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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랜드병원서 벼룩·바퀴벌레 잇따라 발견

환자, 바퀴벌레 밟으려다 넘어져



  • 직원들 수백 건 신고에도 시설 노후화 논란 지속

  • "의료진은 훌륭하지만 환경은 실망스러웠다"


오클랜드병원(Auckland City Hospital)에서 병동 내 벼룩과 바퀴벌레 등 해충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병원 시설 관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심장수술을 받은 한 환자는 병실 샤워실에서 바퀴벌레를 밟으려다 미끄러져 넘어지는 사고를 겪었고, 의료진과 노동조합은 노후한 시설과 장비 부족, 예산 제약으로 인해 병원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심장수술 환자 "샤워실에서 바퀴벌레 보고 충격"

지난달 오클랜드병원 심장내과 병동에서 개심수술(Open Heart Surgery) 후 회복 중이던 클라우디아 엘리엇(Claudia Elliott)은 의료진의 치료에는 높은 만족감을 나타냈지만 병원 환경은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프가니스탄과 소말리아 등에서 유엔 직원으로 10년간 근무해 열악한 환경에도 익숙한 편"이라며 "하지만 병원 샤워실에서 작은 바퀴벌레 여러 마리를 본 것은 매우 놀라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엘리엇은 바퀴벌레 세 마리를 밟아 잡으려다 미끄러져 넘어졌고, 비명을 듣고 달려온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곧바로 MRI 검사를 받았다. 다행히 머리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장비도 잇따라 고장

엘리엇은 병원 환경뿐 아니라 의료장비 문제도 경험했다고 말했다.


심장 모니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교체해야 했고, 정맥주사(드립) 장비도 고장으로 인해 다시 설치해야 했다는 것이다.


또한 병동의 의료 인력이 부족해 수술 후 환자 5명을 간호사 1명이 담당하는 경우가 있었으며, 당시 물리치료사 2명이 하루 36명의 환자를 돌보고 있다는 설명도 들었다고 전했다.



병원 직원 "벼룩·바퀴벌레 신고 늘어"

뉴질랜드간호사협회(New Zealand Nurses Organisation) 관계자는 최근 병동에서 벼룩과 바퀴벌레, 기타 해충 관련 신고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병동에는 아직도 카펫 바닥이 남아 있어 벼룩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라는 지적이다.


뉴질랜드 보건당국도 바퀴벌레가 살모넬라균과 이질, 설사 등 각종 질병을 옮길 수 있으며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번식하기 쉽다고 안내하고 있다.



"뜨거운 물도 안 나오고 변기 뚜껑도 없어"

병원 시설의 노후화도 문제로 지적됐다.


노조 관계자는 일부 병동에서는 변기 뚜껑이 없는 화장실이 있으며, 온수가 나오지 않거나 샤워 수압이 매우 약한 경우도 흔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환자들이 다른 병실을 찾아 이동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 상태를 확인하는 모니터링 장비 역시 오작동하거나 정확한 수치를 제공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장비를 수리나 교체를 위해 보내더라도 예산 부족으로 충분한 수량을 확보하지 못해 병동 전체가 제한된 장비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직원들도 벼룩에 물려

병원 직원들 역시 벼룩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일부 직원은 근무 중 벼룩에 물린 뒤 집으로까지 벼룩을 옮겨 가족들이 피해를 입은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노조 관계자는 "환자들이 병원에서 이런 환경을 겪어서는 안 된다"며 "의료진 역시 높은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지만, 필요한 자원과 안전한 환경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아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보건당국 "관리 중… 최근 크게 감소"

이에 대해 뉴질랜드 보건부 산하 헬스 뉴질랜드(Health NZ)는 오클랜드 지역 병원에서 지난 1년 동안 벼룩 관련 신고 142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마이클 셰퍼드(Michael Shepherd) 오클랜드 운영총괄은 "대형 병원 단지에서는 간헐적으로 벼룩이 발생할 수 있지만, 전문 방역 프로그램을 통해 적극 관리하고 있으며 최근 몇 년 사이 발생 건수는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병원은 24시간 청소와 시설·장비 유지관리 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며, 카펫을 위생 관리가 쉬운 비닐 바닥재로 교체하는 작업도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공사 과정에서 진료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병동 이전이 필요한 만큼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환자 안전과 병원 환경 개선 요구

이번 사례는 의료진의 진료 수준과는 별개로 병원 시설의 노후화와 예산 부족 문제가 환자 안전과 의료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병원의 위생과 시설 관리는 감염 예방과 환자 안전을 위한 기본 요소인 만큼, 지속적인 시설 투자와 장비 교체, 해충 방제 등 환경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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