부는 충분한 온도에 도달하지 못할 수 있다.


특히 찌개처럼 건더기가 많거나 양이 많은 음식은 일부 구간만 뜨거워지고 나머지는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에 머무를 수 있다.


또한 일부 세균이 생성한 독소는 재가열만으로 제거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즉, 상온에서 오래 방치된 음식은 다시 끓였다고 해서 반드시 안전한 것은 아니다.



안전하게 보관하는 방법

식품안전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가장 중요한 원칙은 "빠르게 식히고 신속하게 냉장 보관하는 것"이다.


조리 후에는 ▲여러 개의 작은 용기에 나누어 담기 ▲얼음물 등을 이용해 빠르게 냉각하기 ▲가능한 한 빨리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하기 등의 방법이 권장된다.


냉동 보관은 세균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하지만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다시 먹을 때는 충분히 끓여야

보관했던 찌개를 다시 먹을 때는 단순히 전자레인지에 1~2분 돌리는 것보다 냄비에 옮겨 충분히 끓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문가들은 음식 전체가 골고루 뜨거워질 수 있도록 저어가며 재가열할 것을 권장한다.


또한 "냄새가 안 나니까 괜찮다"는 판단도 위험하다. 식중독균은 냄새나 맛의 변화 없이 증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교민들도 주의해야

뉴질랜드는 겨울철에도 실내 난방 환경 때문에 음식이 예상보다 천천히 식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가족 단위로 대용량 찌개를 끓여 여러 끼에 나누어 먹는 한인 가정에서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식품 전문가들은 "음식이 상했는지 의심된다면 먹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며 "버리는 것이 아깝더라도 식중독으로 병원 신세를 지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조언한다.


맛있는 김치찌개도 안전하게 먹어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올겨울과 다가올 여름, '끓인 뒤 빨리 식히고, 보관했다면 충분히 끓여 먹는다'는 기본 원칙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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