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폭등에 빚으로 버티는 가계
“저축은 사치가 됐다”

식료품·생활비 부담에 저축 포기 증가
10명 중 4명은 빚으로 생계 유지
생활비 상승이 장기화되면서 많은 가정이 저축 대신 생계 유지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식료품 가격과 공공요금 인상이 이어지면서 일부 가계는 신용카드나 BNPL(Buy Now, Pay Later·후불결제 서비스), 가족에게 돈을 빌리는 방식으로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다.
최근 키위뱅크(Kiwibank)가 발표한 '2026 저축 현황(State of Savings Index)' 보고서에 따르면, 생활비 압박은 여전히 국민들의 가장 큰 재정 고민으로 꼽혔다.
저축하는 사람은 늘었지만… 현실은 '버티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기적으로 저축하는 사람의 비율은 지난해 43%에서 올해 44%로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저축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현실은 훨씬 더 어려웠다.
저축하지 못한다고 답한 사람 가운데 61%는 "당장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 우선이라 저축할 여력이 없다"고 응답했다. 또한 저축이 어려운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74%가 생활비 상승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식료품 가격 상승은 대부분의 가정이 체감하는 가장 큰 부담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4명 "생활비 때문에 빚을 냈다"
생활비 부담은 결국 부채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40%는 증가한 생활비를 감당하기 위해 새로운 빚을 졌다고 답했다.
부채를 마련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19% : 후불결제(Buy Now, Pay Later) 이용
12% : 가족이나 지인에게 돈을 빌림
그 외 신용카드와 각종 대출 이용 증가

키위뱅크의 스티브 주르코비치(Steve Jurkovich) CEO는 최근 후불결제 서비스 이용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전에는 가전제품이나 의류 구매에 주로 사용되던 BNPL이 이제는 슈퍼마켓 식료품 구매에도 활용되고 있다."며 생활비 부담이 얼마나 커졌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말했다.
비상금 없는 가정도 적지 않아
예상치 못한 의료비나 차량 수리비처럼 갑작스러운 지출이 발생할 경우 대응 능력도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의 28%는 500달러의 긴급 지출조차 현금으로 감당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방법에 의존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신용카드 사용
물건 판매
가족·지인에게 돈 빌리기
이는 뉴질랜드 가계의 재정 여력이 상당히 낮아졌음을 보여준다.

청년·세입자의 부담 더 커
이번 조사에서는 모든 계층이 동일한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젊은 층 ▲렌트 생활을 하는 세입자 ▲마오리 및 퍼시피카(태평양계) 주민이 생활비 때문에 빚을 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주택을 소유하지 않은 계층일수록 생활비 상승의 영향을 더욱 크게 받고 있는 셈이다.

그래도 절약 노력은 계속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많은 뉴질랜드 국민들은 소비 습관을 바꾸며 재정관리에 힘쓰고 있다. 조사 결과 59%가 가계 예산을 작성하고 있으며 85%는 그 예산을 대부분 지키고 있다.
또한 응답자의 39%는 저축을 위해 ▲외식 줄이기 ▲장보기 방식 변경 ▲구독 서비스 해지 ▲불필요한 소비 축소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AI 활용한 가계관리도 확산
흥미로운 점은 인공지능(AI)이 개인 재정관리에도 빠르게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응답자의 12%는 AI를 이용해 예산과 저축 상담을 받고 있으며 이 가운데 64%는 실제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또한 뉴질랜드 금융권이 추진 중인 오픈뱅킹(Open Banking)에 대해서도 절반 이상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픈뱅킹은 고객이 자신의 금융정보를 다양한 금융 앱과 공유해 자동 예산관리, 소비 분석, 저축 등을 지원받을 수 있는 새로운 금융 서비스다.

전문가 "저축 습관은 작은 금액부터 시작"
키위뱅크는 당장 많은 돈을 저축하기 어렵더라도 작은 금액이라도 꾸준히 저축하는 습관이 장기적으로 큰 차이를 만든다고 조언했다.
스티브 주르코비치 CEO는 "시작만 할 수 있다면 저축은 습관이 된다. 물론 지금은 그 시작조차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는 점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교민들에게 주는 시사점
최근 뉴질랜드의 물가상승률은 4.1%로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식료품·전기요금·보험료·지방세 등 필수 생활비 부담이 계속 커지고 있다.

특히 자녀 교육비와 주거비 부담이 큰 한인 가정 역시 이러한 영향을 직접 체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는 생활비 점검과 가계 예산 관리, 불필요한 구독서비스 정리, 저축 자동이체 설정, 그리고 비상금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생활비 상승은 개인이 통제하기 어렵지만, 소비 습관과 재정관리 방식은 스스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jpg)
















.jpg)



.jpg)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