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 시험 ‘뇌물·부패·사기’ 의혹 조사

NZTA, 전국 시험관 조사…23명 업무 배제·약 650명 재시험 대상
오클랜드·대형차 면허 시험에 영향…하반기까지 시험 적체 우려
뉴질랜드 운전면허 시험 시스템에서 뇌물과 부패, 사기 행위가 있었을 가능성에 대해 뉴질랜드 교통청(NZTA)이 대규모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RNZ 보도에 따르면 NZTA는 전국의 운전면허 실기시험 결과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일부 운전시험관(Driver Testing Officers·DTO)의 시험 결과가 정상적인 범위를 벗어난 사실을 발견하고 지난해 10월부터 조사를 진행해 왔다.
이번 조사는 승용차뿐 아니라 대형 차량 운전면허 시험까지 포함하고 있으며, 이상 징후가 발견된 시험과 관련해 약 650명의 운전자들이 재시험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운전시험관 23명 업무 배제
NZTA는 지난 7월 운전면허 실기시험을 담당하던 시험관 16명을 정직 또는 업무에서 배제했으며, 추가로 7명도 예방적 차원에서 업무에서 제외했다.
시험관들이 실제로 운전면허 시험을 적절하게 실시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시험 결과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NZTA는 지난해 일부 시험관들의 시험 결과가 일반적인 통계적 범위를 벗어났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이후 전국적으로 추가 조사를 확대했다.
NZTA 토지교통 담당 책임자인 마이크 하그리브스는 이번 조사가 단순히 시험 결과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운전면허 시스템 전반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는 사기·뇌물·부패 행위까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험시간이 지나치게 짧으면 ‘이상 징후’
NZTA가 시험관들의 위험도를 평가할 때 사용한 기준도 공개됐다.
주요 위험 신호에는 특정 시험관의 합격률이 전국 평균과 크게 차이가 나는 경우, 시험 시간이 지나치게 짧은 경우, 시험과 시험 사이의 이동시간이 비정상적으로 짧은 경우 등이 포함됐다.
특히 예약된 시험시간보다 한 시간 이상 일찍 시험이 완료된 것으로 기록된 경우는 정상적인 시험 절차로 보기 어렵고, 규정대로 시험이 진행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NZTA는 이 같은 데이터를 활용해 특정 시험관의 시험 패턴을 분석하고 문제가 의심되는 경우 추가 조사를 진행해 왔다.

과거 하이브룩 지점에서도 문제 확인
이번 조사가 처음은 아니다.
NZTA는 지난해 2월 정보 분석 과정에서 오클랜드 하이브룩(Highbrook) VTNZ 지점에서 뇌물수수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확인했다.
이후 VTNZ가 NZTA의 지원을 받아 조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운전시험관 5명이 해고됐으며 해당 지점에서는 실기 운전면허 시험 업무가 중단됐다.
당시 해당 시험관들이 시험한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면허 재검증 절차도 진행됐다.

총 631명이 도로주행 안전시험을 다시 받아야 했으며, 이 가운데 497명이 실제 재시험을 치렀다.
재시험 합격률은 59.8%에 그쳤다. 이는 당시 전국 평균인 83.4%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었다.
NZTA는 이 같은 결과가 해당 시험관들이 실시했던 일부 시험에서 도로 안전과 관련된 위험이 높았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번 조사 ‘Operation Kea’로 확대
NZTA는 현재 진행 중인 조사의 다음 단계에 ‘Operation Kea’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번 조치로 인해 운전면허 실기시험을 실시할 수 있는 인력이 줄어들면서 시험 예약이 취소되거나 일정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NZTA는 VTNZ와 함께 일부 시험 예약을 별도로 확보하는 등 영향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시험관에게 시험을 받은 면허 소지자들을 대상으로 위험도에 따른 재시험 프로그램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NZTA는 이번 조사의 영향이 오클랜드와 대형 차량 운전면허 시험에서 가장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트럭이나 버스 등 대형 차량 면허를 준비하는 교민 운전자들도 시험 일정 변경이나 재예약 가능성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NZTA는 2026년 하반기까지 운전면허 실기시험 시스템에 상당한 부담이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운전시험에 바디카메라 도입 검토
NZTA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운전시험관의 감독과 시험 과정에 대한 기록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운전시험관에게 바디카메라(body camera)를 착용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또한 운전면허 시험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기 및 윤리 관련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다만 바디카메라의 전국적인 도입 시점은 NZTA의 최종 승인과 현재 진행 중인 Operation Kea의 결과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해외 면허 전환도 조사 대상
이번 조사는 단순히 뉴질랜드 내 실기시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NZTA 내부 사기 대응 전담팀은 해외 운전면허의 뉴질랜드 면허 전환 과정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운전교육 과정 제공업체에 대한 규정 준수 여부도 점검하고 있다.
NZTA는 최근 몇 년 동안 뉴질랜드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사기 행위가 크게 증가했다며 코로나19 이후의 사회·경제적 변화, 재정적 압박, 노동시장 변화와 기술 발전 등이 사기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에는 내부에 사기 대응 전담팀(fraud taskforce)을 설치했다.
“대부분의 운전시험은 정상적으로 진행”
NZTA는 이번 조사와 관련해 모든 운전시험이 문제가 있었던 것처럼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그리브스는 “대부분의 운전시험은 적절하게 진행됐다”며 이번 조치는 특정 시험관들의 시험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확인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NZTA는 운전면허 시스템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도로 이용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문제가 발견될 경우 적극적으로 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교통부 장관 크리스 비숍도 NZTA로부터 이번 조사와 관련한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비숍 장관은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인 만큼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어렵지만, 문제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철저하게 조사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운전면허 응시자들 “시험 지연·재시험 여부 주의해야”
이번 조사는 단순한 행정상의 문제가 아니라 도로 안전과 직접 연결된 사안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오클랜드 지역의 승용차 및 대형차 운전면허 시험 응시자들은 앞으로 시험 일정이 변경되거나 예약이 지연될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다만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만으로는 개인의 운전면허가 부정하게 발급됐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NZTA가 위험도 분석을 통해 재시험 대상자를 선별할 예정이다.
NZTA는 이번 조사를 통해 운전면허 시험 과정에 대한 감독과 감사를 강화하고, 바디카메라와 새로운 교육 및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도입해 운전면허 발급 과정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마무리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특히 오클랜드에서는 올 하반기 운전면허 실기시험 예약과 일정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응시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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