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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 한 방울로 암 조기 진단?

새로운 시대 여는 대규모 임상 실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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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혈액 검사 한 번으로 암을 조기에 찾아낼 수 있다면 얼마나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을까? 오랜 시간 동안 의학계의 꿈으로 여겨졌던 ‘멀티 암 조기 탐지(MCED)’ 기술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최근 미국 암연구소(NCI)가 후원한 연구에서는 암 진단 3년 전, 일부 환자의 혈액에서 극소량의 암 유래 DNA를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기존 진단 방식보다 훨씬 이른 시점에서 암의 존재를 확인한 것으로,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현재 여러 스타트업 기업들이 이른바 ‘다중 암 탐지’ 혈액 검사법을 개발 중이며, 실제 일부 병원과 의사들은 이를 이미 임상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수많은 기대 속에서도 여전히 검증되지 않은 기술이라는 비판도 함께 존재한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본격적인 임상 시험을 통해 이 기술의 효과와 한계를 확인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올여름부터 시작되는 ‘밴가드(Vanguard) 연구’는 45세에서 75세 사이의 참가자 2만4000명을 모집해, 이들을 세 그룹으로 나눈 뒤 두 종류의 다중 암 혈액 검사를 각각 시행하고 결과를 비교 분석할 예정이다. 검사 대상에는 폐암, 간암, 췌장암, 방광암, 난소암 등 전통적인 검사법이 부족했던 암들도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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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의 최종 목표는 단순히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조기 진단이 환자의 생존율 향상에 기여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후 최대 15만 명을 대상으로 한 후속 대규모 연구도 계획되고 있다.


이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무증상’ 상태에서 암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조기에 암을 진단할 수 있다면 고비용의 장기 치료를 줄일 수 있고, 생존율을 높일 가능성도 커진다. 특히 검사를 위해 굳이 복잡한 장비나 병원 방문이 필요하지 않고, 단순한 혈액 검사로 가능하다는 점은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이나 고령층에게도 유리하다.


하지만 우려도 존재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PSA(전립선특이항원) 검사를 예로 들며, ‘과잉 진단’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일부 전립선암처럼 실제로는 증상이 없거나 생명에 영향을 주지 않는 암까지 조기에 발견되어, 불필요한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로 환자가 요실금이나 발기부전 등의 부작용을 겪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기술은 감지 민감도가 충분히 높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암 DNA 조각을 감지하기 위해서는 기존 테스트보다 50배나 높은 민감도가 요구되며, 그만큼 비용도 수천 달러에 이를 수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해당 혈액 검사가 약 900달러(약 1500NZD)에 이르고 있으며, 대부분의 보험은 이를 아직 보장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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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 허친슨 암센터의 의사이자 연구 책임자인 스콧 램지는 “우리는 단순히 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암으로 사망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며 “이제는 이 기술을 본격적으로 검증할 시기”라고 말했다.


존스홉킨스대학교의 버트 보겔스타인 교수는 “이 분야는 아직 청소년기에 해당하지만, 청소년도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정확하고 신중한 검증을 통해 이 기술이 의료계의 중요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혈액 한 방울로 수십 개의 암을 동시에 찾아낼 수 있는 시대. 아직은 기술적, 제도적 검증이 필요하지만, 그 꿈이 멀지 않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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