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 투숙객 청소 의무 제한
“청소비 내고 설거지까지는 안 된다”

호스트의 과도한 퇴실 청소 요구 금지
침구 정리·쓰레기 반출 등 전문 청소 업무 수준의 작업도 제한
세계적인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Airbnb)가 숙박객에게 요구할 수 있는 퇴실 청소 작업을 제한하는 새로운 정책을 도입했다.
청소비를 별도로 지불하고도 설거지와 바닥 청소, 침구 정리까지 해야 했던 이용자들의 불만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에어비앤비는 숙소 운영자가 투숙객에게 부과하는 규칙을 개정하고, 모든 요청이 합리적인 수준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사용한 식기를 싱크대에 놓아두도록 요청할 수는 있지만, 설거지를 마친 뒤 건조하고 정리해 두도록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또한 침대 시트를 벗기거나 쓰레기를 외부로 가져가는 등 일반적으로 전문 청소업체가 수행하는 작업도 투숙객에게 요구해서는 안 되는 작업의 예로 제시됐다. 숙박객에게 상당한 시간이나 노력이 필요한 청소를 맡기는 것도 제한된다.

호스트가 자체적으로 벌금을 부과하는 행위도 허용되지 않는다. 별도의 계약은 법률상 필요한 경우 등 제한된 상황에서만 허용된다.
숙소 등록 정보에 편의시설로 광고한 시설이나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호스트가 임의로 제한하는 것도 금지된다.
숙소 규칙 표준화… 예약 페이지에서 더 쉽게 확인
에어비앤비는 호스트가 숙소 규칙을 설정하고 이용자가 이를 확인하는 과정도 개선하기로 했다.

호스트는 플랫폼이 마련한 7가지 표준 숙소 규칙 중에서 필요한 항목을 선택할 수 있으며, 해당 규칙은 숙소 소개 페이지에 이전보다 눈에 잘 띄도록 표시된다.
에어비앤비 대변인은 기존 숙소 규칙이 이용자들에게 혼란스럽고 부담스러우며 관리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규칙을 더욱 쉽게 확인하고 설정할 수 있도록 개편하는 한편, 예상하지 못한 과도한 요구를 방지하기 위한 합리성 기준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정책은 숙박객이 예약 단계에서 퇴실 조건을 명확히 파악하고, 숙소 이용 후 어느 정도까지 정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는 데 목적이 있다.
소비자단체 “청소비와 과도한 청소 요구는 구분해야”
뉴질랜드 소비자단체 컨슈머 NZ(Consumer NZ)의 제시카 워커 대변인은 이번 변화를 이용자들이 반길 것이라고 평가했다.
워커 대변인은 숙박객도 숙소를 합리적으로 깨끗한 상태로 남겨야 하지만, 청소비를 지불한 뒤에도 퇴실 전에 해야 할 일이 길게 나열돼 있다면 불만을 느끼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소비는 숙소를 다음 이용객이 사용할 수 있도록 청소하고 정돈하는 비용이다. 따라서 이용객이 기본적인 정리 의무를 다하는 것과 전문 청소 업무에 해당하는 작업까지 수행해야 하는 것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 “호텔 수준의 편리함 기대하는 이용자 늘어”
매시대학교의 마케팅 전문가 보도 랑(Bodo Lang)은 숙박 서비스에서 이용자의 기대와 실제 경험 사이의 차이가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소비를 지불한 이용자는 퇴실할 때 간단히 소지품을 챙기고 숙소를 떠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기대는 비용을 지불하는 대신 편리함을 얻는다는 소비자의 인식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다만 모든 이용객이 숙소를 같은 기준으로 정리하는 것은 아니다. 랑 교수는 일부 이용객이 숙소를 지나치게 어지럽히거나 비위생적인 상태로 남길 경우 호스트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용자 평가와 후기가 부적절한 행동을 바로잡는 역할을 할 수 있지만, 특히 후기가 많지 않은 신규 호스트는 이용객의 보복성 평가를 우려해 부정적인 후기를 남기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존의 평판 시스템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랑 교수는 에어비앤비가 개인 간 숙박 공유 플랫폼에서 상업적인 숙박 서비스 제공업체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견해도 밝혔다.
일부 이용객이 호텔과 같은 편리함을 기대하면서 개인 주택을 상업용 숙박시설처럼 이용하려는 경향이 있으며, 이번 정책은 그러한 기대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호스트와 투숙객 사이 새로운 기준 마련될까
이번 정책 변경은 숙박객의 과도한 청소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호스트가 숙소를 적절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양측의 책임을 구분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이용자는 예약 전 숙소 규칙과 청소비를 확인하고, 호스트는 플랫폼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합리적인 퇴실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
다만 실제 숙소 상태와 이용객의 행동에 따라 청소가 필요한 정도는 달라질 수 있어, 새로운 규칙이 현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적용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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