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위세이버 “은퇴자금까지 꺼내 쓴다”
- WeeklyKorea
- 4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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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내 집 마련 압박에 KiwiSaver 조기 인출 급증

뉴질랜드 국민연금 제도인 KiwiSaver에서 은퇴 전 돈을 미리 꺼내 쓰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집값 부담과 생활비 위기가 장기화되면서, 많은 시민들이 노후 자금을 ‘마지막 안전망’처럼 사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국세청(IRD)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한 달 동안 KiwiSaver 조기 인출 규모는 총 2억296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첫 주택 구입(first-home withdrawal)과 경제적 어려움(financial hardship) 사유를 합친 금액이다. 총 인출 건수는 8620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첫 주택 구매 목적 인출은 약 1억9110만 달러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반면 생활고를 이유로 한 hardship withdrawal도 3850만 달러에 달하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이 숫자가 단순한 금융 통계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말한다. 특히 최근 뉴질랜드의 높은 집값과 임대료, 생활비 상승이 동시에 이어지면서 KiwiSaver가 사실상 “주택시장 생존 자금”과 “긴급 생활비 계좌” 역할까지 하고 있다는 것이다.
KiwiSaver는 원래 은퇴 이후를 대비하기 위한 장기 저축 제도다. 일반적으로 65세 이후 인출이 가능하지만, 예외적으로 첫 주택 구입·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중병·영구 해외 이주 등의 경우 조기 인출이 허용된다.

특히 첫 주택 구입을 위한 인출은 젊은 세대 사이에서 사실상 필수 자금처럼 자리 잡고 있다. KiwiSaver 가입 후 최소 3년이 지나면 대부분의 적립금을 집 계약금(deposit)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소 1000달러는 계좌에 남겨야 한다.
문제는 이제 hardship withdrawal 증가세도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전체 KiwiSaver 조기 인출 규모는 약 20억 달러를 넘었고, hardship withdrawal 역시 크게 늘었다. 2024년에는 약 4만7390명이 생활고를 이유로 총 4억370만 달러를 인출했다. 이는 불과 몇 년 전보다 급격히 증가한 수치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Reddit에서도 비슷한 경험담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높은 금리와 생활비 때문에 결국 KiwiSaver를 건드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고, 또 다른 이용자들은 “집을 사기 위해 사실상 은퇴 자금을 모두 털어 넣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현재 상황이 젊은 세대의 장기 재정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KiwiSaver를 지나치게 일찍 인출할 경우 복리 효과(compounding returns)를 잃게 되고, 결국 은퇴 시점 자산 격차가 커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현실적으로는 “KiwiSaver 없이는 첫 집 마련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목소리도 강하다. 뉴질랜드의 평균 집값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특히 오클랜드와 웰링턴에서는 수십만 달러 규모의 deposit 마련 자체가 젊은 세대에게 큰 장벽이 되고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KiwiSaver 조기 인출 제도가 단기적으로는 주택 구매 접근성을 높일 수 있지만, 동시에 집값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정부가 주택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KiwiSaver 인출만 확대하면 결국 집값만 더 오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 다른 문제는 KiwiSaver hardship withdrawal 심사 자체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IRD와 KiwiSaver providers는 신청자의 수입·부채·생활비·의료비 등을 종합 심사해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단순 카드빚만으로는 승인받기 어렵지만, 기본 생활 유지조차 어려운 경우 인출이 허용될 수 있다.
현재 뉴질랜드에서는 KiwiSaver를 둘러싼 정치권 논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National Party는 향후 고용주·근로자 기여율(contribution rate)을 단계적으로 높이겠다는 방침을 제시했고, New Zealand First의 Winston Peters는 KiwiSaver 의무화와 출생 시 초기 정부 지원금 지급 등을 주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결국 핵심은 “노후 대비와 현재 생존 사이 균형”이라고 말한다. 집값과 생활비 부담이 계속 높아질 경우 KiwiSaver는 점점 더 은퇴 계좌라기보다 생활 안전망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번 통계는 뉴질랜드 시민들이 현재 얼마나 강한 경제적 압박 속에 놓여 있는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신호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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