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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전문가 "막말 정치, 뉴질랜드까지 번졌다"

선거 앞두고 거친 언행 논란 확산


A NZ First candidate resigned after comments stepped over the line others are also treading.  (Source: 1News)
A NZ First candidate resigned after comments stepped over the line others are also treading.  (Source: 1News)

  • ACT·NZ퍼스트 잇단 막말 파문

  • 전문가 "뉴질랜드도 세계적 포퓰리즘 정치 흐름 따라가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거친 언행이 잇따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단 일주일 사이 ACT당 후보의 "쏘겠다(shoot)" 발언과 NZ퍼스트 장관의 성희롱성 발언, 또 다른 후보의 출산휴가 비하 문자까지 연이어 불거지면서 선거전의 분위기가 한층 과열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치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세계 포퓰리즘 정치에서 나타난 '막말 정치(crass politics)'가 뉴질랜드에도 확산되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가장 최근 논란은 ACT당 후보로 출마한 방송인 폴 헨리(Paul Henry)의 발언이었다.


그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진행된 'Shoot, Shag, Marry(죽이기·성관계하기·결혼하기)' 게임에서 노동당 대표 크리스 힙킨스를 향해 "쏘겠다(shoot)"고 답했다.


힙킨스 대표는 "세계 곳곳에서 정치 지도자들이 실제 총격으로 목숨을 잃고 있는 상황에서 해서는 안 될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노동당의 아이샤 베럴 의원은 영국에서 실제 의원들이 피살된 사례를 언급하며 사실상 "죽음의 위협"에 가까운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ACT당 대표 데이비드 시모어는 해당 발언이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흔히 하는 농담일 뿐이라며 "노동당이 과도하게 논란을 만들고 있다"고 반박했다.


크리스토퍼 럭슨 총리 역시 "대부분의 뉴질랜드 국민은 크게 불쾌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두 당이 해결할 문제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같은 시기 NZ퍼스트 소속 셰인 존스 장관은 당 행사에서 다른 정당 지도자들을 겨냥해 성적인 의미가 담긴 '무릎 보호대(kneepads)' 발언을 해 비판을 받았다.



럭슨 총리는 이를 "저속하고 비전문적인(crass and unprofessional)" 표현이라고 평가했지만, 존스를 향한 별도의 징계는 없었고 차기 내각에서 배제하지도 않겠다고 밝혔다.


반면 NZ퍼스트 소속이었던 스튜어트 내시는 국민당의 케이티 니몬 의원이 출산휴가를 사용한 것을 두고 "게으르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결국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럭슨 총리는 내시에 대해서는 장관 기용 가능성을 즉각 배제하면서도 존스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대한 태도를 보여 "이중 잣대"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노동당 부대표 카멜 세풀로니는 "총리는 내각 장관들의 상사이며 기준을 세우는 사람"이라며 "도대체 원칙이 무엇이냐"고 비판했다.


정치평론가 브리짓 모턴은 혼합비례대표제(MMP) 아래에서는 연립 파트너들이 각자의 지지층을 겨냥해 독자적인 선거 전략을 펼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특히 NZ퍼스트가 여성 유권자층에서는 지지 기반이 약한 만큼, 이러한 발언들이 국민당과 노동당 모두가 공략하는 여성 유권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셰인 존스 장관이 과거 인도계 이민 증가를 두고 '버터치킨 쓰나미(Butter Chicken Tsunami)'라고 표현했던 사례 등을 언급하며, 최근 NZ퍼스트의 발언들이 반복적으로 사회적 기준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빅토리아대학교 정치커뮤니케이션 교수 에런 데이비스는 이번 현상을 더욱 큰 정치적 흐름 속에서 바라봤다.


그는 "이 같은 저속한 정치 언어는 트럼프 정치 스타일에서 직접 수입된 것"이라며 "포퓰리즘 정당이 성장할 때마다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수십 년 동안 뉴질랜드는 중도 좌우 정당이 정치를 주도하면서 이런 막말 문화가 사라졌지만, 2010년대 중반 이후 트럼프와 나이절 패라지, 자이르 보우소나루, 하비에르 밀레이 등 세계 각국 포퓰리즘 지도자들의 등장 이후 다시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뉴질랜드는 그동안 이런 흐름에서 다소 뒤처져 있었지만 이제는 세계 정치의 변화를 따라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이 유명인의 정치권 진출이 가진 위험성도 보여줬다고 지적한다.


모턴은 방송인 출신인 폴 헨리를 대표적인 사례로 들며, 높은 인지도가 반드시 좋은 정치인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녀는 "언론의 관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후보들이 의회에 적합한 인물인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호주의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도 최근 비슷한 방송 게임에서 부적절한 답변을 했다가 공개 사과한 사례를 언급하며, "언론 대응 훈련(media training)이 더 필요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논란이 주목받는 이유

이번 사안은 단순한 실언 논란을 넘어 뉴질랜드 정치문화가 점차 공격적이고 자극적인 선거 전략으로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최근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SNS와 온라인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짧고 강한 표현이 정치적 주목을 받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치 환경 속에서 자극적인 발언이 지지층 결집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키고 정치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위험도 함께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오는 총선이 접전 양상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각 정당이 상대의 실언을 적극 부각시키는 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 선거 막판까지 언행을 둘러싼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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