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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레알, 여성 암 위험 은폐 의혹으로 피소

18시간 전
3분 분량

헤어 릴랙서 관련 소송 1만2천 건

 


세계적인 화장품 기업 로레알(L'Oréal)이 헤어 릴랙서(hair relaxer) 제품과 여성 암 발생 위험에 관한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의혹으로 미국 애리조나주 정부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애리조나주 검찰총장 크리스틴 메이스(Kristin Mayes)는 현지시간 목요일 늦게 주 법원에 로레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애리조나주는 헤어 릴랙서 제품의 암 위험과 관련해 제조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미국 최초의 주 정부가 됐다.


 

이번 소송은 로레알이 특정 헤어 릴랙서 제품을 판매하면서 난소암과 자궁암 등의 위험 가능성에 대한 경고를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핵심으로 한다.

 

다만 현재 제기된 내용은 소송에서 주장된 혐의이며, 로레알은 해당 제품에 대한 안전성 검토가 엄격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암과 제품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암 위험을 알고도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았다" 주장

애리조나주 정부는 로레알과 관련 기업들이 수십 년 동안 여성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헤어 릴랙서 제품을 판매하면서 제품의 잠재적인 위험성을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헤어 릴랙서는 곱슬하거나 질감이 있는 모발을 화학적으로 영구적으로 펴주는 제품이다.

 

이번 소송에서 문제가 된 제품에는 Dark and Lovely, Optimum 등의 브랜드가 포함돼 있다.

 

애리조나주 검찰은 특히 이러한 제품이 주로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들이 사용하는 제품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로레알 등이 오랜 기간 이어져 온 미용 기준과 사회적 압력을 이용해 제품을 판매했다고 주장했다.

 

소송에서는 기업들이 소비자 안전보다 이익을 우선시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애리조나주는 로레알에 대한 금전적 손해배상과 벌금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암 위험에 대한 경고를 표시하지 않는 한 해당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도록 법원이 명령해 줄 것도 요청했다.

 

관련 소송 1만2천 건 이상

이번 사건은 로레알을 상대로 제기된 수많은 민사소송 가운데 하나다.

 

현재 로레알의 헤어 릴랙서 제품을 사용했던 여성이나 그 가족들이 제기한 유사 소송이 1만2천 건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사건은 보다 효율적인 재판 진행을 위해 시카고 연방법원에 통합돼 다지역소송(Multidistrict Litigation·MDL) 절차로 진행되고 있다.


 

MDL은 서로 다른 지역에서 비슷한 내용으로 제기된 다수의 소송을 하나의 법원에서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제도다.

 

원고들은 제품 사용으로 인해 암이 발생했거나 건강상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고통과 치료비, 의료비 및 제품 구매 비용 등 다양한 손해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2022년 NIH 연구가 소송의 계기

헤어 릴랙서 제품을 둘러싼 소송이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한 계기 중 하나는 2022년 발표된 미국 국립보건원(NIH) 관련 연구​였다.


 

해당 연구에서는 헤어 릴랙서 제품을 1년에 여러 차례 사용하는 여성들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자궁암에 걸릴 가능성이 두 배 이상 높았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이 연구 결과가 공개된 이후 제품 제조업체들을 상대로 한 소송이 잇따랐다.

 

다만 연구 결과가 헤어 릴랙서 사용과 특정 암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확정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번 소송에서도 이러한 연구 결과를 근거로 제품의 안전성과 소비자에 대한 경고 의무를 둘러싼 법적 책임이 다뤄질 전망이다.


 

로레알 "법적·과학적 근거 없다"

로레알 측은 이번 소송과 관련한 즉각적인 구체적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그러나 로레알은 이전부터 자사 제품이 엄격한 안전성 검토를 거치고 있으며, 헤어 릴랙서 제품과 암 사이의 연관성을 주장하는 내용에는 법적 또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또 다른 업체인 Revlon 역시 헤어 릴랙서와 암 사이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법원에 제기된 소송만으로 해당 제품이 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내년부터 재판 가능성

시카고 연방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지역소송은 현재도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관련 절차가 진행되고 있으며, 실제 재판은 내년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

 

향후 재판에서는 헤어 릴랙서 제품에 포함된 화학물질과 암 발생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제조업체가 제품의 잠재적인 위험을 언제부터 인지했는지, 소비자에게 충분한 경고를 제공했는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애리조나주의 소송은 특히 주 정부가 직접 나서 소비자보호법 위반을 주장했다는 점에서 기존의 개인 피해자 중심 소송과는 다른 의미를 갖는다.


 

결과에 따라 향후 미국 내 헤어 릴랙서 제품의 판매와 표시·경고 기준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화장품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다만 최종적인 암 위험과 기업의 법적 책임 여부는 향후 법원의 판단과 추가적인 과학적 검토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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