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당국, 통가 아동 2명 강제추방 추진했다 중단
이민성 “가족 상황 제대로 확인 못 해”

오클랜드 자택서 이모 구금 후 추방 절차 진행… 이민당국, 보호자 관계 파악 미흡 인정
8~17세 남매 4명, 3년째 체류 불안… 가족 측 “아이들의 미래 위해 뉴질랜드에 남고 싶다”
뉴질랜드 이민당국이 통가 출신 아동 2명과 이들을 양육해 온 이모를 강제추방하려다 가족의 양육 상황을 충분히 확인하지 못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추방 절차를 일시 중단했다.
당국은 관련 정보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집행에 나섰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가족 모두가 현재 합법적인 체류 자격이 없는 상태여서 향후 거취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보도에 따르면 이민성(Immigration New Zealand)은 화요일 오클랜드의 한 가정집에서 아동 2명과 함께 살던 이모를 구금했다. 당시 집에는 성인 보호자가 이모뿐이었으며, 이모는 8세와 10세인 두 아이와 함께 통가로 추방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추방 절차는 이후 중단됐다. 이민당국이 집행 과정에서 가족의 실제 양육 관계와 아동 4명의 상황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민성의 스티브 왓슨 준법·조사 담당 총괄 책임자는 직원들이 보유 자료 중 일부만 검토했다고 인정하며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차라리 나를 데려갔어야”… 충격에 빠진 가족
이번 조치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사람은 남겨진 아이들이다.

통가 출신의 10대 언니는 어린 동생들이 추방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차라리 자신을 데려갔어야 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어린 동생들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아무것도 모른다는 이유에서다.
이 가족의 사연은 약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8세부터 17세까지 네 남매는 조부모와 함께 가족의 세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뉴질랜드를 방문했다. 부모는 호주에 거주하고 있었으며, 아이들의 일상적인 양육에는 관여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뉴질랜드 도착 직후 할아버지가 심장 치료를 위해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조부모는 네 아이를 계속 돌보기 어려워 통가로 돌아갔다.
아이들은 뉴질랜드 거주 자격이 있는 다른 이모와 삼촌의 집에서 생활하게 됐지만, 그 부부에게도 자녀가 다섯 명 있었다. 방 3개짜리 집에서 아홉 명의 아이를 함께 돌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결국 당시 20대 후반이던 또 다른 이모와 삼촌이 네 남매를 맡아 키우기로 했다. 이 부부 역시 뉴질랜드에서 합법적인 체류 자격이 없는 상태였지만, 아이들이 머물 곳조차 마땅치 않다는 이유로 양육을 책임졌다.
삼촌은 아내가 친자녀가 아니더라도 아이들 역시 신의 자녀라며 돌봐야 한다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아이들을 책임지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체류 신청 두 차례 거절… 복잡한 보호자 문제
아이들을 돌보는 부부는 과거 가족의 도움을 받아 여러 차례 합법적인 체류를 신청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밝혔다. 네 남매를 맡은 뒤에는 정식 이민 자문가의 도움을 받아 관련 절차를 진행했다.

퍼시픽 이민 컨설턴시 앤드 서비스(Pacific Immigration Consultancy and Services)의 공인 이민 자문가 콜리 바니시는 이번 사건이 자신이 다뤄 본 사례 중에서도 복잡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네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 부부의 상황과 아이들의 부모가 보호자 권한을 맡긴다는 내용으로 서명한 문서를 포함해 이민 담당 부장관에게 두 차례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모두 거절됐다고 밝혔다.
바니시 자문가는 아이들이 현재 상황을 초래한 책임이 없는 만큼, 아동의 권리와 인도주의적 측면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당국 “가족의 양육 관계를 충분히 몰랐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강제추방 집행 당시 이민당국이 가족의 실제 상황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민성의 파디아 무다파르 준법 담당 책임자는 이모를 구금한 뒤에야 네 남매 역시 뉴질랜드에 불법 체류 중이며, 해당 부부가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추가 면담을 진행하면서 부부의 양육 방식과 보호자 관계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고 설명했다.
왓슨 총괄 책임자는 가족 전체가 합법적인 체류 자격 없이 뉴질랜드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며,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보호자 관계와 실제 양육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추방 절차를 일시 중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가족이 체류 문제를 해결하려면 전문적인 이민 자문을 받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학교생활에 적응한 아이들… 가족은 체류 허가 희망
네 남매는 현재 뉴질랜드 학교에 다니며 생활에 적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한 명은 학교 대표 역할을 맡고 있으며, 다른 아이들은 클럽 럭비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큰아이들은 간호사와 경찰관이 되는 것을 꿈꾸고 있다.

막내는 뉴질랜드에 처음 왔을 때 영어를 읽지 못했지만, 이모와 삼촌의 도움을 받아 성경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고 가족은 전했다.
부부는 방 3개짜리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며 생활비와 임대료를 마련하기 위해 일하고, 식탁에 음식을 올리기 위해 정기적으로 낚시도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아이들에게 안정적인 환경과 미래를 제공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삼촌은 아이들이 자신들과 함께 배우며 성장하고 있다며, 뉴질랜드에 계속 머물 기회가 주어진다면 아이들의 미래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추방 절차는 일시 중단된 상태지만, 가족에게 체류 허가가 내려진 것은 아니다. 향후 결정은 이민당국이 보호자 관계와 양육 환경, 체류 신청 사유 등을 검토한 뒤 내려질 전망이다.
이번 사건은 체류 자격 문제와 아동 보호가 충돌할 때 행정기관이 가족관계와 실제 양육 상황을 얼마나 정확하게 확인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장기간 뉴질랜드에서 학교생활을 이어온 미성년 아동들의 거취가 불확실한 만큼, 향후 당국의 판단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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