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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성범죄 남성…추방 면해 ‘인도적 사정?’

48분 전
3분 분량

  • 아동 성범죄 저지른 27세 사모아 남성, 추방 면해

  • 10세부터 13세 소녀 대상 성범죄로 유죄

  • 법원 아닌 이민보호재판소가 추방 책임 3년 유예 결정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27세 사모아 국적 남성이 추방될 위기를 면했다. 이민·보호재판소(Immigration and Protection Tribunal)는 해당 남성에게 예외적인 인도적 사정이 있다고 판단해 추방 책임을 3년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아동 대상 성범죄의 심각성과 피고인의 가족관계 및 뉴질랜드와의 오랜 생활 기반 사이에서 이민 당국이 어떤 판단을 내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관심을 끌고 있다.

 

해당 남성은 2023년, 피해 소녀가 10세에서 13세 사이였던 기간 동안 부적절한 성적 행위를 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그는 징역형 대신 10개월의 자택구금(home detention)​을 선고받았다.

 


이후 이민 당국의 추방 절차가 진행되자 그는 이민·보호재판소에 추방 책임 결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재판소는 범죄 자체의 심각성을 인정하면서도 그의 성장 배경과 뉴질랜드에서 형성된 가족관계, 배우자와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성인이 된 후 뉴질랜드서 보낸 10년…삼촌·숙모에게 입양

이 남성은 사모아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 삼촌과 숙모에게 입양돼 뉴질랜드로 왔다. 재판소에 따르면 그는 성인이 된 후 약 10년 동안 뉴질랜드에 거주했으며, 사실상 성인이 된 이후의 삶 대부분을 뉴질랜드에서 보냈다.

 

그는 삼촌의 엄격한 통제 아래 생활하면서 다른 친척이나 사회적 관계와 교류하는 데 제한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소는 그가 당시 심한 좌절감과 고립감, 외로움을 느꼈으며, 한 차례 삼촌에게 반발했다가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가구업체에 취업하면서 휴대전화를 구입했고, 인터넷을 통해 음란물을 접하기 시작했다. 재판소는 이러한 환경과 음란물에 대한 의존 또는 중독이 그의 사고방식과 범행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도 고려했다.

 

다만 재판소는 이러한 사정이 그의 범죄를 정당화하거나 피해자가 입은 피해를 줄이는 것은 아니라고 명확히 했다.

 

아내와의 이별 가능성도 주요 고려사항

추방을 막아달라는 그의 항소에서 중요한 부분은 아내와의 관계였다.


 

그는 약 6년간 배우자와 함께 생활해왔으며, 뉴질랜드에서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었다.

 

추방될 경우 부부가 영구적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재판소의 판단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특히 그의 아내는 사모아에서 살아본 경험이 없고 사모아어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이 추방될 경우 아내가 남편을 따라 사모아로 갈 수 있을지도 불확실한 상황이었다.

 

재판소는 추방이 부부를 사실상 영구적으로 분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또한 남성이 어린 나이에 뉴질랜드로 오게 된 과정과 뉴질랜드에 형성된 생활 기반 등을 고려할 때 이번 사건은 일반적인 추방 사건과는 상당히 다른 “예외적인 상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MBIE “가족 이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러나 이민 당국은 강하게 반대했다.

 

기업·혁신·고용부(MBIE) 측 변호사는 해당 범죄가 심각한 성범죄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범죄를 저지른 외국인의 체류를 허용할 경우 뉴질랜드의 이민제도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가족과의 이별은 추방 과정에서 흔히 발생하는 문제이며, 단순한 어려움이나 정신적 고통만으로는 예외적인 인도적 사정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부부가 추방 이후 온라인으로 관계를 유지할 수도 있으며, 두 사람의 관계 기간 등을 고려하면 아동 성범죄의 심각성보다 가족관계를 우선해 추방을 막는 것은 부당하거나 지나치게 가혹한 결정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재판소 “범죄의 피해와 심각성은 인정”

재판소 역시 범죄의 심각성을 무시하지 않았다.

 

판결에서는 해당 남성이 저지른 범죄와 피해자가 입은 영향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으며, 그의 범행 당시 사고방식이 미성숙했고 음란물에 대한 의존 또는 중독의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 역시 범죄를 감경하는 근거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소는 남성이 자신의 행동에 따른 피해를 이해하고 있으며,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인정하고 범죄에 영향을 미친 요인들을 개선하기 위해 긍정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함께 고려했다.


 

결국 재판소는 그가 뉴질랜드에 계속 거주하는 것이 공익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추방 책임은 없애는 것이 아니라 3년간 유예하는 결정이 내려졌다.

 

이번 결정이 의미하는 것은

이번 결정에서 주목할 부분은 “아동 성범죄를 저질러도 가족관계가 있으면 추방을 피할 수 있다”는 일반적인 원칙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민·보호재판소는 추방 사건에서 각 개인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범죄의 성격과 심각성, 뉴질랜드와의 관계, 가족관계, 체류 기간, 성장 배경, 향후 재범 위험 및 본인의 변화 등 여러 요소가 함께 고려될 수 있다.


 

특히 이번 사건에서는 해당 남성이 어린 나이에 뉴질랜드에 들어와 약 10년간 거주했고, 성인이 된 이후의 삶 대부분을 뉴질랜드에서 보냈다는 점, 그리고 장기간 유지해온 결혼관계가 추방으로 인해 사실상 끝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이 예외적인 인도적 사정으로 인정됐다.

 

그러나 피해 아동이 입은 피해와 성범죄의 심각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번 결정은 범죄에 대한 형사처벌과 이민법상 추방 결정이 서로 다른 법적 판단이라는 점도 보여준다. 형사법원에서 범죄에 대한 처벌이 내려졌더라도, 이후 이민 절차에서는 해당 외국인을 추방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별도의 판단이 이뤄질 수 있다.

 

아울러 이번 결정은 추방 책임을 영구적으로 면제한 것이 아니라 3년간 유예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례를 둘러싸고는 앞으로도 아동 보호와 공공안전, 범죄에 대한 책임, 가족의 결합 및 개인의 뉴질랜드와의 유대관계 중 어느 부분에 더 큰 비중을 둬야 하는지를 놓고 논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피해자가 아동이었던 성범죄라는 점에서 이번 결정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비판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이민법의 관점에서는 개인의 특별한 성장 배경과 장기간 형성된 가족·사회적 관계를 일률적으로 무시할 수 없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결국 이번 사건은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외국인을 어디까지 추방할 것인가”와 “예외적인 인도적 사정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라는 뉴질랜드 이민정책의 어려운 균형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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