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 5.6% 안팎 유지 전망
11년 만의 높은 수준 지속되나

9월 분기 고용지표 11월 4일 발표
경기 부진과 기업 비용 부담에 고용 회복 지연
뉴질랜드 실업률이 약 11년 만의 높은 수준인 5.6% 안팎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회복이 더디고 기업들의 비용 부담과 소비 부진이 이어지면서 신규 일자리 창출이 제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노동시장의 본격적인 회복이 내년까지 이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통계청이 11월 4일 오전 10시 45분 발표할 예정인 2026년 9월 분기 노동시장 통계에 따르면, 주요 은행 경제학자들은 실업률이 직전 6월 분기와 비슷한 5.6%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업률 5.6%는 지난 6월 분기에 나타난 수치로, 이번에도 비슷한 수준이 유지된다면 뉴질랜드 노동시장의 부진이 상당 기간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게 된다.
웨스트팩의 마이클 고든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고용 증가세에 일부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몇 달 동안 일자리 증가 속도가 빨라졌으며, 이제는 인구 증가에 따른 노동력 확대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실업률의 실제 흐름을 판단하는 데는 경제활동참가율이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경제활동참가율은 생산가능인구 가운데 취업했거나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고 있는 사람의 비율을 의미한다. 일자리가 늘어나더라도 구직 활동에 나서는 사람이 더 빠르게 증가하면 실업률은 쉽게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
고든 이코노미스트는 뉴질랜드 노동시장이 오랫동안 고용과 채용 모두 활발하지 않은 이른바 ‘저성장·저채용(low-fire, low-hire)’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업률 상승은 특히 노동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려는 사람들이 일자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지표에서는 개선 가능성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낮은 수준에 머물렀던 구인 공고가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기업 설문조사에서도 채용 의향이 개선되는 조짐이 관찰되고 있다.
BNZ의 스티븐 톱리스 리서치 책임자 역시 실업률이 큰 변화 없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고용 증가세는 최근 3년 가까운 기간 중 가장 강한 수준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ANZ 기업 경기 전망 조사에서 나타난 채용 의향 개선이 2027년까지 고용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노동시장 통계에서는 실업률 외에도 노동력 저활용률(underutilisation rate)과 청년층의 교육·취업·훈련 미참여 비율(NEET)이 주목받고 있다.
노동력 저활용률은 실업자뿐 아니라 추가 근무를 원하거나 일할 수 있지만 충분한 일자리를 얻지 못한 사람까지 포함해 노동시장의 여유 인력을 측정하는 지표다. 두 지표 모두 지난 6월 분기에는 약 14% 수준에 가까웠다.

전문가들은 실업률만으로 노동시장 상황을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경제활동인구의 규모와 구직 참여 여부, 직업훈련 참여, 구직 포기자 수 등에 따라 실업률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제 고용 증가 규모와 함께 경제활동참가율, 노동력 저활용률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임금 상승률은 2% 수준…물가보다 낮은 임금 증가
임금 상승세도 여전히 약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임금노동비용지수(Labour Cost Index)를 기준으로 한 연간 임금 상승률은 약 2%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물가 상승 압력이 임금 인상으로 이어지는 현상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ANZ의 맷 갈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시간당 평균 임금이 지난 1년 동안 약 3.6%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2026년 9월까지의 연간 물가상승률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다.
갈트 이코노미스트는 노동시장의 여유 인력이 여전히 많은 상황에서도 생활비 상승을 반영해 임금을 조정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임금 상승률이 바닥을 통과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금 상승률 둔화는 생활비 부담을 겪는 가계에는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임금이 물가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가계의 실질 구매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반면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임금 인상이 상품과 서비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임금·물가 악순환’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요인이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과거와 달리 노동시장과 최대고용을 직접적으로 달성해야 하는 별도의 정책 목표를 두고 있지는 않지만, 고용과 임금 흐름을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서 중요한 경제지표로 살펴보고 있다.

특히 중앙은행은 최근 물가 상승 압력이 강해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지난주 기준금리(OCR)를 동결해 시장의 예상을 일부 빗나가게 했다.
다만 향후 물가 압력이 지속될 경우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결국 이번 노동시장 통계는 뉴질랜드 경제가 고용 회복의 초기 신호를 보이고 있는지, 아니면 경기 부진이 더 오래 이어질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전망이다.

실업률이 높은 수준에 머무는 가운데 임금 상승률까지 낮게 유지된다면 가계의 생활비 부담은 계속될 수 있다. 반면 채용 의향과 구인 공고가 실제 고용 증가로 이어질 경우 2027년 노동시장 회복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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